14일 오후 뤼미에르 대극장 레드카펫 행사에서 영화 <아가씨> 팀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토 조진웅·김태리·박찬욱·김민희·하정우

▲ 공개된 <아가씨> 14일 오후 뤼미에르 대극장 레드카펫 행사에서 영화 <아가씨> 팀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토 조진웅·김태리·박찬욱·김민희·하정우 ⓒ 이선필


제6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21편 중 하나인 <아가씨>가 14일 밤 공개됐다. 반응은 대중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갈리는 모양새였다.

공식상영이 진행된 팔레 드 페스티벌 내 뤼미에르 대극장엔 주말을 맞아 일찍부터 레드카펫 주변으로 관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영화제 5일 차 그것도 첫 번째 주말 밤에 공식 상영회가 열린 건 그만큼 박찬욱 감독의 이름값이 높다는 증거 중 하나. 현장에선 관객들이 초대권을 구하기 위해 손팻말을 들고 말을 건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아쉽다던 관객 평가들

▲ 칸에 입장하는 <아가씨> 지난 14일 오후(현지시각)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인 영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 배우 하정우·김민희·조진웅 등이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뤼미에르 대극장에 입장하고 있다. ⓒ 이선필


우선 관객들의 반응. <아가씨>는 총 3파트의 이야기가 시점을 달리해 배치된 작품이다. 145분여에 달하는 긴 상영시간과 후반부에 등장하는 다소 잔인한 장면 탓인지 일부 관객들은 상영 도중 자리를 뜨기도 했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나오던 기립박수 역시 역대 한국 영화 경쟁작 등을 복기해보면 다시 아쉬운 반응이었다. 기립박수는 약 5분 정도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다만 박찬욱 감독 이하 배우들의 모습이 스크린에 잡히자 관객들은 환호를 보냈다. 강한 노출 연기를 감행한 김민희, 김태리는 손을 흔들었고 박찬욱 감독이 이들을 껴안으며 격려하기도 했다. 하정우와 조진웅은 엄지를 올리거나 눈을 크게 떠 보이는 등 특유의 재치 있는 모습으로 박수에 화답했다.

행사 직후 <오마이스타>는 세 명의 관객을 만났다. 영국 출신의 한 30대 관객은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는 반응이었다. 또한, 한 프랑스 관객은 "주제의식 자체는 너무 익숙했기에 새로운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명료했다(simple)"며 "예술 영화라는 느낌보단 상업 영화의 느낌이 더 강했다"고 감상을 전했다. 또 다른 20대 프랑스 관객은 "<올드보이>의 팬이고 박찬욱 감독의 전작을 다 봤는데 이번 작품은 당시 영화를 일부 재현한 것 같았다"며 "평점을 매기자면 여러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에서 10점 만점 중 5점"이라고 답했다.

이에 비해 영화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15일 오전 자체 보도자료를 통해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3000명의 관객이 환호했다"고 자평한 CJ엔터테인먼트는 베니스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인 앨레나 폴라끼 등의 말을 인용해 "예상을 넘는 파격,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라 평했다. 앨레나 폴라끼는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을 꼭 베니스영화제로 초대하고 싶다고 말한 거로 알려졌다.

전문가 반응은 무난

영화 <아가씨>의 한 장면 현지시각으로 지난 14일 오후, 칸 영화제가 진행중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 <아가씨>가 상영됐다. 관객 반응와 평단의 반응이 다소 엇갈렸다.

▲ 영화 <아가씨>의 한 장면 현지시각으로 지난 14일 오후, 칸 영화제가 진행중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 <아가씨>가 상영됐다. 관객 반응와 평단의 반응이 다소 엇갈렸다. ⓒ CJ엔터테인먼트


15일 오전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좋았다. 영미권 영화 기자들의 반응을 종합하는 칸영화제 데일리지 <스크린 인터내셔날>은 12명의 평점을 종합한 결과를 공개했다. 4점 만점 중 2.2점이었다. 지금까지 공개된 6편의 경쟁 부문 초청작 중 4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재까지 1위는 독일 감독 마렌 아데의 < Toni Erdmann >으로 평균 평점 3.8로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 자체 평가는 3점이었다. 해당 지는 <아가씨>에 대해 "원작 소설 <핑거 스미스>의 복잡성을 단순화시켰다"며 "유머와 아름다운 정사 장면 등 양질의 요소로 가득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유럽권 영화 매체의 반응을 소개하는 <필름 프랑세>의 종합평점은 1.7이었다. 역시 4점 만점으로 다소 낮은 평가로 해석할 수 있지만 15 매체 모두가 영화를 봤고, 그중 나쁨에 해당하는 'pas du tout' 평점은 하나도 없었다.

<아가씨> 측은 15일 오전 팔레 드 페스티벌 내 한 호텔에서 국내 매체와 인터뷰 시간을 갖는다.

아가씨 박찬욱 하정우 김민희 조진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