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5일 광주남부대학교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겸 리우올림핌 국가대표 선발전 자유형 1500m 결승 경기장면

지난 4월25일 광주남부대학교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겸 리우올림핌 국가대표 선발전 자유형 1500m 결승 경기장면 ⓒ 이종득


박태환선수 리우올림픽에 출전시켜야 한다

기자는 매일 아침 홍천군민센터 수영장으로 운동을 다닌다. 일 년이 넘었다. 늘 같은 시간에 만나는 분들이 20여 명 된다. 직업군인도 있고, 교회 목사님도 있다. 회사원도 있고, 자영업을 하는 분들도 있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탈의실에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박태환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에 관련하여 의견을 들어봤다. 수영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관심도가 높았다. 어제 기자와 체온조절실에서 같은 주제로 한참을 이야기 한 정 사장이 먼저 말했다.  

"당연히 출전시켜야지."

어제는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니었는데 입장이 바뀐 듯했다. 몇 몇 사람이 관심을 보였고, 이유를 듣고 싶어 했다.

"일단 실력이 되잖아. 그리고 금지약물복용에 따른 징계는 받았고, 수영선수에게 올림픽출전은 어려서부터 운동을 한 이유이고, 최종 목표이자 꿈이잖아. 더군다나 박태환에게는 리우 올림픽에 참가해서 명예를 회복해야 할 입장이고. 국가는 그런 박태환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게 당연하지. 나라를 위해 그동안 고생도 했으니까. 그런데 체육회에서 가로막는 건 잘못된 거지."  

"저는 반대입니다. 박태환만을 위해서 있는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데, 그럼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30대 젊은 청년이 의견을 말했다. 수영을 곧잘 하는 청년이었다.

 제88회동아수영대회 겸 리우올림픽 출전 국가대표선발전 자유형 1500m경기에서 15.10.95로 1위로 골인한 박태환선수. 2위 선수는 15초가량 뒤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제88회동아수영대회 겸 리우올림픽 출전 국가대표선발전 자유형 1500m경기에서 15.10.95로 1위로 골인한 박태환선수. 2위 선수는 15초가량 뒤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 이종득


"잘못된 규정은 고쳐야지"

"내 생각에는 그 규정이 잘못된 규정 같아. 이중처벌에 대한 조항이 빠졌잖아. 그럼 이제라도 고쳐야지. 다시 말하면 국제수영연맹에서 징계를 받은 사안은 징계하지 않는다고 넣어야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국제수영연맹에서 징계를 받지 않은 선수는 당연히 국내에서 체육회가 정한 규정에 따라 징계를 받아야겠지만, 박태환처럼 세계적인 선수는 국제수영연맹에서 먼저 징계를 받게 되니까, 그걸로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왜 박태환은 이중처벌을 받아야 하는 거야?"

정 사장은 어제 기자와 한참을 이야기하면서도 이렇게까지 확고하지는 않았다. 오늘 들어보니 이중처벌에 따른 억울함은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확고했다.

젊은 청년은 정 사장의 말을 듣고 무언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듯 생각하더니 "박태환 말고는 국제수영연맹에서 징계를 받고, 또 대한체육회에서 징계를 받은 선수는 없나요?" 하고 물었다.

기자는 정 사장을 대신해서 젊은 청년에게 설명했다. 예를 들면 국가대표선발전이나 국내대회에 출전한 선수가 금지약물복용 양성반응이 나와서 확인되었다면, 대한체육회 규정에 의하여 징계를 받게 되고, 지금까지 수영선수 두 명(신해인 김지현)이 징계를 받아 2년 동안 선수로서 활동을 하지 못했으나, 국제수영연맹에서 징계를 또 다시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설명해줬다.

그러므로 국가대항 전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선수가 금지약물복용으로 국제수영연맹에서 징계를 받았다면,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른 징계는 당연히 이중처벌이 되는 것이므로 규정을 바꾸거나 새로운 조항(국제경기단체에서 징계를 받은 선수는 제외한다)을 삽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말했다.

탈의실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자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중처벌이 해당한다는 것이다. 박태환이 억울하다는 데 다들 공감했다. 대한체육회의 규정이 허술하다는 것에도 동의했다.

 지금 5학년인 기자의 딸이 2학년 때 처음 학교 방과후교실에서 수영을 시작하여 2학기에 들어서면서 선수부로 들어가 다짐한 글이다. 지금은 5월28일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할 강원도 초등부 평영대표선수로 선발되어 열심히 훈련을 하며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박태환선수처럼 올림픽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이다. 가능성은 없지만, 아빠인 기자는 열심히 뒷바라지 중이다. 박태환선수 부모도 지금 기자와 같은 심정으로 열심히 뒷바라지 했을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사진을 올린다.

지금 5학년인 기자의 딸이 2학년 때 처음 학교 방과후교실에서 수영을 시작하여 2학기에 들어서면서 선수부로 들어가 다짐한 글이다. 지금은 5월28일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할 강원도 초등부 평영대표선수로 선발되어 열심히 훈련을 하며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박태환선수처럼 올림픽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이다. 가능성은 없지만, 아빠인 기자는 열심히 뒷바라지 중이다. 박태환선수 부모도 지금 기자와 같은 심정으로 열심히 뒷바라지 했을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사진을 올린다. ⓒ 이종득


박태환 선수를 이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무엇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징계를 받게 되는 것은 국가대표선수이기 때문에 해당되는 것인데, 국가대표 선수를 관리하는 단체에서 선수를 관리하지 못하고, 선수에게 책임을 묻는지 대한체육회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까지 주고받았다. 선수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단체가 자기들 잘못의 책임을 선수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꼼수로 만든 규정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쨌거나 박태환 선수는 어린 수영꿈나무들의 롤모델이다. 기자의 딸도 초등학교 수영선수다. 수영을 시작하던 초등학교 2학년 때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굵은 글씨로 써서 텔레비전 앞에 붙여놓은 것이 5학년인 지금도 붙어 있다.

기자는 개인 적으로 수영선수로 활동하면서 큰 꿈을 이루기 위하여 날마다 힘든 훈련을 하면서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고 노력하는 딸아이를 위하여 박태환선수가 리우올림픽에 나가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당당하게 경쟁하는 장면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박태환선수는 이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박태환은 분명한 대한민국의 국가대표였기 때문이다. 무려 10여년의 세월을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게다가 남다른 성과를 거두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태극기를 가장 높은 위치로 올렸고, 전 세계인에게 대한민국을 알렸다.

그런데 지금 그런 선수를 대한민국에서 버리려고 한다는 생각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하고 있다. 그것도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도 하고, 명예회복을 위하여 더욱 노력하겠다는 선수를 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운동선수로서 국가가 가장 필요한 시점에 말이다.

소시민인 기자는 지금까지의 상황만으로도 정부에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제발 박태환을 리우올림픽에 출전시켜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기 바란다.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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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수영국가대표 리우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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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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