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을 시도하는 손흥민. 토트넘의 손흥민이 8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슈팅을 시도하는 손흥민. 토트넘의 손흥민이 8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 토트넘 홋스퍼 FC


손흥민이 리그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시즌 막바지 화려한 부활찬가를 울렸다. 하지만 손흥민의 득점포를 살리지 못하고 토트넘은 또 다시 승리를 놓쳐서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8일 오후 9시 30분(아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은 비록 1-2로 역전패했지만 손흥민은 이날 팀의 선제골이자 자신의 시즌 8호골(리그 4호골)을 만들어내며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 16분 0-0의 균형을 깨뜨린 선제골은 오로지 손흥민의 집중력으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뒤 빠른 스피드로 직접 역습을 전개한 손흥민은 에릭 라멜라에게 패스를 연결한 뒤 다시 오른쪽 측면으로 돌아나가며 수비수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라멜라가 찔러준 패스 연결은 조금 길었지만, 사우샘프턴 수비수들이 오프사이드를 의식하고 다소 방심한 찰나 손흥민이 빠르게 돌아 들어오는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 골키퍼보다 한 발 앞서 공을 이어받은 손흥민은 화려한 드리블로 쇄도하는 골키퍼와 수비수 2명까지 잇달아 제치며 침착하게 문전에 공을 꽃아넣었다. 손흥민의 골에 대한 집중력과 적극적인 침투, 그리고 테크닉이 조화를 이룬 멋진 장면이었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적극적으로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주 포지션인 측면 뿐만 아니라 후방과 중앙까지 폭넓게 움직이며 팀플레이에 가담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적극 가담하며 동료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하여 노력했다. 골을 넣고 난 후 자신감까지 올라간 듯 가볍고 적극적인 몸놀림이 돋보였다.

손흥민 2경기 연속골, 팀은 역전패

 토트넘의 손흥민이 8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8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토트넘 홋스퍼 FC


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3일 첼시전에서 손흥민의 득점으로 얻은 2골 차 리드에도 후반 동점을 허용하며 우승이 좌절된 토트넘으로서는 또 한 번 뒷심 부족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3경기 연속(2무 1패) 무승의 부진을 이어갔다.

손흥민이 첼시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넣고도 또 다시 선발 출전선수 중 가장 먼저 교체된 것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결과적으로 확실한 주전(델레 알리)이 아닌 대체 선발에 가까웠던 손흥민에 대한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기도 하다.

물론 교체 상황만 놓고보면 포체티노의 선택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는 아니었다. 손흥민이 교체될 당시 첼시전은 2-1로 쫓기던 상황이었고, 사우샘프턴전은 1-1로 동점을 허용하며 경기운영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중반에 접어들며 몸놀림이 다소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봤을 때 손흥민을 일찍 교체한 포체티노의 선택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토트넘은 손흥민이 빠지고 난후 잇달아 추가 실점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공격수는 어떤 리듬을 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차라리 체력이 조금 떨어졌어도 뜨거운 골감각을 유지하던 손흥민을 그냥 뒀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으로 비록 팀의 승리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손흥민으로서는 시즌 막바지에 그간의 부진을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위안이 될 만하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했던 손흥민이지만, 지난해 9월 부상을 당한 이후 주춤했고 이 틈에 라멜라와 알리 등 포지션 경쟁자들의 대약진으로 한동안 설 자리를 잃었다. 간간이 로테이션 선발이나 교체멤버로 출전하기는 했지만 우선 순위에서는 밀려난 인상이 뚜렷했다.

하지만 알리가 시즌 막판 웨스트브로미치 전에서 징계를 받아 잔여 경기 출장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손흥민에게 천금같은 기회가 돌아왔다. 그나마 벤치 자원 중에서는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득점을 기록한 바 있는 손흥민의 결정력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즌 기대하게 한 '손흥민 스타일'

손흥민은 첼시전과 사우샘프전에서 2경기 연속 '손흥민 스타일'(역습과 침투)의 득점을 만들어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적어도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쨌든 제몫을 해준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실 토트넘은 리그 우승이 좌절되고 3경기 연속 리그 무승에 그치는 동안 주전들 대부분이 부진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포체티노 감독의 경기운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손흥민만큼은 역설적으로 골을 넣고도 일찍 교체되면서 오히려 팀의 승리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부터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손흥민은 거친 몸싸움으로 얼룩졌던 첼시전에서도 드물게 상대 선수와의 신경전에 휘말리거나 경고를 받지않았던 선수였다. 제 할 일 잘하고 불필요한 구설수나 팀에 민폐를 끼치지도 않았으니 토트넘 팬들도 손흥민을 비판할 이유가 없다. 얼마 전까지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손흥민은 시즌 막바지에 확실히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며 다음 시즌 에 대한 기대감을 회복하는 데도 성공했다.

손흥민은 올 여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리우올림픽 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차출될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부족한 출전 시간과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필요할 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며 올림픽팀에도 희망을 주고 있다.

올림픽은 그동안 연령대별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손흥민에게 찾아온 첫 기회이자, 동메달 이상을 수확할 경우 병역혜택까지 기대할수 있는 중요한 대회다. 기왕이면 손흥민이 남은 리그 경기에서도 선발출장과 득점포 가동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은 물론, 아직은 다소 아쉬운 후반 경기 체력까지 끌어올린다면 올림픽팀 합류를 앞두고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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