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리오넬 메시, 현재 유럽축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공격수 3인방이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줄여서 '호즐메'라는 애칭으로 통하기도 한다.

유럽 최고의 강자를 가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호즐메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후의 생존자는 호날두였다. 반면 메시와 이브라히모비치는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호날두는 UCL 8강에서 단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호날두의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는 13일 볼프스부르크와의 2015/20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3대 0 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0대2로 패하며 궁지에 몰렸던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헤트트릭 활약에 힘입어 합계 스코어 3대2로 대역전극을 이루며 극적인 4강행에 성공했다.

1955년 유러피언컵(유럽챔피언스리그 전신)이 설립된 이래로 1차전에 두 골차로 패한 팀이 2차전에서 역전에 성공할 확률은 17%밖에 되지않았다. 흔치 않은 기적을 연출하는 데는 호날두만으로도 충분했다.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 ⓒ pixabay


사실 올 시즌 호날두는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경기력 저하에 따른 노쇠화 논란과 팀 성적 부진, 여기에 상대 선수 폭행과 동료 비하 등 각종 개인 구설수가 겹치며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던 상황. 하지만 호날두는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심기일전하며 진정한 '슈퍼스타'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더비 결승골에 이어, AS로마와의 UCL 16강전에서 연이어 골을 터뜨리며 '큰 경기에 약하다', '노쇠했다'는 의심을 단숨에 불식시켰다. 특히 볼프스부르크와의 8강 2차전 헤트트릭은 호날두의 원맨쇼 그 자체였다. 호날두의 활약에 힘입어 레알은 무관 위기를 벗어나 UCL 우승에 대한 희망을 더욱 높였다.

반면 이브라히모비치와 메시는 고개를 숙였다. 호날두와의 달리 두 선수는 8강 2차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며 침묵을 지켰다.

이브라히모비치의 PSG는 맨시티와의 2차전에서 1-0으로 패하며 시리즈 합계 2-3으로 4시즌 연속 8강에서 고개를 숙였다. PSG는 자국 프랑스 리그내에서는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확정했지만, 정작 챔스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올 시즌 리그에서만 30골을 터뜨리며 변함없는 위력을 뽐냈지만 맨시티와의 8강 2차전에서 조 하트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막혀 팀을 위기에서 구하지 못했다.

UCL 우승과 인연 없는 이브라이모비치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이브라히모비치는 유독 UCL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호즐메 3인방 중 UCL 우승트로피가 없는 선수도 이브라히모비치가 유일하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올 시즌을 끝으로 PSG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나이와 이적 가능성 등을 거론할 때 어쩌면 올해가 그의 마지막 UCL 우승 기회가 될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른 퇴장이 더욱 아쉽다.

그나마 리그 우승 트로피라도 확보한 PSG에 비하여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후반기 하향세는 심각하다. 바르셀로나는 아틀레티코와의 8강 1차전에서 2-1로 승리하고도 2차전 원정에서 0-2로 패배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허용했다. 바르셀로나는 2013/14시즌에도 아틀레티코에게 발목이 잡혀 4강 진출에 실패한바 있다. 메시는 이날 아틀레티코의 두터운 수비에 막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리그에서도 최근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소시에다드에 잇달아 덜미를 잡히는 등 주춤하고 있다. 아틀레티코와의 UCL 8강전까지 포함하면 2주 사이에서만 무려 3패를 당했다. 2년 연속 트레블의 꿈이 꺾인데 이어, 이제는 리그 우승마저도 낙관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메시의 개인적 부진 역시 심각하다. 메시는 지난달 17일 아스널과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무려 한 달 가까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메시가 클럽 경기에서 무려 452분간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것은 무려 5년 만이다. 메시는 3월 A매치 이후 경기력 자체가 많이 떨어진데다 최근 탈세 논란 등에 휘말리며 개인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경기 외적인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메시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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