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열리는 리우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최대 화두는 와일드카드 선발이다.

신태용호는 지난 23세 이하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본선을 앞두고 많은 문제점도 노출했다. 고질적인 수비불안과 리더의 부재,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목되어 왔다.

신 감독은 일찌감치 본선에서 3장까지 쓸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적극 활용하여 이 문제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두 장은 거의 확정됐다. 이미 손흥민(토트넘)이 성인대표팀-소속 구단과의 조율 차원에서 3월 A매치 명단에서 제외되며 와일드카드 차출을 공식화했다. 최근에는 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급부상했다.

두 선수는 모두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 차출 가능한 연령대였음에도 합류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각 포지션의 유럽파 중에서도 가장 지명도가 높고 소속팀에서도 비교적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와일드카드가 곧 올림픽팀의 불안 요소를 모두 해결해 줄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될지는 신중하게 판단해 봐야 한다. 일단 두 선수 모두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소속팀의 동의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다. 런던올림픽부터 23세 이하는 차출 규정이 바뀌었지만, 와일드카드는 여전히 의무 차출 대상이 아니다. 선수 본인이 출전을 원하더라도 구단이 거부할 경우 불발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는 손흥민의 선수 가치와 유럽에서의 활동 여부와 직결된다. 올림픽은 동메달 이상을 수확할 경우 병역혜택이 주어진다. 이 부분은 와일드카드 차출을 두고 소속팀을 설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홍정호는 이미 부상으로 병역면제를 받았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소속팀 입장에서는 구단의 재산인 주축 선수가 비시즌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의무 차출도 아닌 대회에 참가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두 선수가 최근 소속팀에서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도 아쉬움이 남는다. 손흥민은 EPL 진출 이후 주전 경쟁에서 약간 밀려있다. 리그의 수준 차이라고는 하지만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보여준 날카로운 득점 감각을 재현하지 못하고 올 시즌 각종 대회에서 6골(리그 2골)에 머물고 있다.

손흥민의 주 포지션인 공격 2선은 올림픽팀 내에서도 문창진, 류승우 등 기존 자원만으로 이미 풍부하기 때문에 오히려 활용도가 겹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대표팀이 필요로 하는 공격수는 원톱 자원이다. 스피드와 역습에 능한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손흥민은 플레이 스타일상 전형적인 원톱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정호는 수비 조율과 빌드업에 능한 커맨더형 수비수로 통한다. 수비진에 마땅한 리더가 없는 올림픽팀에 필요한 유형의 센터백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다. 홍정호는 지난 마인츠 전에서 치명적인 판단 미스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강팀을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다가도 종종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만다. 체격 조건이 뛰어나고 몸싸움에 강한 파트너가 받쳐주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평가가 많다. 홍정호가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아우스크부르크는 현재 강등권에 처져있고 실점도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이 허용했다.

물론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 된 올림픽팀에서는 이들의 기량과 경험은 충분히 비교우위에 있다. 현실적으로 23세 이하 선수들 중에서 이들보다 더 나은 선수도 없고 소속팀 활약상도 미비한 실정이다.

손흥민과 홍정호의 와일드카드 차출이 확정될 경우, 남은 자리는 1장으로 좁혀진다. 올림픽팀이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불안을 드러냈다는 것을 감안하면 수비자원을 발탁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장현수(광저우)나 김진현(광저우)이 유력한 후보가 될수 있다.

장현수는 유사시 홍정호와 함께 센터백 조합으로도 세울수 있고 오른쪽 측면 풀백이나 중앙 미드필더도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당시 주장이자 A대표팀에서도 핵심 멤버로 중용하며 리더십과 경험이 모두 검증됐다.

김진현은 A대표팀에서도 넘버원 수문장으로 꼽히고 있으며 대표급 골키퍼 중 유일하게 병역혜택을 받지못한 상황이라 동기부여도 충만하다. 신태용 감독은 기존 골키퍼 김동준에 대한 신뢰가 두텁지만 본선에서 골키퍼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와일드카드를 보강하는 것도 검토해볼만하다.

만일 공격수 보강에 눈을 돌린다면 석현준(포르투)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석현준은 올 시즌 포르투갈 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A대표팀에서도 주전 공격수로 활약중이다. 정통 스트라이커로서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한 포스트플레이와 골결정력의 기존의 올림픽팀 원톱자원인 김현이나 진성욱보다 우위에 있다.

석현준 역시 병역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도 변수다. 손흥민-류승우-문창진 등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2선자원과 호흡을 맞출 경우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석현준의 발탁도 충분히 주목해 볼 만한 카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