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전지훈련] 김윤동, 기아 마운드의 미래 기아 김윤동이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기아 전지훈련] 김윤동, 기아 마운드의 미래 기아 김윤동이 2월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유성호


이번에 소개할 김윤동(상세기록 보기)은 소위 말하는 생각지도 않았던 로또가 당첨된 케이스입니다. 지명 당시만 해도 장타툴을 가진 외야 유망주로 보고 뽑은 선수가 입단 후 한 시즌 만에 투수로 전향했는데 퓨처스리그 최고의 투수가 되었으니 '로또'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습니다.

1군에서 보여준 것이 없는 김윤동(93년생)이지만 비슷한 나이대의 투수들 중에서 김윤동만큼 퓨처스에서 보여준 투수도 흔치 않습니다. 리그 전체적으로 투수 인재풀이 좁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달리 말하자면 김윤동이 동나이대에서 가장 좋은 투수라는 말도 되겠지요.

물론 2015 시즌 투구 이닝과 평균자책점(ERA)만 봤을때 KIA 투수 중 최고 유망주로 꼽기에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수전향 첫 해인 2013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129.2이닝)이라던가, 2014년 11월 열렸던 논란의 U-21 대회(이정훈 감독, 11월 7일 88개 투구/11월 10일 110개 투구) 출전 이후 관리를 받은 측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27일 퓨처스리그 삼성전에 2이닝 10실점(8자책)으로 난타당한 것이 ERA에는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김윤동의 2013~2015 퓨처스리그 주요 기록 
(출처: 다음 스포츠 기록실)

김윤동의 2013~2015 퓨처스리그 주요 기록 (출처: 다음 스포츠 기록실) ⓒ 다음스포츠


김윤동의 강점은 바로 속구입니다. KIA 퓨처스 시절, 투수 전향 후 선발로 뛸 때부터 김윤동은 평균 140대 초반의 빠른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였습니다. 상무 전역 이후 김윤동을 다룬 여러 매체 기사에서도 최고구속 140대 후반의 속구를 구사하는 투수라고 소개하고 있으니, 임준혁처럼 상무 제대 이후 구속이 떨어지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김윤동은 9이닝당 볼넷 허용률이 3개가 조금 넘는 수준인데 아주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라도 최소한 그다지 나쁘지 않은 제구를 가진 선수입니다. 비록 평균자책점이 입대 이후 계속 상승했다고 하지만 ERA+(기존 평균 자책점의 약점을 보정한 지표, 100이 기준)를 본다면 오히려 입대 전보다 나아진 수치입니다.

또 앞에서 기술했던 것처럼 대량 실점한 경기(2이닝 10실점)탓에 평균자책점이 급격하게 상승한데다가 가벼운 어깨 부상으로 이후 4이닝 1실점을 제외하면 그 이후로는 등판 기록이 없기 때문에 기록상 손해봤다고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5월 27일 경기 제외 시 ERA 3.30)

2013시즌 김윤동은 놀라울 정도로 낮은 9이닝당 피홈런 개수와 낮은 삼진율 (129.2이닝 2피홈런, 79삼진)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하게도 했습니다. 하지만 입대 이후 평균치를 찾으며 급격하게 올라온 피홈런 개수에도 거의 이닝 당 하나씩 잡는 삼진율을 보여주면서 논란을 불식시켰습니다. 몸 상태 때문에 소화 이닝이 적은 것이 문제지, 김윤동의 퓨처스 성적에서 딱히 흠 잡을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기아 전지훈련] 김윤동, 기아 마운드의 미래 기아 김윤동이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기아 전지훈련] 김윤동, 기아 마운드의 미래 기아 김윤동이 2월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유성호


이렇듯 같은 나이대 투수 유망주 중에서는 퓨처스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는 김윤동이지만, 그렇다고 무결점 투수인 것은 아닙니다. 꼽을 수 있는 단점은 역시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라는 것입니다. 1군 등판 경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딱 한 경기에 등판해  5타자를 상대하며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3안타 2볼넷 3실점으로 제대로 쓴맛을 본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당시 1군 등판 시 사흘 전에 퓨처스에서 선발로 등판해 92개의 공을 던지고 1군 마운드에서 데뷔 전을 치렀다는 점과 다소 무리한 이 등판이 원인이 되었는지 향후 부상에 시달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군 등판 기록이 없다는 점을 김윤동의 평가절하 요소로 꼽으면 다소 억울할 수 있습니다.

단점이기보다는 선수에게 걱정스러운 점을 꼽자면, 역시 부상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3년 투수 전향 이후 실전에 투입된 첫 해부터 너무 많은 이닝을 던진 탓에 부상에 시달린 적이 있고, 이 때문에 상무에 입대한 2014시즌에는 관리를 받으며 적은 이닝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리가 무색하게도, 김윤동은 시즌 후 참가한 U-21대회에서 선발로 나와서는 이틀 휴식 후 재등판(11월 7일 88개 투구/ 11월 10일 110개 투구)이라는 혹사를 경험하고 옵니다. 그리고 다시 어깨부상이 재발했습니다.  다행히 회복되어서 제대 이후 1군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했습니다만, 어린 투수에게 부상 이력이 많은 건 절대 좋은 징조는 아닙니다.

김윤동은 지난 3시즌 동안 퓨처스에서 남긴 성적, KIA 김기태 감독이 직접 꼽은 1군 스프링캠프 투수 MVP(연습경기 12이닝 3실점, 2자책)임을 감안할 때 이번 시즌 1군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필자는 KIA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마무리 자리의 적임자로 김윤동을 꼽고 있습니다.

예기치 않게 얻은 대형 유망주이지만, 투수 경력 대비 부상 이력이 잦은 만큼 철저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선수입니다. 2016시즌에는 당장의 1승을 위한 무리한 기용을 지양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조심스럽게 활용하면서 대형 투수로 성장시켜 갔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입니다.

(김윤동은 3월 16일 기준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7.2이닝 7실점 11안타 7볼넷 7삼진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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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에도 송고했습니다. (객원필진: Seto /감수 및 자료 제공: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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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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