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무대를 넘나들며 뛰어난 성적을 올렸던 이대호와 오승환이 올겨울 나란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이 끝나고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박병호가 포스팅을 통하여 미네소타 트윈스 입단을 확정 지었고, 김현수는 볼티모어와의 계약이 성사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아섭과 황재균은 포스팅을 통하여 빅리그 입단을 타진했으나 아쉽게도 응찰팀이 없어서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대호와 오승환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제 FA시장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한국인 선수는 이들 두 명만이 남았다.

현재로써는 두 선수 모두 가까운 시일 내에 결판이 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냉정히 말해 두 선수 모두 현재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각 구단의 영입대상 우선순위에 있는 선수들은 아니다. 올해 FA시장에서 대어급 선수들의 계약이 늦어지면서 자연히 이대호-오승환의 거취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협상에 나서더라도 올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이대호, 현지 반응은?

이대호,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타율 0.336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가 26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의 코보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초 1사 2, 3루 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이대호는 이날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지난 24일 세이부 라이온스전부터 이어온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 행진을 3경기째로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0.335에서 0.336(250타수 84안타)으로 올랐다.

▲ 이대호, 3경기 연속 멀티히트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가 지난 6월 26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의 코보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 초 1사 2, 3루 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래도 좀 더 여유 있는 쪽은 이대호다. 최근 메이저리그 직접 윈터미팅에 참가한 이대호는 자신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현지에서도 꽤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의 강점은 역시 확실한 방망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최정상급 기량을 증명하며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거포이면서도 정교함을 자랑하는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도 강점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아쉬운 수비와 주루 능력은 약점이다. 이대호는 KBO 시절 3루수까지도 소화했지만 일본 무대 진출 이후로는 주로 1루수와 지명타자로 활약했다. 이대호 스스로는 수비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체구에 비하면 준수한 유연성을 보유한 것은 맞지만, 역시 좁은 수비범위나 순발력의 한계는 부정할 수 없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출신의 거포형 1루수가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포지션 활용도가 제한되는 데다 내년이면 만 34세가 되는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처음 데뷔한다는 점은, 영입을 고려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만한 부분이다.

몸값도 중요한 부분이다. 설사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있더라도 일본에서 받았던 만큼의 대우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대호는 올해 소프트뱅크에서 5억 엔(약 48억 원)을 받았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몸값을 2년 총액 400만~500만 달러(약 48억~59억 원)의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대호의 경력과 기량을 감안할 때 아쉬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

대신 이대호에게는 선택의 폭이 좀 더 넓다. 현실적으로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일본으로 유턴하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다. 일본에서의 이대호는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이대호의 현 소속팀인 소프트뱅크는 다음 시즌을 대비하여 아직 이대호의 대체자원을 구하지 않았다.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계약이 불발될 경우 팀 잔류를 염두에 두고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충분한 준비와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이대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한국 복귀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계약 조건이 일본 시절보다 못하더라도 이대호가 빅리그 도전에 의미를 두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 당장은 조금 낮은 조건으로라도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행선지로 꼽히고 있는 구단은 추신수가 있는 텍사스를 비롯하여 밀워키, 샌디에이고 등이 거론된다.

메이저리그 아니면 돌아갈 곳 없는 오승환

소환조사 받은 오승환 '원정도박' 혐의로 지난 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

▲ 소환조사 받은 오승환 '원정도박' 혐의로 지난 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 ⓒ 연합뉴스


오승환은 어떨까.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주요 투수들의 거취 역시 진전이 더딘 편이다. 그나마 불펜 최대어로 꼽혔던 대런 오데이가 볼티모어와 계약했고, 상대적으로 그나마 이번 FA시장에서 쓸 만한 불펜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오승환에게 희망적이다.

하지만 FA시장에서 불펜투수는 영입 우선순위가 아니고 무엇보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는 마무리보다는 중간 투수 자원 정도로 분류된다. 오승환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있더라도 몸값이나 보직 면에서 한국-일본 시절보다 저평가를 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가 아니면 사실상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게 이대호와 가장 큰 차이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는 오승환은 이미 원소속팀이던 한신이 협상을 중단한 상태다. 법적 처벌과는 별개로 여론 정서를 감안할 때 오승환은 일본은 물론 한국으로도 돌아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오승환에게 관심을 둔 미국 구단들도 이 문제를 파악하고 있을 것이며 설사 계약을 맺더라도 협상 과정에서 이 부분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현재 오승환은 괌에서 개인 트레이닝을 통해 2016시즌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오승환으로서는 메이저리그 진출만이 유일한 돌파구인 절박한 상황이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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