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에 삼성화재를 누르고 챔피언에 오른 OK저축은행이 13승 5패, 승점 41점을 올리며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지난여름에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이번 시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던 쿠바 특급 시몬은, 시즌 초반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을 깨고 개막전부터 경기에 출전하여 팀의 승리를 주도했다.

OK저축은행은 시몬이 건재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송명근과 송희채가 확실하게 시몬의 공격을 보조하면서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달릴 수 있었다. 2라운드 막판에 예상외로 부진하며 4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연패에서 벗어난 후 바로 5연승을 달리며 전반기 1위 자리를 굳혔다.

개막 이후 3경기 동안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삼성화재는, 독일 용병 그로저가 팀에 합류한 이후 뒤늦게 승리를 맛보았다. 시간이 가면서 서서히 명문구단의 저력을 발휘한 덕분에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3시즌 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를 차지한 레오가 4시즌 연속으로 삼성화재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 직전에 팀 합류를 거부하면서 급하게 영입한 선수가 그로저였다.

그로저는 독일 대표팀 일정 때문에 시즌 초반에 경기에 투입되지 못했다. 그러나 다른 선수보다 출전 경기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전반기에 565점을 쓸어 담으며 득점 1위를 확고하게 기록했다. 그로저의 주 무기는 강한 서브이다. 세트당 0.77개의 서브 득점을 올리며 서브 부문에서 단연 선두를 기록했다.

그로저와 시몬 간에 펼쳐졌던 최고 용병 대결 구도는, 전반기 막판에 러시아 리그에서 뛰던 모르즈(대한항공)가 등장하면서 3자 대결 구도로 바뀌었다. 모르즈의 매서운 공격이 후반기 코트를 달굴 것으로 예상한다.

2위 그룹간의 순위 다툼 치열하게 전개


한선수 세터의 군 복무 이후 합류로, 시즌 개막전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 선두를 지키지 못했다. 용병 산체스마저 부진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산체스의 대체용병인 모르즈 덕분에 전반기 대한항공은 무서운 상승기류를 탔다.

대한항공은 12승 6패(승점 36점)로 전반기 막판에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그 뒤를 삼성화재(승점 33점, 12승 6패)와 현대캐피탈(승점 31,10승 8패)이 간발의 차이로 추격했다. 이 팀들이 현재 리그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전반기 막판에 대한항공이 4연승을 달리는 것을 비롯해 삼성화재가 3연승을 달리며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막판에 3연패의 늪에 빠지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기 마지막 상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현대캐피탈이, 후반기에 다시 상승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

포스트시즌에는 3팀이 진출할 수 있다. 3, 4위 간 승점 차가 3점 이내면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대한항공과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이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탈꼴찌 다툼 벌이는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

시즌 초반에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KB손해보험은 3라운드부터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즌 4승을 따내며 전반기를 마쳤다. 우리카드가 최하위자리를 굳힐 위기에 놓였다. 후반기에서 펼쳐지게 될 꼴찌탈출 대결도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는 나란히 승점 12, 4승 14패를 기록하며 6·7위로 처졌다.

KB손해보험은 용병 마틴이 전반기 막판에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으므로, 마틴을 주축으로 하는 강한 공격진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일에 펼쳐진 삼성화재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도 아쉽게 패하기는 했지만, 풀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시즌 초반과는 확실하게 달라진 KB손해보험으로 볼 수가 있다.

반면에 우리카드는 지난 14일에 펼쳐진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한 데 이어 21일에 열린 대한항공과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도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는 가운데 완패했다. 최근의 페이스로 볼 때, 후반기의 탈꼴찌 다툼은 KB손해보험의 우세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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