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인디'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그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환기하여 인디·언더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연재 시리즈입니다. '인사이드인디'를 통해 많은 아티스트의 좋은 음악을 독자분들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가 인디·언더 문화가 활성화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 기자말

래퍼 영스타미니 래퍼 영스타미니는 지난 7월 '잘먹고 잘살아'를 발매하여 이름을 알렸다.

▲ 래퍼 영스타미니 래퍼 영스타미니는 지난 7월 '잘먹고 잘살아'를 발매하여 이름을 알렸다. ⓒ 바이러스 레코즈


최근 래퍼 중에서 단순 '랩'만 하는 래퍼는 거의 없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직접 믹싱과 마스터링(음악을 후보정 및 음량을 듣기 좋게 키워주는 작업)을 부수적으로 배우는 경우가 잦다. 심지어 음악을 직접 작곡하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번에 만나 본 래퍼는 작곡, 작사, 편곡 능력부터 믹싱, 마스터링 능력까지 모두 겸비한 래퍼 겸 프로듀서 '영스타미니'이다. 영스타미니는 지난 5월 바이러스 레코즈에 영입되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그의 자작곡 '잘먹고 잘살아'가 나름 히트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잘먹고 잘살아'는 스쳐 지나가는 연인들의 쿨하게 이별하는 모습을 그린 곡이다. 하지만 그들이 속으로는 후회하는 마음도 갖고 있음을 함께 엿볼 수 있도록 쓰였다. 여러 연인 특히 젊은 20대 리스너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래퍼 영스타미니와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바이러스 레코즈 작업실이 있는 7호선 부평구청역 앞 신트리 공원에서 마주앉아 인터뷰했다. 아래는 영스타미니와 나눈 일문일답을 요약한 내용이다.

- 우선 인터뷰 전에 '인사이드인디' 코너 구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이드인디' 구독자 여러분! '바이러스 레코즈'의 '영스타미니'라고 합니다."

- 생각보다 예명을 헷갈릴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로 만들어진 예명인가요?
"제 예명은 본명 이니셜인 'YMY'를 따서 지었어요. 다들 영어로 표기된 이름 때문인지는 몰라도, '영미니'니 '영미니스타' 등 다른 이름으로 실수해서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영스타미니 인생의 터닝포인트? '잘먹고 잘살아'

영스타미니 싱글앨범 <잘먹고 잘살아> '잘먹고 잘살아'는 이별 직후 남녀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그려냈다. 20대 남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 영스타미니 싱글앨범 <잘먹고 잘살아> '잘먹고 잘살아'는 이별 직후 남녀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그려냈다. 20대 남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 바이러스 레코즈


- 싱글 '잘먹고 잘살아'를 직접 작곡, 작사, 편곡까지 하셨는데, 만들기 전부터 곡이 잘 될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나요?
"'잘 될 거다'라는 느낌보다는, '속 시원하게 좋은 곡이 나왔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들기 전에는 어떤 주제로 곡을 만들어야 더 신선하고 좋은 곡이 되느냐는 고민을 했지만, 오히려 깊이 파고들수록 더 진부하거나 이상한 곡이 되어 가는 것 같아서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작업하고 나서야 '이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죠."

- 20대가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이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영스타미니'의 실화를 배경으로 쓰인 건 아닌가요?
"저는 제가 이별을 고할 정도로 쿨한 성격이 되지 못해서, 곡의 내용 같은 실화를 가진 건 없어요. 하지만 이야기 부분부분 안에는 분명 제가 연애하며 느꼈던 감정들이 숨어있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이야기가 오밀조밀하게 짜깁기되어 있다고 보시면 좋을 거예요."

- '잘먹고 잘살아'의 보컬 부분을 집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데요. 지금은 한솥밥을 먹고 있는 래퍼 '라올'이 참여하게 된 곡인데, 어떤 계기로 함께하게 되었나요? 당시에도 같은 소속사 식구였나요?
"래퍼 '라올'이 보컬로 참여하게 됐죠. 당시에 회사는 아니지만, 같은 크루의 멤버로서 활동하고 있었어요. 제가 만들어놓은 보컬 안에 묘한 아쉬움이 남아서, 대표님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영스타미니 싱글앨범 <그대라서> '그대라서'는 영스타미니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 된 앨범이며, 어머니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내려 갔다.

▲ 영스타미니 싱글앨범 <그대라서> '그대라서'는 영스타미니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 된 앨범이며, 어머니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내려 갔다. ⓒ 바이러스 레코즈


- 싱글 '그대라서'는 100% 영스타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곡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곡에 표현해주셨는데, 듣고 어머니의 반응은 어땠나요?
"솔직히 어머니께서는 크게 내색하시지 않았어요. 다만 아버지께서 좀 질투를 하셨죠. 최근 가족여행 때 봤던 아버지 휴대전화 벨소리가 '그대라서'더라고요. 정작 어머니께서는 벨소리를 '잘먹고 잘살아'로 설정하셨고요. 사실 어머니보다 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에피소드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 또 한 가지 '그대라서' 관련 재미있는 일이 있었죠. 어떤 음원 사이트 이용자가, 가수 '김연우'의 음원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영스타미니의 '그대라서'를 접하고 좋아서 리뷰를 남겼죠. 그 리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정말 우연한 계기로 들었음에도, 리뷰까지 남겨주시고 가셨어요.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었죠.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끌어 올랐어요."

후배 래퍼들에 대한 일침? 무료공개곡 '보고 배워'

▲ 보고배워(Feat. 송좌, 공도하, Gof Ounce, K, Issue) 영스타미니와 5명의 피쳐링 래퍼 송좌, 공도하, 고프온스, 케이, 이슈가 만든 '보고배워' ⓒ 바이러스 레코즈


- 무료공개곡 '보고 배워'가 어제 한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는데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인가요?
"일침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조금 과하겠지만, 부족한 점이나 실력을 떠나서 대부분 어울리지 않는 단추를 스스로 채우려는 친구들이 많아 보였어요. 남들이 멋있다고 하는 것보다 자신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통해서 이름을 알리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욕심을 가져보라는 이야기를 적어봤어요. 다른 래퍼들 같은 경우에도 '보고 배워'라는 주제로 각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 이번 곡에 송좌, 공도하, 이슈, 케이, 고프온스 총 5명의 래퍼가 참여했습니다. 어떤 래퍼의 가사가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곡의 소재와 잘 맞았나요?
"다들 각자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벌스마다 제각기 다른 포인트가 있었어요. 그래도 소재가 가장 잘 맞았던 분은 홍일점이었던 '케이'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에 빗댄 표현들과 함께,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차이를 잘 드러낸 벌스였다고 생각합니다."

- 영스타미니 본인이 스스로 보았을 때 프로듀서와 래퍼 중 어떤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을 하나요?
"현재는 프로듀서 쪽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래퍼라면 남들 앞에 서고 싶어 하고 자기를 가꾸고 할 테지만, 그런 점에서는 플레이어로서 조금 자각이 부족한 듯합니다."

래퍼 영스타미니 영스타미니가 부천CGV에서 게릴라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

▲ 래퍼 영스타미니 영스타미니가 부천CGV에서 게릴라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 ⓒ 바이러스 레코즈


- 앞으로의 발매 예정인 앨범을 소개해주세요.
"12월 마지막 날을 예정으로 첫 EP 발매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해요."

- 마지막으로 '인사이드인디' 구독자분들과 주위 지인분들께 연말 인사 부탁합니다.
"2015년도 이제 열흘 남짓 남았네요. 2016년에도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영스타미니를 처음 만났을 때 '냉정하고 정말 무뚝뚝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화를 거듭할수록, 그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대답해주고는 했다. 인터뷰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정말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인사이드인디' 구독자분들도 영스타미니의 행보에 주목해주기를 바란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영스타미니 YOUNGSTARMINY 바이러스 레코즈 잘먹고 잘살아 그대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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