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들 중에서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해외 진출을 선언했거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그들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 모인 만큼 국제 대회는 스카우터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용이한 상황이다.

대표팀에서 특히 주목 받고 있는 선수들은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손아섭, 황재균(이상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 김현수(두산 베어스), 이대은(지바 롯데 마린즈) 그리고 이태양(NC 다이노스) 등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사연들로 인하여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개막전 이후 침묵, 협상 부담 떨쳐내야 하는 박병호

우선 박병호는 최근 4년 연속으로 KBO리그에서 홈런왕을 차지했으며 특히 마지막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달성했다. 포스팅 시스템 참가 자격을 얻은 박병호는 1285만 달러를 협상 금액으로 적어 낸 미네소타 트윈스와 입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박병호는 최근 컨디션이 좀 걸린다. 개막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기록한 2안타가 이번 대회에서의 유이한 안타이다. 그나마 2안타를 기록했던 개막전도 타선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인하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나온 안타였고, 이 때문에 박병호는 타점의 기회가 오질 않았다.

그리고 박병호는 대만으로 건너 온 이후 2경기에 꾸준히 출전했지만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프리미어 12 사상 첫 콜드 게임이 나왔던 12일 경기에서도 박병호는 선발 타자 9명 중 유일하게 무안타로 침묵했다.

물론 이번 대회 자체만으로 메이저리그 계약 협상을 진행하는 데 큰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입단 협상을 진행하는 박병호에게 있어 이번 대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가 미국과의 경기인데,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든 선수들이 참가하지 못했다고 해도 최소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에 초청 선수로 참가할 정도의 기량을 갖고 있는 투수들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박병호에게 이번 프리미어 12는 스프링 캠프에서 상대해 볼 수 있을 만한 선수들을 미리 만나는 셈이다.

포스팅 날짜 확정, 확실한 눈도장 필요한 손아섭

포스팅 시스템 신청 날짜를 앞두고 소속 구단과 갈등이 생겼던 손아섭도 신청 날짜가 정해졌다. 소속 팀 롯데 자이언츠는 16일 부로 손아섭의 포스팅을 KBO리그 사무국을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신청할 예정이다.

당초 손아섭은 프리미어 12가 끝나고 4주 동안 기초 군사 훈련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병역 혜택을 받은 손아섭은 향후 진로를 위해서라도 이번 겨울이 군사 훈련을 소화할 마지막 기회였다. 그는 훈련을 마치고 포스팅 신청을 희망했으나, 팀 동료 황재균도 포스팅 시스템 참가를 희망하면서 일정이 꼬이게 되었다.

일단 자이언츠는 손아섭의 포스팅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고, 손아섭의 협상이 결렬되었을 경우 바로 황재균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서는 한 팀당 1년에 1명 씩만 해외 구단과 계약할 수 있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이언츠와 손아섭 측은 일단 16일에 포스팅을 신청하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손아섭은 4주 훈련을 마치고 퇴소한 뒤 계약 협상의 마지막 과정을 에이전트와 점검하는 정도의 시간이 남는다.

때문에 손아섭은 일단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훈련소에 입소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일단 손아섭은 영패를 당한 일본과의 개막전에서도 1안타 2볼넷으로 3번의 출루를 이뤄내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2차전에서 1안타 2삼진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손아섭은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는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다만 외야 수비에 있어서 몇 차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향후 경기에서 좀 더 안정적인 수비를 보인다면 포스팅 시스템에서 보다 많은 관심을 끌 수도 있다.

다음 기회 놓치지 않으려는 황재균

손아섭과 같은 팀이라는 이유로 황재균은 일단 포스팅 시스템 신청이 잠정적으로 보류된 상태다. 만일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협상을 통해 계약을 완료한다면, 황재균은 이번 겨울에 포스팅 시스템 신청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손아섭이 포스팅 시스템 결과를 수용하지 않거나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계약이 불발될 경우, 황재균은 그 즉시 KBO리그 사무국을 통해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할 수 있다. 설사 황재균이 이번 겨울에 포스팅 시스템에 실패하더라도 다음 시즌을 마치면 FA 자역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때는 구단별 인원 제한에 관계없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FA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

일단 황재균은 대표팀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8타수 4안타로 타율 0.500에 OPS 1.806을 찍고 있으며 대한민국 대표팀 중 유일하게 대회 전체 타율 10위 안에 들었다. 특히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포함하여 4타수 4안타를 몰아치며 타격감이 급상승하고 있다.

9경기 연속 홈런 세계 기록 보유 이대호, 마지막 꿈에 도전

세계 프로야구사에 있어서 유일하게 9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갖고 있는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재팬 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한국인 최초로 재팬 시리즈 MVP에 선정된 이대호는 팀과의 계약 조항에 있던 옵션 행사 대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하며 FA 시장에 나왔다.

일단 이대호는 투고타저의 퍼시픽리그에서도 꾸준히 준수한 타격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이번 대회에서도 3경기 모두 안타를 날리며 4안타 1홈런 4타점에 타율 0.400 OPS 1.200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대호는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에서 7회초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하며 대표팀의 귀중한 첫 승을 올리는 데 수훈선수가 됐다. 꾸준함과 결정적인 클러치 능력을 보유한 만큼 베테랑 거포를 원하는 팀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이대호는 만 33세의 나이가 걸림돌이 되는 요소다. 이미 일본에서도 두 팀을 거칠 만큼 오랜 시간을 보냈고, 그에 따라 이대호 역시 더 늦기 전에 자신의 꿈을 찾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상태다. 이대호는 이번 대회가 끝나면 정식으로 FA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게 된다.

진로 발표는 언제쯤? 잠정적 도전자 김현수

김현수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서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김현수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일단 프리미어 12에 집중하고 있다. 일단 두산 베어스 측에서는 협상을 통한 깁현수와의 재계약 의사를 밝혔으나 김현수의 선택에 의해 재계약이 불발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만 27세인 김현수는 향후 선수 기량에서 절정에 이르는 시기를 맞이하기 때문에 부상만 없다면 지금보다 더 뛰어난 성적이 기대될 수도 있는 선수이다. 김현수 역시 5안타(2장타) 6타점을 쓸어 담으며 타율 0.358에 OPS 1.000을 기록하고 있다.

김현수는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야후 스포츠에 의하면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꾸준한 타자였으며 통산 타율이 KBO리그 현역 3위(0.318)에 해당함을 강조했다. 박병호처럼 순수한 파워로 타격하는 스타일보다는 컨택이 뛰어난 김현수이기 때문에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어울리는 타자라는 분석도 나왔다.

일단 김현수는 이번 대회가 끝나고 거취에 대해 어느 정도 밝혀질 전망이다. 두산 측에서 김현수와의 협상에 있어서 자존심을 세워주겠다고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 본인이 해외 리그 도전을 선택한다면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야구 인생 걸린 이대은, 강렬한 첫 인상 이태양

이대은은 이미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시카고 컵스에서 마이너리그의 각 단계를 거치며 메이저리그를 향하여 달려갔다. 그러나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는 등 각종 시련으로 인하여 그 여정이 길어졌다.

이대은은 컵스에서 트리플A까지 밟았으나, 끝내 메이저리그 승격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2015년 지바 롯데 마린즈에 입단하여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마이너리그에 오래 머물렀던 선수들이 그랬듯이 이대은 역시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단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야구 종목이 없어서 이대은이 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는 없다. 다만 이번 대표팀 참가로 인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2018년에 열리는 아시안 게임에 참가할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이대은이 그동안 꾸준하게 활약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 일단 첫 대표팀 경험인 이번 프리미어 12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대은은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하여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며 대표팀 정식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같은 날 경기에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던 이태양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관심을 끌었다. 콜드 게임이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마지막 이닝을 책임진 이태양은 경기 마지막까지 스카우터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날 이태양은 3개의 속구와 10개의 커브를 던지며 베네수엘라 타자 3명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투를 선보였다. 이대은과 마찬가지로 이태양은 이번 프리미어 12를 통해 처음으로 성인 국가 대항전에 참가했다. 그리고 데뷔전부터 위력적인 커브의 구위로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물론 이태양이 포스팅 시스템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그의 프로 경력보다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향후 몇 년 동안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며 자신의 진가를 끌어올릴 발판은 마련된 상태다. 향후 출전하는 경기에서 이날과 같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충분히 그 가치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연은 다르지만 선수 개인에게 있어서 국가 대항전 같은 큰 경기는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일단 대표팀은 13일 휴식을 취한 뒤, 14일에 멕시코, 15일에는 미국과 조별 리그 경기를 치른다. 해외 스카우터들이 모두 모여있는 쇼케이스에서 이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더 보여주며 자신의 진가를 높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프리미어 12를 바라보는 또 다른 재미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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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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