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대 8번째 2000안타 달성을 앞두고 있었던 '국민 유격수' 박진만이 결국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소속 팀 SK 와이번스에 의하면 10월 26일 부로 박진만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으며 2016년부터 1군 수비코치로서 SK 선수단과 함께함을 밝혔다.

박진만은 인천에서 성장하여 인천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96년 현대 유니콘스(당시 연고지 인천)에서 데뷔하자마자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다만 그 해 신인상은 KBO리그 최초 30홈런-30도루를 동시 달성한 박재홍(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에게 내주었다.

소속 팀 현대는 이들의 활약 속에 1996년 리그 4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 플레이오프에서 쌍방울 레이더스를 리버스 스윕으로 꺾고 한국 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비록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에게 밀려 챔피언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의미가 컸던 신인 시즌이었다.

이후 박진만의 활약 속에 현대는 1998년, 2000년, 2003년 그리고 2004년까지 한국 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2004년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취득한 박진만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여 2005년과 2006년에도 소속 팀을 한국 시리즈 통합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자신이 소속된 팀을 4년 연속 통합 챔피언으로 이끌면서 당시 유격수들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던 박진만은 2006년 제 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주전 유격수로 출전하며 '국민 유격수'가 되었다. 2010년 시즌 종료 후 다시 FA 자격을 얻은 박진만은 고향 인천에 연고지를 둔 SK 와이번스로 이적했다.

부상으로 인한 아쉬운 은퇴, 수비코치로 팀에 계속 남아

그러나 박진만은 선수 말년에 부상으로 인하여 다소 아쉽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2015년 9월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렸던 원정 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던 박진만은 다음 타자의 타격 과정에서 1루로 귀루할 때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당시 1루 베이스를 밟을 때 슬라이딩이 아니라 그대로 달리며 베이스를 밟았는데, 이 과정에서 무릎에 충격이 온 것이다.

박진만은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바로 충남대학교 부속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무릎의 전방십자인대가 부분 파열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15일에 서울로 와서 건국대학교 부속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했지만 역시 수술 소견이 나왔다.

결국 이 경기는 박진만의 커리어 마지막 경기가 되고 말았다. 20년 동안 통산 1993경기에 출전했던 박진만은 1574안타 153홈런 781타점 94도루 타율 0.261을 기록했다. 통산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는 5회로 KBO리그 역대 유격수들 중 가장 많았다. 역대 8번째 2000경기 출전까지 딱 7경기가 남았던 박진만은 부상만 아니었으면 2015년에 이 대기록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수술 소견이 나왔던 십자인대 재건 수술을 할 경우 재활에만 최소 1년이 걸리기 때문에 2016년 후반기에나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박진만은 수술 여부를 놓고 크게 고민했고, 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의 상호 면담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1976년생의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동갑내기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철저한 관리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선수로 더 활약할 가능성도 있었다. 실제로 이승엽은 시즌 말미에 부상으로 잠시 1군에서 빠졌으나 한국 시리즈에는 정상적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진만의 이번 부상은 그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서 예전의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수비에 있어 체력 부담이 큰 유격수였기 때문에 이 요소는 더 민감했다.

실제로 1990년생의 이학주(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의 경우도 메이저리그 승격을 앞두고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부상을 입은 뒤 재활을 통해 복귀했으나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이학주는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기회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

박진만이 현역 은퇴를 발표함과 동시에 SK에서는 그를 1군 수비코치로 선임했다. 현재 부상을 당한 무릎 재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박진만 신임 코치는 일단 구단 마무리 캠프에는 참가하지 않고 본인의 재활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 코치의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은 재활을 마친 뒤 2016년 1월에 선수단에 공식 합류하면 시작된다. 박 코치는 기존에 1군 수비코치를 맡던 후쿠하라 코치와 함께 활동할 예정이다. 현역 시절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였던 그가 지도자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될 수 있을지 그의 새로운 인생이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 KBO리그 SK와이번스 박진만은퇴 국민유격수박진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