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를 연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성큼 다가섰다.

NC는 지난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손민한의 역투와 타선 폭발에 힘입어 두산을 16-2로 대파하고 2연승,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역전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반면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총력전이 불가피해졌다.

1회 초 선두타자 박민우가 2루타를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한 NC는 박민우의 3루 도루에 이어 나성범의 희생플라이로 먼저 1점을 올렸다. 두산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회 말 정수빈이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고, 상대 내야진의 실책을 틈타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2차전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NC 강타선이 마침내 폭발했다. 3회 초 박민우와 김종호의 연속 안타로 기회를 만든 NC는 간판타자 에릭 테임즈가 적시타를 터뜨리며 가볍게 2-2 동점을 만들었다.

위기감을 느낀 두산은 선발 유희관을 강판시키고 노경은을 투입했으나 NC 타선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NC는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이 연속 적시타로 불을 뿜으며 5-2로 역전했다.

NC는 7회 초 다시 폭발하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NC는 선두타자 나성범의 안타에 이어 테임즈의 볼넷, 이호준의 사구로 주자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두산은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손시헌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1점을 내줬고, 유격수 김재호의 수비 실책까지 겹쳐 또 실점했다.

두산은 9번 타자 김태군에게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적시타 없이 3점을 내주고 말았다. 두산 마운드가 의욕을 잃자 NC는 박민우가 2타점 적시타까지 터뜨리며 7회 초에만 대거 5점을 올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NC의 화력 과시는 9회 초 최재원의 솔로 홈런과 노진혁의 2점 홈런이 터지고 나서야 끝났다.

마운드에서는 '불혹의 투수' 손민한의 역투가 빛났다. 손민한은 프로야구 최고령 투수답게 노련한 완급조절과 위기관리로 두산 타선을 5회까지 2실점(1자책)으로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손민한 불혹의 역투, 가을야구 '최고령' 승리

이날 3차전은 NC 선발 손민한을 위한 무대였다. 정규리그에서 11승을 거두며 프로야구 최고령 두 자릿수 승리 투수 기록(만 40세)을 세운 손민한은 승부의 분수령이 될 3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고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2008년 준플레이오프 이후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이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1회 말 정수빈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손민한은 김현수와 오재원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최주환을 2루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NC는 2회 말 역전을 허용했으나 손민한의 책임은 아니었다. 최재훈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정수빈에게 적시 3루타를 맞으며 1-1 동점을 허용했다. 후속타자 허경민의 2루 땅볼로 잡아내는 듯했으나 2루수 박민우의 송구 실책으로 1-2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NC 타선이 곧바로 역전에 성공하자 손민한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3회 말 처음으로 삼자범퇴로 가볍게 이닝을 마친 손민한은 4회 말 볼넷과 사구로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노련하게 위기를 막았다.

5회 말 민병헌-김현수-오재원으로 이어지는 두산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손민한은 6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손가락에 이상이 생겨 교체됐다. 투구 수가 77개밖에 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교체였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손민한은 이날 승리로 송진우(당시 한화)를 제치고 역대 최고령 포스트시즌 승리투수 기록까지 세웠다.

손민한의 호투로 NC는 선발 로테이션에 여유가 생겼다. 4차전에서 '에이스' 에릭 해커 등판이 유력하고, 만약 패하더라도 5차전에서 '2차전 완투승'의 주인공 재크 스튜어트를 내세울 수 있다.

두산 마운드의 고민... '유희관을 어쩌나'

반면 두산의 선발 유희관은 '가을 부진'을 이어갔다. 1회 초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2루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한 유희관은 나성범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먼저 실점을 했다.

2회 초 역시 어려웠다. 손시헌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린 유희관은 지석훈과 김태군을 중견수 플라이, 삼진으로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지만 2회 초에만 27개의 공을 던지면서 고전했다.

결국 위태롭던 유희관은 3회 초를 버티지 못했다. 박민우와 김종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다시 무사 1, 2루에 몰린 유희관은 테임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주자 1, 3루 위기가 이어지자 두산 벤치는 결국 유희관을 조기 강판하고 노경은을 투입했다.

유희관은 마운드에서 내려갔지만 구원투수 노경은이 위기를 막아내지 못하면서 자책점은 4실점으로 늘어났다. 유희관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8승을 거두며 팀 내 최다승을 기록,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막판부터 구속 저하와 제구 난조로 부진을 겪더니, 포스트시즌에서도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4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던 유희관은 이날 명예회복에 나섰으나 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더스틴 니퍼트-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 트리오'를 앞세워 가을야구의 막강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두산은 3선발 유희관의 계속되는 부진에 이어 이날 구원투수를 6명이나 투입하는 등 출혈이 커지면서 마운드 운용에 큰 고민을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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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손민한 유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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