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로 나선 황재균 한국 야구 대표팀 황재균이 2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결승 대만과의 경기에서 8회초 2사 2,3루 타석 때 우익수 앞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해결사로 나선 황재균 한국 야구 대표팀 황재균이 지난 2014년 9월 2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결승 대만과의 경기에서 8회 초 2사 2,3루 타석 때 우익수 앞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선수는 현재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그리고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있다. 40인 보호선수 명단에는 없지만 이학주(탬파베이 레이스)와 최지만(시애틀 매리너스) 등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 중 류현진(2013년 계약)과 강정호(2015년 계약)는 KBO리그 출신으로 소속 구단의 허가를 받은 뒤 포스팅 시스템이라는 입찰 제도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KBO리그 규정에 따르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연한(풀타임 9년, 대학 출신 선수는 8년)이 되지 않은 선수들은 7시즌을 채울 때에만 구단 허가를 받고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한다.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손아섭과 내야수 황재균. 이 두 선수도 개인 자격으로는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손아섭은 7시즌을, 황재균은 8시즌을 채웠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서 데뷔했으나 2007년에 4경기 출전에 그쳤고, 2009년 34경기 출전에 그쳤기 때문에 서비스 타임이 7년으로 책정됐다. 황재균은 2007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하여, 2008년부터 2010년 시즌 중반까지는 히어로즈(우리, 넥센)를 거쳐 롯데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팀의 처지에서 보면 현실적으로 두 선수가 같은 시기에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할 수 없다. KBO리그의 규약에 의하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외국 프로 구단에 진출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구단별 1명씩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포스팅 시스템 신청부터 1명의 선수만 신청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단 모든 선수가 신청하되 최종 입단 계약은 1명의 선수만 체결할 수 있는 것인지 그 기준이 모호했다.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등장한 이후, 한 팀에서 여러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동시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사례가 없었다. 2014년 겨울 강정호, 김광현(SK 와이번스) 그리고 양현종(KIA 타이거즈)까지 3명의 선수가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했던 사례가 최다였다.

물론 이들 3명의 선수 중 강정호만 피츠버그와 최종 계약에 성공했고, 김광현은 마감시한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협상을 시도했으나 결렬됐다. 양현종은 입단 협상을 추진하지 않으면서 최고 입찰액을 신청한 구단도 공개되지 않았다.

한 시즌에 구단별 1명씩만, 손아섭과 황재균 중 도전자는?

금메달에 입맞춤하는 손아섭 한국 야구 대표팀 손아섭이 2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시상식에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금메달을 건네받은 뒤 입맞춤을 하고 있다.

▲ 금메달에 입맞춤하는 손아섭 한국 야구 대표팀 손아섭이 지난 2014년 9월 2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시상식에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금메달을 건네받은 뒤 입맞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한 팀에서 두 선수가 동시에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KBO리그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의 협정 내용을 다시 찾아봐야 했다. 그리고 20일, 롯데에 최종 결정 사항을 통보하게 되었다.

그 결정 내용이란, 원칙대로 포스팅 시스템은 시즌별로 1구단에 1명씩만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의 재확인이었다. 이에 롯데는 손아섭과 황재균 중 어떤 선수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는지 선택을 해야 한다. 다만, 한 선수가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했으나 계약 협상이 결렬된 경우, 다른 선수가 신청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예외의 경우도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른다. 양현종처럼 협상을 추진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 소요시간이 짧아서 다른 선수가 바로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포스팅 시스템 신청은 메이저리그의 월드 시리즈가 끝나야 시작할 수 있다. FA 신청 시작일이 월드 시리즈 종료 다음 날이라는 규칙에 맞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선수와 구단이 바로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하는 것도 아니다.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의 흐름을 본 뒤 신청 날짜를 잡는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12월 초반에 있는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 이전에 신청했고, 강정호는 윈터 미팅이 끝난 뒤 신청했다. 윈터 미팅은 구단주와 단장, 기타 구단 관계자들과 에이전트들이 한곳에 모여 대규모 미팅을 진행하는 행사로, 이 시기를 전후하여 대규모 거래가 성사되기도 한다.

이런 타이밍까지 보면 한 선수의 협상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그래서 한 선수가 먼저 포스팅 시스템에 나서면 최소 몇 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러면 나중에 도전하는 선수는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시즌을 준비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FA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윤석민도 계약이 늦어지면서 취업 비자 발급도 늦어졌고, 이에 스프링 캠프를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결국,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도 못하고 1년 동안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만 머물다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끝내 KIA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로 복귀했다.

이제 롯데 구단 관계자들과 손아섭 그리고 황재균 당사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면 이러한 제약은 없어지지만, 둘 다 구단의 허가를 받아야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할 수 있기에 발생한 경우다. 한 선수는 꿈에 도전할 수 있지만, 다른 한 선수는 그 도전 기회를 미뤄야 한다. 일단 당사자 중 손아섭이 먼저 도전을 선언했고, 황재균은 새로운 감독의 취임 직전에 선언했다. 두 선수의 미래를 놓고 롯데 구단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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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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