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Songs From The Martian` 표지

음반 `Songs From The Martian` 표지 ⓒ Sony Music


SF영화 <마션>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개봉과 동시에 2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며 한국 극장가를 석권하는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여타 SF물과는 차별되는, 유머와 흥겨운 팝 음악이 요소요소 배치되어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만든다. 극 중 화성탐사대장 루이스(제시카 차스테인 분)가 화성 기지에 가져간 1970년대 디스코 음악들이 그 주인공이다. 사고로 홀로 남겨진 대원 와트니(맷 데이먼 분)는 이 곡들을 들으며 대장의 구닥다리(?) 음악 취향에 대해 때론 뒷담화를 하면서, 죽음의 땅에서 생존의 길을 모색한다.

지난해 개봉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더불어, 우주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 중 정겨운 올드팝들이 내내 울려퍼지는 작품은 좀처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아바, 도나 섬머 등 워낙 유명한 뮤지션들의 명곡 외에 제목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우리 귀에 친숙한 <마션> 속 디스코 음악에 대해 알아보자. (제목 아래 영상을 클릭하시면 해당 디스코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편집자 주)

Turn the Beat Around



국내에선 원곡보다 지난 1994년 라틴 팝의 여왕 글로리아 에스테판의 리메이크(영화 <스페셜리스트> 삽입곡)로 잘 알려져 있다. <마션>에서 들을 수 있는 오리지널 버전은 1976년 비키 수 로빈슨(1954~2000)에 의해 발표되었고, 그녀의 유일한 빌보드 Top 10 히트곡으로 기록되었다.

Hot Stuff


설명이 필요 없는 1970년대 인기 팝송 중 하나로, 도나 섬머(1948~2012)를 디스코 여왕으로 만들어준 명곡이기도 하다. 1997년 영국산 코미디영화 <풀 몬티>에서 이곡이 사용되어 또 한 번 인기를 얻은 바 있으며, <마션>에선 위험천만한 핵폐기물을 담은 화성 탐사차량의 질주 장면에 쓰였다. 어떤 의미에선 곡의 제목과 통하는 구석이 있는 활용법으로 볼 만 하다.

Rock the Boat



흑인 혼성 3인조 그룹 휴즈 코퍼레이션의 유일한 빌보드 넘버원 히트곡으로 1974년 발표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참고로 이 팀의 이름은 영화 <애비에이터>로 유명한 갑부 하워드 휴즈의 이름을 살짝 빌려 만든 것이다.

Don't Leave Me This Way


'나 이대로 두지 마세요'라는 제목과 극 중 주인공 와트니의 처지가 묘하게 동질감을 주는 선곡으로 볼 만하다. 원래 이 노래는 'If You Don't Know Me By Now'로 유명한 흑인 그룹 해롤드 멜빈 & 더 블루노츠의 1975년 히트곡으로 <마션>에는 1977년 여성 가수 델마 휴스턴의 리메이크 버전(빌보드 Hot 100 차트 1위)이 삽입되었다. 이 곡 역시 '원-히트-원더(one-hit wonder, 한 곡만 큰 흥행을 거둔 아티스트)로 사라진 여타 디스코 전문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그녀의 유일한 인기곡으로 남고 말았다.

Starman 



1972년 발표된 데이빗 보위의 명곡으로 유일하게 비 디스코곡이기도 하다. 보위가 스스로를 외계에서 온 생명체로 지칭했던 명반 <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 >에 삽입되었던 만큼, '스타맨'을 사용한 건 <마션>의 가장 적절한 선곡이 아닐 수 없다.

Waterloo



스웨덴의 국민 그룹 아바의 1974년 유로비전송 콘테스트 우승곡이자 이들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만들어준 명곡. 정통 디스코보단 경쾌한 유로팝에 가깝지만 영화 속 삽입곡들의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한편 극 중 루이스 대장의 화상 통화 장면에서 그녀의 남편은 아바의 히트곡 모음집 LP를 보여주며 루이스를 기쁘게  했다.

Love Train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극 중 인물들의 후일담을 담은 영상에선 3인조 보컬 그룹 오제이스의 유일한 빌보드 1위곡인 'Love Train'이 사용되었다. 앞서 언급된 'Don't Leave Me This Way'를 작곡했던 1960~70년대 인기 작곡팀 케니 갬블 & 레온 허프 콤비의 대표작 중 하나다.

I Will Survive


<마션>의 엔딩 크레딧에선 또 다른 디스코 명곡 'I Will Survive'가 대미를 장식한다. 진주의 '난 괜찮아'의 원곡이면서 후일 <맨 온 더 문>, <리오 2>, <글리> 등 영화 및 TV 시리즈에서도 이 곡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제목부터 영화의 줄거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일종의 스포일러 성격의 노래로 봐도 좋을 듯.

한편 이들 노래들이 수록된 <마션>의 사운드트랙 음반(스코어 및 삽입곡 모음집)들은 11월 초 미국에서 발매되며 한국에서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마션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