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1차전이 끝났다. 이변이 발생했다. 맨체스터 형제와 아스날은 패배를, 리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첼시는 텔아피브를 상대로 4대0 대승을 거두었다.

'리그 1위' 완벽했던 맨시티, 챔스서는 약팀?

프리미어리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시즌 초반 독주를 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였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만큼은 작아졌다. 리그에서는 5경기 동안 11득점, 0실점이라는 완벽한 모습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 유벤투스에 패배하고 말았다.

사실 경기 전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유벤투스는 피를로-비달-테베즈 등 주축 선수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시즌 초반 1무 2패로 부진에 허덕이며 리그 16위까지 내려앉은 상황이었다. 반면에 맨시티는 5연승으로 승승장구하는 중이었다. 데브라이너, 델프, 스털링 등 걸출한 선수들을 영입하여 전력도 강화하면서 지난 시즌 16강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결과는 달랐다. 맨체스터 시티는 홈에서 이점을 갖고 유벤투스를 맞이했다. 로테이션을 가동하기는 했지만 '더블 스쿼드'를 갖춘 맨시티였기에 주전급 선수들이 출전한 거나 다름없었다. 또한, 선제골까지 넣으며 경기를 앞서나갔다. 그러나 만주키치와 모라타에 각각 점수를 내줬고, 선방쇼를 펼치던 부폰을 다시 뚫지는 못하면서 홈에서 패배했다.

아직 1경기라고는 하지만, 세비야가 홈에서 묀헨글라드바흐를 3대0으로 완파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맨시티는 이번 1경기 이후에 세비야와 묀헨글라드바흐와 싸워야하는데, 맨시티가 라리가와 분데스리그 팀을 상대로 약한 면모를 보여왔으므로 D조는 혼전상황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쉬운 조? 맨유도 안심 못 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조 편성 결과를 받고 기뻐했을지 모른다. 2번시드였지만, 1번 시드에서 가장 약팀으로 꼽혔던 PSV 아인트호벤이 걸렸고, CSKA 모스크바와 데브라이너가 떠난 볼프스부르크보다는 전력이 상대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쁨은 한 경기 만에 깨졌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준우승팀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나, CSKA 모스크바와의 모스크바 원정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과는 다르게 PSV와의 경기에서부터 꼬이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데파이가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으며 앞서나갔지만, 2골을 연이어 실점하며 맨시티와 같은 형태로 지고 말았다. 거기에 루크쇼마저 부상으로 장기결장이 확정되며 고민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한편, 볼프스부르크는 CSKA 모스크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PSV와 함께 1승을 거두었다.

맨유는 다음 경기에 지옥의 원정이라 불리는 모스크바원정을 가야한다. 레알마드리드 같은 강팀조차 모스크바 원정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맨유가 만약 여기서 패한다면 16강 진출은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아직 1경기이고, 앞으로 더 봐야하겠지만, 맨유가 속한 B조도 D조 같은 죽음의 조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16강은 과학인데...'패배한 아스날

흔히들 아스날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은 '과학'이라고 불린다. 마치 공식처럼 어떤 조가 걸려도 조별라운드를 통과하여 16강은 가지만, 그 이후에는 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러나 이번에 그 과학이 깨질지도 모르는 상황이 생겼다.

아스날은 디나모 자그레브(러시아 원정)와의 경기에서 챔벌레인의 자책골과 지루의 퇴장으로 인해 패배했다. 러시아 원정이 힘들 것은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이 꼬였다. 단순히 1패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톱 자원 지루가 퇴장당하며 챔피언스리그 공격진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웰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남은 공격수가 월콧 한 명이다. 다음 경기가 홈경기이고, 뮌헨이 아닌 올림피아코스를 상대하지만, 과거 올림피아코스에 아스날이 패배하여 탈락한 적이 있고, 공격수가 월콧 한 명밖에 없어 단조로운 공격패턴이 전개될 수 있는 점이 우려된다.

당초, 첼시전과 토트넘전을 대비하여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하려던 아스날이지만, 조직력에서 큰 문제를 노출하며 1패를 떠안게 되었다. 디나모 자그레브가 빠르고 세밀한 축구를 보이며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보인 것을 감안할 때, 올림피아코스를 3대0으로 꺾은 뮌헨이 독주를 하고 다른 3팀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번에도 아스날이 16강은 '과학'임을 증명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반전의 기회? 리그와 달랐던 첼시. EPL 4개 팀 중 유일한 승리.

최근 첼시의 경기 중에 가장 안정적이었던 경기였다. 리그에서는 1승1무3패로 리그 17위까지 떨어지며 부진의 늪에 빠진 첼시였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대0으로 대승을 거두며 EPL 4개 팀 중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첼시는 리그 경기와 달리, 이바노비치와 테리를 빼고, 아스필리쿠에타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새로 영입한 바바가 왼쪽에, 주마와 케이힐이 중앙수비를 책임졌다. 이 수비진은 큰 위기 없이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또한 새로 영입된 바바는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데뷔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수비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스날전을 앞둔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오스카와 윌리안을 투입하며 지난 시즌 공격진의 모습으로 나섰다. 전방의 코스타는 그 어느때보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멋진 골까지 추가하며 만점활약을 펼쳤다. 또한, 올 시즌 비난을 받던 파브레가스도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살아났다. 그러나 아자르는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드리블 돌파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완벽히 지난 시즌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선제골을 넣은 윌리안도 부상당하며 페드로와 함께 아스날전 결장이 확정되었다.

부상선수가 생긴 것은 안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이번 경기는 상당히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다. 지난 시즌 첼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듯, 안정적인 수비와 활발한 공격으로 간만에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부진했던 코스타와 파브레가스가 살아나며  아스날전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로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첼시가 이번 승리를 반전의 기회로 삼아 리그에서도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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