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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3일 오후 3시 23분]

새로 들어온 경기도 2층 버스.
 새로 들어온 경기도 2층 버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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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 국내 첫 대중교통 '경기도 2층버스'가 김포 대포리-당산역 간 8601번 노선에서 점검 운행을 했다. 지난 2014년 12월~2015년 2월 운행했던 2층 버스인 알렉산더 데니스 사의 '엔바이로 500'과 달리 현행법규에 맞게 4.0m의 높이와 2.5m의 폭으로 만들어졌다.

알립니다
기사와 관련 사실과 다른 부분을 알려와 아래와 같이 바로 잡습니다. ①2층 버스의 가격 2억5천만원 정정 ②'시범운행을 시작했다'→'점검 운행을 했다', ③Volvo 9700 버스 시리즈의 섀시 모델명 'Volvo B8R'→'Volvo B8RLE'. 또한 이미 사전에 대만 제작임을 고지했음에도 이를 미리 알리지 않은 것처럼 쓴 내용 일부도 수정했음을 알립니다.
볼보 사의 2층 버스가 갖는 강점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 그리고 엔바이로 500에 비해 편리한 시설인 휴대폰 충전장치, 독서등, 개인 하차벨 등이 마련되어 있어 편의성이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이 버스는 대만의 가오슝에 위치한 소규모 기업인 다지(대길, 大吉)차량주식회사(볼보 제휴사)에서 볼보 사가 시판 중인 볼보 B8RLE을 이용해서 만든 것이다. 엔진, 파워트레인, 변속기, 브레이크 그리고 타이어 등의 기본 뼈대만이 스웨덴 제이고, 차체나 좌석 등은 대만제다.

'경기도 2층버스'를 운영하는 굿모닝버스 추진단 관계자는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2층 버스 차량은 볼보 사의 협력업체가 만든 차량이지만, 이 회사는 오직 차량을 제작했을 뿐이다. 설계부터 모든 공정을 볼보 사에서 감독하고, 사후 관리와 차량 보증 역시 볼보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볼보 사에서 만든 버스라 보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지차량주식회사가 해외 버스를 수주한 경험은 이번 '경기도 2층버스'가 처음이다.

이에 대해 판매사인 태영모터스의 관계자는 "스웨덴의 여러 관계처, 대사관들이 스웨덴 상용차의 한국 진출로 보고 있느니만큼 이 버스는 스웨덴 버스로 보는 것이 옳다"며 "애플 아이폰이 미국에서 모든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듯이, (2층버스는)스웨덴 볼보 사에서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사용되는 모든 절차와 과정을 감독한다. 본 사의 계약은 볼보 버스와 이루어졌기 때문에 100% 스웨덴 버스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에서 제작된 버스를 들인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 볼보가 직접 만든 2층버스 모델인 B9TL을 들일 수 없기 때문. B9TL이 4.2m 또는 4.3m의 차고와 2.55m의 차량 폭을 지니고 있어서다. 한국 법은 버스 차량의 폭을 2.5m 이하, 높이는 4.0m 이하로 규정하고 있어, 이를 초과하면 허가가 나지 않는다. 임시면허를 발급받더라도 운행을 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운행이 가능하다는 악조건이 있어, B9TL에 비해 작은 버스를 들이게 된 것이다.

해외 유명 버스 그대로 국내 반입 안 되는 이유

높이에 관한 법규 탓에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다.
▲ 지난 시험운행한 엔바이로 500 높이에 관한 법규 탓에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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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사, 네오플랜 사, 스카니아 사 등 실력과 경험이 쌓인 회사가 만드는 2층버스는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렇게 판매량이 많고 여러 곳에서 안전이 인증된 모델 대신 한국형으로 변경된 2층버스가 운행되는 주원인이 대형차량에 관한 법 때문이라는 건 아쉽다.

해외에서는 BRT(Bus Rapid Transit)가 별도의 허가를 받고, 문이 양쪽으로 달린 버스나 3중굴절버스, 연료통이 없이 지하에서 전류를 공급받는 방식의 버스 등 특이한 전용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우리도 도로에 맞춰 최대한의 규격까지 허용할 수 있도록 법이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특수모델을 '한국형 맞춤버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지차량주식회사는 기업이나 전세버스 회사 등에 '경기도 2층버스'와 거의 비슷한 사양의 2층 버스를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다. 몇 가지 옵션을 빼고는 외관, 차체, 섀시 등이 일치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한국을 위한 특수 모델'은 아닌 셈이다.

더 많은 2층 버스 도입을 위해 법의 빗장을 풀 수도 있고, 이전처럼 계속 규제해 지금처럼 유지할 수도 있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영국이 마차를 보호하려고 만들었던 '적기조례'가 영국의 자동차 산업을 오히려 크게 퇴화시켰던 전례를 보면 무조건적인 규제가 결코 좋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다행히 경기도 2층 버스는 국내 볼보 영업소에서 사후 서비스를 받는 조건으로 들어왔다. 가장 기본적인 A/S 문제는 해결된 셈이다. 이것을 발판으로 남은 문제점을 빠르게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 보인다. 법의 빗장을 풀어 더 많은 2층버스가 다니며, 도로 위의 '대형 운송수단'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2층버스, 안전 문제는 없을까?

앞서 말했듯 이 버스에는 1층 차량용으로 제조된 섀시인 B8R을 사용한다. 이번 차량 제작에 사용된 B8R 섀시는 350마력을 내므로, '엔바이로 500'에 들어간 섀시에 비해 40마력 정도 낮아 언덕지형을 오르는 데 비교적 유연하지 못하다. 또한, B8R 섀시는 장거리 버스용이다. 많은 굴곡을 통과해야 하는 시내용으로선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처음 차량이 공개가 되면서 B8R 저상버스 섀시(일반적으로 2층버스에 쓰는)가 아닌 고상버스 섀시를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경기도 굿모닝버스 추진단 관계자는 "고상버스를 위한 섀시를 사용한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는 것과는 달리 이번 버스에는 B8RLE 섀시를 사용한다. 이는 B8R을 저상용으로 섀시를 재구성한 버스로서 볼보 사에서 생산 중이다"라고 전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월 '엔바이로 500'를 수입하여 운행했던 아반트 코리아 사의 이중철 대표는 "2층버스는 종주국인 영국 Millbrook 검증기관의 틸트 테스트를 거칠 필요가 있다. 이 테스트는 모든 승객을 태운 만큼의 무게를 실은 후, 28도 이상 기울어도 안전을 유지하는지 보는 것이다. 이러한 안전 테스트를 거쳐, 이번의 2층 버스가 안전하다는 사실이 드러나야 시민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또 "경기도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범 운행 기록을 토대로 안전성을 테스트했으나, 필히 이런 테스트를 국제 규격의 정식 매뉴얼에 따라 거치게 해야 한다. 테스트를 통과한 이후에 정식 운행을 하여 시민들이 '이 버스가 안전할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편집ㅣ박정훈 기자



태그:#2층 버스, #굿모닝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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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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