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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이 개통될 광교중앙역 전경
 신분당선이 개통될 광교중앙역 전경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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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분당의 중심지인 정자동과 강남대로 한가운데를 가장 빠른 속도로 이어 많은 호응을 받았던 신분당선의 2차 구간이 개통을 10여 일(22일 기준) 남겨두고 있다. 분당지역과 성남시 사이 급행철도 역할만 수행했던 신분당선이 이제는 분당을 넘어 용인 수지지구, 수원 광교신도시 등을 포괄하는 광역철도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동안 철도 교통이 빈약했던 신도시들의 교통 편의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통이 오는 30일로 예정된 가운데, 지난 19일 오전 11시에 신분당선 광교중앙(아주대)역에서 첫 번째 시승행사가 열렸다. 신분당선 2단계 개통구간에 맞춰 제작된 새 차량에 탑승해 광교중앙역과 수지구청역 사이를 왕복하는 약 30분간의 일정이었다. 시승 행사 당시의 풍경을 스케치하고, 관련된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시승행사 첫 날... 대량 승객 맞이할 준비 '완료'

시승행사장을 알리는 표식이 에스컬레이터에 붙어있다.
 시승행사장을 알리는 표식이 에스컬레이터에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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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행사가 시작한 11시 경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에 도착했다. 이곳은 경기도청 신청사가 예정되어 있는 데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이 입점한 광교지역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앞으로 행정, 상업, 문화의 중심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예정지였다. 주변에 기물이 없어 공사가 수월해보였다. 주변정돈이 완료된 3번 출구로 들어가 역이 있는 지하 2층으로 내려왔다.

광교중앙역은 꽤 넓은 맞이방과 잘 정돈된 시설을 갖췄다. 많은 승객들이 한 번에 몰려도 단시간에 대량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해 둔 상태였다. 출퇴근시간대에는 5분에 한 대씩 열차가 다닌다고 하니 이렇게 해 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또 주변에 아주대학교가 있어 출근객들과 통학생이 엉킬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개찰구를 넓게 만들어 해결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또한 개찰구 정중앙에 기둥이 오도록 배치하여 부득이할 때 승차구역과 하차구역을 갈라 놓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 받았던 시승객을 등록하는 동안, 국악공연이 진행되었다. 공연이 끝나고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신분당선 2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경기철도주식회사의 관계자가 200명의 참가자들을 인솔해 지하 3층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열차가 실제 운행하는 것을 가정하여, 모든 역에 정차해 운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테스트하는 것이 영업시운전이다. 현재 모든 역의 내부공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 영업시운전 중인 열차. 열차가 실제 운행하는 것을 가정하여, 모든 역에 정차해 운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테스트하는 것이 영업시운전이다. 현재 모든 역의 내부공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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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의 선두에 몰린 어린이와 청소년들.
 열차의 선두에 몰린 어린이와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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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 모두가 올라타기가 무섭게 열차가 출발했다.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두 달 전부터 선로와 승강장이 완공되어 시운전을 했다고 한다. 느릿느릿 출발한 열차는 어느 새 속도를 높여 두 개 역을 통과했다. 10여 분이 지나 종착역인 수지구청역에 도착해 회차선을 지나 다시 광교중앙역으로 되돌아왔다. 무인운전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뻥 뚫려있는 맨 앞자리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몰려 사진을 찍었다.

20여 분의 운행이 끝나고 다시 광교중앙역으로 돌아오자 기념품을 나누어주는 행사가 진행 됐다. 모든 시승행사가 끝나고 1층으로 올라가니 아까는 보지 못했던 이상한 구조물이 보였다. 지하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지하차도가 역 부지 바로 위에 건설되는 것이었는데, 경기철도의 한 관계자는 "이후에 여기가 광교의 중심가가 될 예정이기 때문에 버스 환승센터를 지하에 건설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는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신분당선보다 늦게 개통 한다"라고 알려주었다.

정자역에서 강남역까지 15분에 주파

신분당선과 분당선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기존의 분당, 송파, 수원 지역의 부족한 대중교통망을 채워주는 역할을 분당선이 했다면, 신분당선은 분당선이 미처 커버하지 못한 광교, 수지 등 경기 동남부권 신도시까지 채우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분당선은 정자역에서 선릉역까지 가는 데 35분 걸렸다. 그러나 신분당선은 경부고속도로를 따라가면서 정자역에서 강남역까지 15분 정도에 주파한다. 광역버스가 동 구간을 주파하는 데는 30분 이상이 걸린다.

무인운전이기 때문에 급정거, 지연운행 등의 가능성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자동운전 중에는 승무원이 객실 내를 순찰하는 등 안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광교, 수지 등의 신도시에서는 도시의 중심축이자 버스환승이 잦은 구역에 역을 설치했기 때문에 승객들의 접근성이나 이후 환승의 편의점도 높다.

광교중앙역 버스 환승센터가 공사중에 있다.
 광교중앙역 버스 환승센터가 공사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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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중앙역 인근 버스환승센터 역시 볼만하다. 국내 최초로 만들어지는 지하 환승센터로써, 광교신도시를 지나는 버스들의 환승거점이 될 예정이다. 광교중앙역의 각 출구와 모두 연계되어 버스와 도시철도의 연계가 편리하고 빠르게 이어질 예정이다. 지하에 위치해있어 기존의 환승센터보다 짧은 거리를 이동하면 되는 등 승객들의 편의성이 증대되는 것은 덤이다.

향후 신분당선은 서울특별시의 세검정 등 철도교통이 닿지 못했던 곳을 거쳐 경기도 고양시 원흥, 삼송지구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수도권 서북지역과 남동지역을 잇는 하나의 커다란 노선이 탄생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4단계 구간 개통 시에는 수원 서부지역인 호매실은 물론 화성의 개발지역인 봉담, 향남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동시에 홍성에서 안산, 부천을 거쳐 일산을 잇는 철도 서해선을 향남에 연계시킬 예정이다. 용인경전철이 기흥에서 신갈을 거쳐 광교중앙역까지 닿는 장기계획 역시 수립되어 있어, 경기 서남부의 여러 지역과 강남을 1시간 안에 연계하는 간선 철도노선으로써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급행운행을 주요 골자로 하는 철도노선이 궤도에 오른 것도 의의이다. 신분당선은 경부고속도로의 하부에 선로를 개설해 속도는 높이고, 역은 줄였다. 중심가나 환승역에만 역사를 설치하여 역간거리가 최소 2km 이상 벌어져 있다. 31km의 노선 사이 역은 13개 밖에 없다. 때문에 광교에서 강남까지 40분이 채 걸리지 않는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다만 3단계, 4단계 구간이 개통할 시 급행의 의미가 퇴색할 우려가 있어, 대피선 마련을 통한 급행 운행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향남이나 호매실에서 강남까지 이용할 시 소요시간이 1시간이 넘는 데다, 봉담-과천 간 고속화도로 개량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는 버스가 더 큰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요금은 무궁화호 보다 비싸

개통에 맞춰 새로 만들어진 신분당선 열차
 개통에 맞춰 새로 만들어진 신분당선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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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문제점이 없어 보이는 신분당선이지만, 요금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신분당선의 경기대~강남 구간을 모두 이용할 경우 기본요금 1750원에, 추가요금 1200원이 붙어 총 2950원의 요금을 물게 된다. 만일 이 구간에 무궁화호가 운행한다면 기본요금인 2600원만 지불하면 된다. 이와 비교한다면 신분당선의 요금이 매우 비싼 셈이다. 더욱이 광역버스의 요금은 신분당선 전 구간을 이용한 요금보다 저렴하다. 2500원 정도면 강남에서 경기대 앞까지 간다.

무궁화호보다 요금이 비싼 건 구간마다 각기 다른 민자사업자가 관리한다는 이유가 크다. 신분당선의 정자~강남 간 1단계 구간은 신분당선주식회사가, 정자~경기대 간 2단계 구간은 경기철도주식회사라는 회사가 역사 운영을 맡게 된다. 사업자가 다른 구간을 지날 때마다 900원을 추가로 물게 한다. 다만 1단계와 2단계 구간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 600원을 할인해 총 1200원의 요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기본요금 1750원에 추가요금 1200원이 붙어 2950원이라는 요금폭탄이 만들어진다.

이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강남~서울 도심부 간 3단계 구간은 새서울철도주식회사에서 운영을 맡는 것이 확정되었다. 때문에 추가요금을 내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또 4단계 구간에서 새로운 민자사업자가 선발될 경우 또 추가요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2단계 구간의 개통과 함께 신분당선이 용인지역 신도시는 물론, 분당-용인, 용인-수원을 잇는 단거리 교통수단으로써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 900원이라는 추가요금은 단거리 이용객들에게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단거리나 중거리 승객의 수요를 감소시켜, 일부 구간에서 열차가 텅텅 비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민자 운영기관 끼리의 협업을 통해 더 저렴한 운임 체계로 변모시킬 필요가 있다.

2010년 1단계 구간 개통 시 신분당선은 빠르다는 것 하나만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 부도심에서 경기도 성남시의 도심부를 가장 빠르게 잇는 교통수단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또한 무인운전과 개통 이후의 여러 성과를 통해, 민자교통수단 중 성공한 사례가 되었다.

이번 2단계 구간 개통 이후에도 수도권을 연계하는 블루칩으로, 현재의 위세를 그대로 떨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아침마다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줄 서서 직행버스를 기다리던 신도시 시민들이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태그:#신분당선, #개통, #민자철도, #대중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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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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