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WWE에서 맹활약하며 1996년 'WWE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추억의 프로레슬러이자 WWE 디바 타미나 스누카의 부친 지미 스누커가 살인 혐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초 있었던 살인사건이 전면 재수사되고 있는 것으로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헐크 호건의 WWE 명예의 전당 퇴출에 이어 또 다른 전설의 명예가 땅에 떨어질 것으로 보여 팬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누커(현역 당시 245파운드)는 WWE는 물론 WWF시절부터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던 프로레슬러였다. 헐크 호건(303 파운드), 얼티밋 워리어(279 파운드), 마초 킹 랜디 새비지(245파운드), 빅 보스맨(357파운드), 달러맨 테드 디비아제(260파운드) 등처럼 단체의 간판스타로 군림하지는 않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바탕으로 마니아 층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전 세계를 겨냥한 단체이니만큼 WWE는 다양한 국적과 지방색을 띈 선수들이 넘쳐난다. 당시 WWF 역시 그랬다. 한 손에 가죽 장갑을 낀 스킨헤드 스타일의 덩치 큰 흑인 배드 뉴즈 브라운(271파운드)은 뉴욕 할렘가, 튼튼하고 성실하며 조금은 우직한 스타일인 티토 산타나(244파운드)는 멕시코 토큐라, 니콜라이 볼코프(310파운드)는 당시 소련 사회주의 공화국 체제 안에서 학대 받던 리투아니아 공화국, 아킴(450파운드)은 아프리카 원시림, 디노 브라보(260파운드)은 캐나다 퀘백 몬트리얼, 어스퀘이커(460파운드)는 캐나다 밴쿠버, 로우디 로디 파이버(235파운드)는 스코틀랜드, 하쿠(273파운드)는 폴리네시아 등 각자가 자신의 출신을 타이틀처럼 내걸었다.

피지섬 출신으로 알려진 스누커는 '수퍼 플라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다양한 공중 공격의 대가였다. 숨 쉴 틈 없는 공중 공격으로 상대의 얼을 빼놓는 데 능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갈색 폭격기'라고 불렸던 코코 비 웨어(228파운드)와 함께 'WWF의 하늘'을 대표했다.

보편적으로 반칙은 하지 않고 대부분이 로프 반동이나 코너의 도약을 활용해 상대 선수의 체력을 갉아먹거나 데미지를 주는 파이팅 스타일을 구사했다. 쇼울더 블록과 크로스라인이 일품이었는데 그로기 상태에 있는 상대를 향해 톱 로프 위로 올라가 몸을 날렸다하면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스누커는 폴리네시아 원주민인 피지족의 피를 이어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본인 역시 거기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그의 조상들은 남태평양에서 카누를 저으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때문에 체력이 좋고 몸 자체의 탄력이 일품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스누커는 지난 1983년 한 모텔에서 여자친구 낸시 아르젠티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르젠티노 사망 사건은 과거 프로레슬링 계에서도 논란이 된 유명한 사건이다. 그녀는 불과 23세의 어린 나이에 사망 후 부검 결과 전신에서 무려 39곳의 자상 및 멍 자국 등이 발견돼 사망 전 폭행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당시에도 경찰은 스누커를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증거 불충분과 알리바이 성립 등으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32년간 미제로 남아 있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스누커가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과 이후 자신의 자서전에서 기술한 내용이 다르다는 점에 경찰이 주목했다.

이에 수사기관은 해당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기로 했고 스누커를 불러들였다. 스누커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리하이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10만 달러(한화 약 1억 1840만원)의 보석금을 지불한 뒤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사건에 대한 수사는 계속해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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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플라이 지미 스누커 프로레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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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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