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중국전 대표팀 선발명단 (2015.08.02)

동아시안컵 중국전 대표팀 선발명단 (2015.08.02) ⓒ KFA


한국의 동아시안컵 첫 번째 중국과의 경기가 지난 2일 오후 10시(한국 기준)에 열렸다. 대회 시작 이전에 기대와 걱정이 섞인 반응이 주위에서 많이 나왔다. 너무 젊은 팀이다, A매치 경험이 너무 없다 등의 물음표 섞인 평가들이 다수였다. 대회를 준비할 기간도 짧았고, 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전반 20분까지 이러한 걱정이 경기장에서 재현되는 듯했다. 중국은 선수비 후역습을 준비하며 철저하게 수비적으로 임했다. 대표팀은 10백을 보는듯한 중국의 초반 대형에 고전했다. 팀의 에이스인 이재성의 몇 차례 번뜩이는 스루패스와 원투패스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공격 전개가 불가능했다. 또한, 전반 15분에 홍철이 이마에 상처를 입으며 붕대를 감고 경기를 뛰었다. 무더운 날씨까지 악재가 겹쳤다.

초반 열세 뒤엎고, 예상 깬 저력 보인 한국 대표팀

동아시안컵 한국 vs. 중국 선발 명단
​​<한국 선발명단> 4-2-3-1

GK = 김승규
DF = 김영권, 김주영, 임창우, 홍철
MF = 권창훈, 장현수, 김승대, 이종호, 이재성
FW = 이정협

교체명단

OUT 이재성 79 IN 이용재 79​
OUT 이정협 84 IN 김신욱 84​
OUT 이종호 89 IN 정우영 89​

<중국 선발명단> 4-4-2

GK = WANG DALEI​
DF = CAI HUIKANG​, FENG XIAOTING, JI XIANG​, REN HANG​​
MF = WANG YONGPO, WU XI​, YU HAI​, ZHENG ZHI​
FW = GAO LIN​, WU LEI​

교체명단

OUT GAO LIN 46 IN SUN KE 46​
OUT YU HAI 63 IN YU DABAO 63​
OUT WANG YONGPO 74 IN LIU JIANYE 74​
하지만 슬슬 몸이 풀린듯한 모습을 보여주던 대표팀은 전반 22분 왼쪽에서의 팀플레이를 통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왼쪽에 위치한 홍철­, 권창훈, 이종호의 유기적인 스위칭과 패싱이 나오며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던 공격패턴이 그려졌다. 여기서 돋보였던 것은 각자의 장점이 공격과정에서 고루 섞이며 찬스메이킹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중국도 움츠리는 플레이로 일관했지만, 한방을 준비하며 임했다. 전반 23분 역습 시에 가오린에게 전방으로 들어간 긴 패스는 위협적이었다. 발 빠른 센터백 김주영이 아니었다면 막아내기 힘든 공격패턴이었다. 김주영은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기 때문에 중국 선수들에 대한 특징에 대해 잘 간파하고 있었고, 이를 수비 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전반 30분 이후부터 대표팀은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여기서 최전방 이정협이 중앙은 물론 옆으로 폭 넓게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해냈다. 그 틈을 타서 2선에서 이종호, 김승대가 수비진 뒤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활발히 보여주었다. 이정협은 마치 9.5번의 공격수처럼 2선의 선수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동시에 이재성의 효과적인 스루패스와 막내 권창훈의 빌드업이 이를 지원했다. 여기서 권창훈의 빌드업은 인상적이었다. 폭발적인 드리블을 통해 공을 들고나오는 모습은 기성용을 연상시킬 만했다. 전형적인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의 모습을 보여주는 권창훈은 간헐적으로 공격 가담도 하며 슈팅 기회를 만들어냈다.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한 김승대 (전반 44분, 도움 이재성)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한 김승대 (전반 44분, 도움 이재성) ⓒ KFA


대표팀은 이후 경기를 지배하며 지속해서 찬스를 만들어냈다. 특히 권창훈이 전반 35분과 42분에 중원에서 김승대, 이종호, 이재성과 함께 짧은 패스와 힐패스를 섞은 콤비네이션을 선보였다. 이는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연상시킬 만한 짧은 패스와 세밀한 움직임이었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공격의 날카로움을 더했다.

드디어 전반 44분 이재성의 환상적인 스루패스와 김승대의 절묘한 라인브레이킹이 맞물리며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재성과 김승대는 각각의 장점을 보여주며 골을 넣었다. 대표팀은 선제골을 넣으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채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중국은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가오린을 빼고 쑨 쿼를 투입했다. 가오린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에 비해, 대표팀은 교체 없이 후반전에도 강한 전방압박으로 상대방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이런 흐름이 지속하는 가운데 후반 9분에 홍철의 폭발적인 오버래핑이 나왔다. 드리블로 혼자서 상대의 수비진영까지 공을 몰고 간 후 침투하는 이종호에게 패스를 넣어주었다. 공을 받은 이종호가 박스 근처에서 보디페인팅으로 상대 수비진을 벗겨내고 슈팅을 가져갔지만 아쉽게 골대를 빗나갔다.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한 이종호 (후반 11분, 도움 김승대)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한 이종호 (후반 11분, 도움 김승대) ⓒ KFA


이러한 이종호의 지속적인 공격 시도는 후반 11분에 결실을 보았다. 무엇보다 첫 번째 골에 이어 두 번째 골에서도 관여한 이재성의 도움이 컸다.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전방압박을 수행하던 이재성이 공을 탈취하여 김승대에게 스루패스를 넣어주었다. 김승대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왼쪽에 침투하던 이종호에게 패스를 넣어주었다.

여기서 김승대의 패스가 다소 약해서 골키퍼에게 막힐 뻔했다. 그러나 이종호가 센스있게 공중으로 공을 살짝 띄우며 골키퍼를 완전히 제쳤고, 슬라이딩하며 골을 넣었다. 이재성에서 김승대 그리고 이종호까지 2선의 선수들이 함께 만들어낸 완벽한 공격작업이었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놓은 사이 후반 22분에 위기가 찾아왔다. 김영권이 파울을 당했지만, 심판은 호루라기를 불지 않았다. 이때 선수들은 모두 심판을 바라보며 수비를 하지 않고 있던 찰나였다. 중국의 공격수 순 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위협적으로 슈팅을 했다. 김승규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위험한 순간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가능하면 모든 선수를 활용하기 위해 활발히 교체를 진행했다. 후반 33분 이후로 이용재, 김신욱, 정우영을 차례대로 교체 투입하며 더욱더 많은 선수를 실험해보고자 했다. 공격에 불을 붙였지만, 추가 골은 나오지 않은 채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승리 요인은 수비조직력, 오는 5일 한일전이 더욱더 중요하다

 중국과의 경기에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슈틸리케 감독, 한일전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슈틸리케 감독, 한일전은? ⓒ KFA


중국전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팬들이 만족할 만한 축구를 펼친 슈틸리케 감독이다. 경기가 끝난 직후 인터뷰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승리의 요인이 탄탄한 수비조직력이라 했다.

4백 수비진은 처음으로 맞춘 조합이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주었다. 후방에서 빌드업을 담당하며 수비진에 무게를 더해주는 김영권과 빠른 발을 통해 상대의 역습을 차단한 김주영의 활약은 팀에 안정감을 더했다. 임창우는 이재성의 뒤를 지켜주며 이재성이 조금 더 공격에서 힘을 쓸 수 있게 하였고, 홍철은 폭발적인 오버래핑으로 대표팀 공격의 첨병으로 해야 할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전방에서 공격진의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압박이 효과를 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늘 같은 경기력이면 일본전에서 누구나 선발로 나와도 승리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우한의 더운 날씨로 선수들의 몸 상태를 먼저 점검하여 일본전을 준비하겠다고 하였다.

오는 5일에 열리는 한일전은 더욱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바로 광복 70주년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 대한 관심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보는 경기가 될 것이다. 만리장성을 제대로 무너뜨린 대표팀이 과연 일본전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일전의 동기부여는 언제나 충분히 되어있다. 중국전의 경기력만 보여준다면 한일전에서의 통쾌한 승리도 문제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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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스포탈코리아>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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