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해적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뜨거운 7월"을 보내면서 지역 언론에서도 강정호를 리그 신인상 수상을 위해 띄워 주는 모양새다. 강정호가 8월 1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2루타만 3개를 날리며 4타수 3안타로 7월의 마지막 경기(현지 시각 기준)를 마무리한 것과 흐름을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의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 가젯"에서도 강정호의 불탔던 7월 성적을 언급하며 7월의 신인과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경쟁에서 급격히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정호를 세워줬다. 또한 다른 피츠버그의 지역 언론 "트립 라이브"는 강정호가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지우고 있음을 강조했다.

팀내 경쟁 선수들의 부상, 마음 편히 자신의 타격을 하는 강정호

사실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내야 자원이 이미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하여 입단했다. 스프링 캠프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파워를 알렸으나, 개막 시점에서는 일단 유틸리티 백업 플레이어로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는 냉정한 현실적 평가가 있었다.

일단 강정호는 개막 로스터에 진입한 뒤, 유격수나 3루수를 가리지 않고 출전 기회가 올 때마다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자신만의 타격 자세인 레그 킥을 지키면서도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는 다리를 고정한 상태에서 타격하는 등 새로운 배움의 자세도 보였다.

처음 4월에는 일단 기존의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에게 유격수 출전 기회가 많이 주어졌다. 강정호는 조시 해리슨 등과 함께 3루수를 번갈아 맡아가며 출전했고, 머서가 휴식을 취하는 날이면 강정호가 유격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비록 13경기 출전이었지만, 타율 0.269(26타수 7안타)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4월 7안타 6타점으로 타점 생산 능력에 있어서 상당한 효율 가치를 증명했다.

그러던 중 유격수 머서의 타격 페이스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자, 강정호는 한때 유격수 출전 기회를 많이 얻어냈다. 강정호는 점차 타격감을 끌어 올리면서 유격수와 3루수 출전 기회가 늘어났고, 5월 23경기에서 타율 0.298(84타수 25안타)에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는 등 점차 자신의 가치를 높여 갔다.

이후 6월에 강정호는 25경기에 출전했다. 해리슨과 머서와 강정호가 상황에 따라 돌아가며 출전하는 상황이 만들어졌으나, 강정호는 출전하는 경기에서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등 점차 그의 타격 능력을 인정 받아가고 있었다. 비록 6월 타율은 0.221(77타수 17안타 1홈런)에 그쳤으나, 점차 선발 출전 기회가 늘어가고 있었으며 중심 타선에서의 적응 과정을 거쳤다.

타율 0.262로 6월을 마쳤던 강정호는 7월이 되면서 펄펄 날기 시작했다. 게다가 3루수 해리슨이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이탈하면서 강정호는 사실상 선발 라인 업으로 고정 출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유격수 머서까지 수비 과정에서 무릎 내측부인대를 다치며 실려 나가자 강정호는 그 순간부터 주전 유격수 자리를 확정했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자신의 본래 포지션인 유격수를 되찾은 강정호는 7월에 열린 25경기에서 타율 0.379(87타수 33안타)의 대활약을 펼쳤다. 특히 2루타 8개, 3루타 2개에 홈런 3개로 장타율이 0.621까지 향상되었고,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가 1.064에 달했다. 특히 올스타 게임 이후의 후반기 14경기로 한정하면 타율 0.440에 OPS 1.251로 다른 팀의 어떠한 거포들보다 더 위협적인 선수가 되었다.

사실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피츠버그는 얼마든지 해리슨과 머서의 공백을 모두 메울 수 있었다. 피츠버그는 60승 42패로 내셔널리그 2위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포스트 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해리슨이 자리를 비운 3루 자리를 은퇴 준비 중인 베테랑 아라미스 라미레스로 채운 것 이외에는 주전 급 내야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이는 유격수 자리를 강정호에게 확실하게 맡기겠다는 뜻이다.

물론, 전치 6주 판정을 받은 해리슨과 머서가 9월에 복귀하면 다시 시즌 막판 경쟁 분위기가 조성될 수는 있다. 하지만 지역 언론에서 강정호의 신인상 수상을 지지하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강정호가 후반기에 입지를 굳힐 수 있는 확실한 기회가 온 것이다.

리그 신인상 경쟁자들의 부진, 강정호의 수상 가능성도 UP

사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2013년에 그러하였듯이, 류현진과 같은 1987년 생인 강정호도 KBO리그를 거친 선수로서 경력을 감안하면 신인이라고 부르기에 어색하긴 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엄연히 1년차 신인 신분으로 리그 신인상 후보 자격이 있는 선수이다.

올 시즌이 개막할 때 내셔널리그에서 주목 받고 있는 신인으로는 다저스의 외야수 작 피더슨(중견수, 1992년생)과 시카고 컵스의 내야수 크리스 브라이언트(3루수, 1992년생)가 있었다. 그리고 피더슨이 4월에 타율 0.298을 기록하고, 브라이언트가 4월에 타율 0.318을 기록하면서 앞서 가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피더슨과 브라이언트는 개막 시점부터 팀의 주전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한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특히 피더슨은 전반기에만 20홈런을 기록했고, 브라이언트도 전반기에 12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파워에서도 강정호보다 앞선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4월에 타율이 반짝 빛났을 뿐, 5월부터 타율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피더슨은 5월에만 홈런 9개를 기록했으나 타율이 0.236으로 컨택 능력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6월에도 7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이 0.222로 저조했다. 급기야 7월에는 홈런 1개에 타율 0.169로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당초 내셔널리그 신인상 1순위였던 분위기에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그래도 5월에 타율 0.265, 6워러 타율 0.267로 피더슨보다는 타율 하락의 속도가 느렸다. 그러나 브라이언트도 7월에는 타율 0.168을 기록하며 피더슨 못지 않은 부진에 빠져 있다. 그나마 7월 홈런 4개로 피더슨보다는 기복이 덜한 편이다.

결국 피더슨은 현재까지 시즌 타율 0.225를, 브라이언트는 시즌 타율 0.246을 기록하며 많이 처진 상태다. 반면 시즌을 치러가면서 상승세를 탄 강정호는 어느덧 시즌 타율 3할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팀이 102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유격수로 32경기, 3루수로 54경기에 출전한 강정호는 총 308타석으로 규정 타석인 316타석에 약간 모자란 상황이다. 7월의 불꽃 같은 활약으로 7월의 신인에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

강정호가 규정 타석을 채우고 2할 대 후반 ~ 3할 대 타율 그리고 최근의 장타력을 유지한다면 시즌이 끝난 뒤 리그 신인상을 차지할 가능성도 높다. 지역 언론이 강정호의 신인상을 지지하는 분위기를 만든 이상, 메이저리그의 다른 기자들의 표를 끌어올 수 있는 영향력이 생긴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적응을 끝낸 강정호는 이제 더욱 뜨겁게 불타오를 일만 남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MLB 메이저리그야구 피츠버그파이어리츠 강정호7월성적 내셔널리그신인상경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