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해적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래 처음으로 3루타를 기록했다. 강정호는 8일(아래 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홈경기에 3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여 3루타를 기록했다. 강정호의 이 3루타가 경기를 동점으로 만드는 적시타가 되면서, 강정호는 팀을 위기에서 구원하며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피츠버그 현지에 내린 비로 약간 늦게 시작된 경기는 프란치스코 리리아노와 타이슨 로스의 선발 맞대결로 시작됐다. 파드레스는 2회 초에 안타 하나, 피츠버그는 2회 말에 단타 2개를 기록했으나 모두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채 경기의 첫 변수가 적용된 3회를 맞이했다.

내리는 비, 식어버린 어깨, 뒤바뀐 흐름

3회 초 파드레스의 공격 1사 상황, 파드레스의 투수 로스가 안타로 출루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 데릭 노리스 타석 때 노리스가 3루수 강정호 앞으로 떨어지는 땅볼 타구를 날렸고, 강정호는 2루로 송구하며 야수 선택으로 선행 주자를 아웃, 아웃 카운트를 하나 추가했다.

그런데 이 3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피츠버그 현지의 빗줄기가 거세어졌다. 결국 내야에 방수포를 덮고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철수한 가운데 상당 시간 경기가 지연되었다. 비가 그친 뒤 재개된 경기에서 피츠버그의 선발투수 리리아노는 욘더 알론소를 볼넷으로 출루 시키며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리리아노는 이어서 3번 타자 맷 켐프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며 한 번에 2점을 내주고 말았다(0-2). 하지만 리리아노는 저스틴 업튼을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고, 강정호가 침착하게 1루로 송구하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리리아노는 비로 인하여 잠시 투구 리듬이 흔들린 3회 초를 제외하고는 이날 추가 실점이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타석 이후 상당 시간 내린 비로 인하여 어깨가 식어 버린 파드레스의 선발투수 로스는, 2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만 기록한 채 프랭크 가르케스로 교체됐다(27구). 피츠버그는 3회 말 공격에서 1사 후 그레고리 폴랑코의 볼넷과 닐 워커 타석에서의 야수 선택으로 2사 1루 상황을 만들었다.

여기서 3번 타자 앤드류 매커친이 타석에 들어섰고, 파드레스의 두 번째 투수 가르케스는 폭투를 범했다. 이 폭투로 2사 2루가 된 상황에서 매커친은 바로 다음 공을 밀어 치며 적시 2루타를 기록했고, 2루에 있던 워커가 홈으로 들어왔다(1-2).

다음 타자로 4번 타자 강정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첫 타석에서 로스의 초구 시속 151km짜리 속구를 받아 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던 강정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 초구 시속 124km짜리 커브에 맞으며 몸에 맞는 공으로 이 날의 첫 출루를 기록했다.

최근 타격감 상승으로 5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된 유격수 조디 머서가 내야 안타를 만들며 피츠버그는 2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 들어선 페드로 알바레즈가 삼진을 당하면서 피츠버그는 잔루 3개를 적립하고 이닝을 끝냈다.

선발투수를 일찍 바꿨던 파드레스는 두 번째 투수 가르케스도 2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투구를 마치고 5회 초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됐다(43구). 파드레스는 무사 1루 상황에서 맞이한 투수 타석에서 대타로 팀의 에이스인 제임스 실즈가 들어섰고, 강정호 앞으로 떨어지는 희생 번트를 만든 뒤 경기에서 물러났다.

비가 만들어 준 행운의 3루타, 슬라이더 약점도 극복

5회 말 공격에서 피츠버그는 선두 타자 워커의 안타와 매커친의 좌익수 뜬공으로 1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가 그 득점권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강정호는 파드레스의 세 번째 투수 마르코스 마테오의 초구 시속 140km짜리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침착하게 밀어 치며 우익수 맷 켐프 앞으로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렸다.

경기장에 비가 내린 이후라 타구는 켐프를 향해 정확히 가지 않고 바운드 과정마다 방향이 바뀌었다. 이 변수가 발은 빠르지만 수비가 약점인 켐프를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 켐프가 공을 잡으러 가는 사이 2루에 있던 워커가 홈을 밟았고, 강정호는 3루까지 밟았다(2-2).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래 처음으로 3루타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특히 이번 3루타는 강정호가 최근 취약한 모습을 보였던 슬라이더를 공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뿐만 아니라 동점 적시타가 되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피츠버그는 6회 말 공격에서 크리스 스튜어트가 10구 대결 끝에 몸에 맞는 공을 얻어 냈다. 그리고 폴랑코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2사 1,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파드레스의 교체된 투수 숀 켈리에게 워커가 삼진을 당하면서 역전 찬스를 놓쳤다. 선발투수 리리아노는 6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하고 6회 말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 트래비스 이시카와로 교체되며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86구).

7회 말 선두 타자 매커친이 안타로 출루하고 무사 1루가 된 상황에서 강정호가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강정호는 켈리와의 6구 대결에서 시속 146km짜리 속구를 공략했다. 그러나 타구는 파드레스의 중견수 멜빈 업튼 주니어(옛 이름 B. J. 업튼, 저스틴 업튼의 형)의 글러브로 향하는 뜬공이 되며 아쉽게 물러났다.

8회 말 피츠버그는 파드레스의 다섯 번째 투수 호아킨 베노아를 상대했다. 선두 타자 션 로드리게스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크리스 스튜어트의 희생 번트가 성공했다. 대타 스티브 롬바르도치가 3구 삼진을 당하면서 2사 2루가 된 상황이었고, 1번 타자 폴랑코가 타석에 들어섰다.

폴랑코는 베노아의 4구째 시속 153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 치며 좌중간 외야로 떨어지는 적시 3루타를 날렸다. 2루에 있던 로드리게스가 홈을 밟으며 피츠버그는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3-2). 피츠버그는 이날 강정호와 폴랑코가 각각 기록한 도합 2개의 3루타가 팀을 구했다. 승기를 잡은 피츠버그는 9회 초 마무리투수 마크 멜란슨을 투입하며 승리를 굳게 지켰다.

이날 메이저리그 첫 3루타를 기록하며 3타수 1안타 1사구 1타점을 기록한 강정호의 타율은 0.257에서 0.259로 상승했다. 최근 피츠버그의 유틸리티 플레이어 조시 해리슨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며 당분간 자리를 비우게 됨에 따라 강정호는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기회를 활용하여 강정호가 자신의 존재감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추추 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같은 날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우익수 겸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추신수는 8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 애리조나의 투수 로비 레이의 2구째 시속 146km짜리 속구를 타격하여 중견수 A. J. 폴락에게 향하는 희생 플라이를 기록했고, 3루에 있던 엘비스 앤드류스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타점을 추가했다. 2타수 무안타 1타점을 기록한 추신수의 타율은 0.231에서 0.229로 떨어졌고, 팀은 2-4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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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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