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야구 경기가 장마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7월 7일 광주 북구 무등 야구장에서 벌어진 남자 야구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경기 역시 비로 인하여 경기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노 게임 선언이 되었다.

전날 야구 참가국 중 최강이라 평가되던 일본에 0-8로 대패했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다음 라운드에서 상위 순위 결정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1승이 절실했다. 그리고 A조에서 약체로 분류되던 프랑스를 맞이하여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날 원래 오후 5시에 시작하기로 했던 경기는 광주 현지에 내린 비로 인하여 1시간 늦게 시작됐다.

대한민국은 1회초 공격부터 선두 타자 조수행의 2루타와 채상현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서 김호은의 내야 땅볼로 1사 2, 3루가 되었는데, 4번 타자 김주현의 유격수 뜬공, 5번 타자 양구열의 우익수 뜬공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2회초에도 이성규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앞뒤 타선이 침묵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3회초에는 1사 후 채상현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폭투를 틈타 3루까지 진루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득점타가 터지지 않았다. 4회초 공격에서는 삼자 범퇴로 철저하게 막혔다.

약체로 분류되었던 프랑스였으나 선발투수 오자니쉬 오웬이 날카로운 제구력을 앞세우며 대한민국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일본의 3승이 유력한 상황에서 A조는 대한민국과 프랑스 그리고 중국이 2위를 경합하는 양상이다.

대한민국의 선발투수 김도영은 4회말 1사까지 3.1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랑스 타선을 압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타선도 프랑스의 오웬을 끝내 무너뜨리지 못하면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비로 1시간 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향후 일정을 감안하여 일단 시작했던 경기는 비가 약하게 내리는 상황에서도 5회를 맞이했다.

5회초 우천 노 게임, 일본의 4강 확정으로 잔여 경기 다득점 부담은 덜어

비가 내리는 날 최소 5이닝 이상 경기를 치를 경우 강우 콜드 게임이 인정되는 규정에 따라 사실상 마지막 이닝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5회초 선두 타자 문성용이 2루타로 출루했다. 그리고 김성훈의 보내기 번트 과정에서 프랑스 투수의 악송구가 겹치며 무사 1,3루 결승점 찬스를 잡았다.

그런데 여기서 결국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비가 계속 거세어졌고, 선수 개인 글러브를 하나 씩만 갖고 있었던 프랑스 측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있던 심판진에게 강력한 항의를 한 것이 문제가 됐다. 프랑스는 비 때문에 글러브의 질이 나빠지면 향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

결국 5회초 무사 1, 3루 득점권 찬스를 맞이한 상황에서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하고 내야에 방수포를 깔았다. 그리고 7시 49분까지 기다렸으나 비가 그치지 않았고, 5이닝을 마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심판진은 노 게임을 선언했다. 5회초 공격에서 안타 하나만 더 추가하여 결승 타점을 올리고, 5회말 수비에서 무실점으로 막아냈으면 강우 콜드 게임으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운 우천 노 게임 판정이었다.

이날 낮에 열렸던 A조의 일본과 중국 경기에서 일본이 3회말 공격에서만 5안타 5볼넷 9득점을 기록하며 5이닝 콜드 게임 승으로 사실상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때문에 대한민국은 다득점에 상관없이 프랑스와 중국을 상대로 2경기를 모두 승리하기만 하면 자력으로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5회초 노 게임 선언이 더욱 아쉬웠다.

같은 시각에 바로 옆에 있는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B조 체코와 대만의 경기도 비로 인하여 노 게임 선언이 되었으며, 앞서 편성되었던 미국과 멕시코의 경기 역시 우천으로 연기됐다. 기존의 경기들을 모두 다음 날로 미뤄 편성하는 것이 아니고 일단 8일에는 원래 편성되었던 조별리그 3차전 경기를 모두 치른다.

원래 야구 종목은 3일에 걸친 조별리그를 마친 뒤 9일 하루 휴식하고 10일부터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나눠 결선 토너먼트를 치르는 일정이었다. 7일에 편성되었던 경기 중 3경기(A조 1경기, B조 2경기)가 비로 노 게임 선언이 되었는데, 예비일인 9일에 모두 재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에 대한민국은 8일에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르며, 9일에도 챔피언스 필드에서 프랑스와 재경기를 치른다. 일본이 이미 2경기 모두 큰 점수 차로 승리를 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이 두 경기를 점수 차에 관계 없이 모두 승리하기만 하면 조 2위로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다만 대한민국과 프랑스가 4이닝 이상 서로의 전력을 파악할 시간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9일에 치를 재경기는 다소 까다로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다득점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낸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향후 두 경기에서 어떠한 경기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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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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