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선발투수들이 조기에 강판되고 구원투수 이어 던지기로 손에 땀을 쥐는 승리가 많았던 이전의 경기와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이다. 한화는 5월 23일 경기도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이틀 연속 선발투수들의 호투에 힘입어 승리하며 잦은 연투로 지쳐있던 구원투수들을 보다 여유 있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화는 전날 경기에서 선발투수 배영수의 7.1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 호투에 힘입어 승리했다. 비록 다음에 등판한 김기현과 정대훈의 난조로 결국 마무리투수 권혁이 등판했지만 다른 필승조들은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한화는 이 날도 선발투수로 등판했던 안영명의 호투로 경기를 쉽게 가져갈 수 있었다. 안영명은 1회말 수비에서 박경수에게 볼넷, 하준호에게 안타, 장성우에게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0-1).

안영명이 호투하는 동안 한화의 타선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힘을 냈다. 한화는 2회초 공격에서 선두 타자 김경언의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서 제이크 폭스의 우익수 뜬공 때 김경언은 3루까지 진루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뒤이어 다음 타자 김회성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한화는 손쉽게 선취점을 얻었다(1-1).

1-1 균형은 5회에 깨졌다. 5회초 공격에서 한화는 주현상의 볼넷, 이용규의 안타, 권용관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정근우가 2루수 땅볼을 기록할 때 주자들이 각각 진루했고, 3루에 있던 주현상이 홈을 밟아 균형을 깼다(2-1). 한화는 4번타자 최진행 타석에서 김태균을 대타로 냈다.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김태균은 얼마 전에 대타로 출전하여 그랜드 슬램(만루 홈런)을 날렸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김태균은 3구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놓쳤다.

잔루 2개를 남기며 5회 공격을 끝냈지만, 한화는 6회초에 다시 한 번 타선이 폭발했다. 선두 타자 김경언의 안타와 이성열의 희생 번트, 김회성의 볼넷으로 한화는 1사 1,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고, 이어진 조인성의 적시타로 김경언이 홈을 밟았다(3-1).

이어서 주현상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kt의 선발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을 끌어 내렸다. 다음 타자 이용규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김회성이 홈을 밟았고(4-1), 이어진 권용관 타석에서는 교체된 투수 이창재의 폭투로 조인성까지 홈을 밟았다(5-1). 김회성과 조인성이 옥스프링의 책임 주자였기 때문에, 옥스프링의 최종 투구 기록은 5.1이닝 7피안타 4볼넷 1사구 4탈삼진 5실점이 되었다(103구).

옥스프링이 6회에 무너진 반면, 한화 선발 안영명은 1회 실점을 제외하곤 별 위기 없이 경기를 이끌어 갔다. 그리고 6이닝 7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를 기록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89구). 옥스프링과 똑같은 7개의 피안타였지만, 볼넷을 적게 기록하며 제구력에서 우위를 보였고, 위기 관리를 통하여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전날 경기에서 넉넉한 점수 차로 배영수가 긴 이닝을 소화했듯이, 한화는 이 날도 5점의 넉넉한 점수 차로 안영명이 보다 여유 있는 피칭을 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화는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정진이 9회 1사까지 2.1이닝 1피안타 1탈삼진으로 롱 릴리프의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29구).

보다 승부에 여유가 있어진 한화는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자 전날 1이닝 초과 투구를 기록한 권혁에게 휴식을 주었다. 그리고 9회말 2사에서 김민우와 윤규진에게 아웃 카운트 하나 씩을 맡기며 경기를 끝냈다.

선발투수가 이틀 연속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호투를 보이면서 최근 지쳐있던 한화의 필승조는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짝수 구단 체제로 다시 바뀐데다 시즌 144경기로 늘어난 상황에서 특정 구원투수들의 지나친 연투는 자칫 잘못하면 팀 투수진 전체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가 있었기 때문에 더 간절했던 선발투수들의 호투였다.

한편, 이 날 kt 위즈 파크는 kt 위즈가 KBO리그에 합류한 이래 처음으로 만원 관중 사례를 기록했다. kt 위즈 파크의 좌석은 총 2만 2백 석이고 공식적인 최대 수용 인원은 2만 5천 명인데, 이 날 처음으로 홈 구장 티켓 매진을 기록했다. 종전까지는 4월 4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1만 7563장이 팔렸는데, 이 날은 경기 시작 90분 전인 오후 3시 30분을 전후하여 매진을 기록했다. 10구단 체제로 전환한 이래 신생 구단의 홈 경기에서도 관중 확보가 보장된다면 KBO리그의 흥행에 보다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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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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