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독수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성열이 화끈한 신고식을 치르며 팀을 연패위기에서 구했다.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한화는 역전 투런홈런 포함 3타점을 쓸어 담은 '이적생' 이성열의 활약과 9회에 나온 상대실책으로 LG에 5-4 끝내기 승을 거두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자신을 믿고 불러준 야신의 선택에 확실한 보답이었다. 팀이 3-0으로 뒤지던 4회 송광민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이성열은 LG선발 장진용의 3구를 받아쳐 우익수 옆으로 흐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6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성열은 기어코 일을 냈다. 이성열은 팀이 2-3으로 추격을 시작한 6회 2사 1루에서 LG의 바뀐 투수 김선규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성열의 역전 홈런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4-3으로 앞선 9회 마무리 윤규진이 폭투로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행히 9회말 공격에서 1사후 안타로 출루한 강경학이 LG의 수비실책을 틈 타 경기를 마무리 했지만 한화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9회 수비였다.

이성열, 한화에서 야구인생 꽃 피울까

이성열은 지난 8일 투수 양훈과 함께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허도환과 함께 독수리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첫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야신 김성근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선발급 투수가 필요했던 넥센에 양훈을 내주는 조건으로 허도환과 이성열을 받은 한화다. 한화는 최진행과 김태균 김태완 등 오른손 중장거리 타자는 충분하지만 왼쪽 타석에서 큰 것 한방을 날려줄 선수가 없었다.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전열을 이탈한 조인성의 공백도 커보였다. 조인성을 대신해 정범모가 안방을 지키고 지성준이 백업으로 있지만 조인성과 비할 바는 아니다. 한화가 이성열과 허도환을 선택한 이유다.

효천고를 졸업 후 2003년 2차 3순위로 LG트윈스에 입단한 이성열은 기대만큼 크게 두곽을 나타내지 못하고 2008년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었다. 두산 이적 후 2010년 주전자리를 꿰차는 듯했지만 넘치는 외야자원에 이성열이 버티기는 어려웠다.

2012년 넥센유니폼으로 갈아입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택근과 유한준 문우람 등 힘과 스피드를 보유한 넥센의 외야진에 이성열이 설 자리는 없었다. 그리고 지난 겨울에는 FA미아가 될 뻔한 아찔한 상황도 맞이한 이성열이다.

피울 듯 피울 듯 피우지 못한 이성열의 야구인생. 그가 이날 입은 한화의 유니폼도 벌써 네 번째이다. 이적 첫 날 화끈한 신고식을 한 이성열이 한화에서 야구인생의 꽃을 피울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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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이성열 역전홈런 트레이드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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