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자원)이 유실된 것으로 알려진 우리 영화 94편을 새롭게 발굴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3월 11일 한규호 연합영화공사 대표의 기증으로 1949~1981년까지 유실되었거나 필름 일부만 영자원에 남겨진 작품을 포함해 총 450편이 KMDB(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를 새롭게 채우거나 보완되었으며 이 중 극영화가 94편이다. 이 94편에는 한국영화계의 역사를 쓴 이만희, 임권택, 김수용, 정진우 감독의 영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영화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 영화는 한 번 상영하고 버리는 '소모품'이라는 당시의 인식으로 인해 수많은 작품이 극장 상영 후 폐기되었고 이때 유실된 작품의 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1974년 '한국 필름 보관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현재의 영자원은 필름과 자료 보존을 위한 최고의 설비들을 이용해 필름 보관 및 복원에 온 힘을 기울여왔다.

영화 <잊을 수 없는 연인> 이번에 발굴된 이만희 감독의 <잊을 수 없는 연인>

▲ 영화 <잊을 수 없는 연인> 이번에 발굴된 이만희 감독의 <잊을 수 없는 연인> ⓒ KMDb


한규호 대표는 기증한 필름을 영자원에서 보관, 관리를 요청했으며 영자원은 '한우섭 & 한규호 父子 컬렉'이라는 명칭으로 보존하고, 순차적으로 일반인에게 영화 일부를 공개하기로 했다.

오는 4월 23일에는 고(故) 이만희 감독 타계 40주년을 맞아 '한국영상자료원 이만희 감독 전작전'에서 재벌의 외아들과 삼류 악극단 여가수의 사랑을 그린 <잊을 수 없는 연인>(1966)을 시작으로 5편을 공개할 예정이며, 금년 내 정진우 감독의 데뷔작 <외아들>(정진우, 1963), 임권택 감독의 14번째 영화 <전장과 여교사>(임권택, 1965), 섬마을 어촌민들의 자연과의 투쟁, 삶의 의지를 그린 <만선>(김수용, 1967), 황순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무들 비탈에 서다>(최하원, 1968) 또한 공개 예정에 있다.

한편 영자원은 40주년을 맞아 작년 4월 22일 한국 영화계 원로들과 영화인들을 한 자리에 초청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컬러 영화이자 한국과 홍콩의 쇼브라더스가 합작해 제작한 영화 <이국정원>(전창근, 도광계, 와카스키 미츠오, 1957)을 발굴해 디지털 상영본으로 복원, 라이브 더빙 쇼로 상영한 바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영자원 이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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