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의 한 장면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의 한 장면 ⓒ 영화사 진진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의 원제는 'A Most Violent Year'입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뉴욕의 1981년은 원제 그대로 범죄율이 최고조에 달했던 해입니다. 영화의 주인공 아벨의 삶도 그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아벨은 범죄의 피해자임과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아벨은 유류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사업가입니다. 그는 마피아였던 장인의 회사를 물려받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합법적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무리하게 큰 부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오일 운반 트럭 강도 사건으로 금전적 손해는 물론 피고용인들이 상해를 입게 되고 검사에게는 각종 범법 행위로 기소를 당하기도 합니다. 거기에다가 은행의 돈줄마저 끊겨 부지 잔금을 제때 치르지 못해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때, 아내이자 사업파트너인 안나가 아벨에게 한 가지 비밀을 털어 놓습니다.

<모스트 바이어런트>는 욕망으로 인해 타락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안나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벨은 원하는 것은 반드시 갖고야 마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아벨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아벨은 갈등을 느끼게 됩니다.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도덕적으로 무결하고자 하는 자신의 또 다른 욕망 하나만 버리면 됩니다. 마침내 아벨은 기회를 잡기로 결정하고 원하던 부를 손에 얻게 됩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먹이사슬의 가장 낮은 층에 있던 선량하고 무고한 이들의 희생이 있습니다.

영화는 바닥까지 떨어진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단 한 장면으로 그려냅니다. 아벨이 그토록 얻길 원했던 부지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영화는 이 모습을 그리기 위해서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을 달려온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순백의 눈 위로 흐르는 붉은 피와 검은 기름의 이미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직설적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관객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합니다. <모스트 바이어런트>를 통해서 우리는 순진무구해 보일 정도로 나이브한 방식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이가 욕망 앞에서 얼마나 추락할 수 있는지 목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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