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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그들을 위한 부동산 정보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건설사에도 언론사에도 '돈 안 되는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에 사는 1·2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정보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유용한 정보도 댓글로 알려주세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실전 셋방 찾기를 응원합니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취재: 김동환·고동완·김재환·박다영·송지희·양원모·이유진·정민경
개발: 황장연 최용민 디자인: 봉주영 신수빈

[바로가기] ☞ 내게 맞는 동네는? '실전 셋방 찾기' 지도검색

성북구는 서울시 25개구 중 대학교가 가장 많은 자치구다. 서울시내에 있는 4년제 대학교는 총 46개. 이 중 성북구 안에만 7개의 대학교가 밀집해 있다.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서경대, 성신여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한성대다.

대학교 부근은 대체로 물가가 싸고, 편의 시설이 많아 1인 가구가 살기에 적합하다. 유동인구가 많아 치안이 좋고 안전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고려대학교 인근 안암동에 거주하는 지아무개(28·여)씨는 "2년 전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취업한 지금도 여전히 학교 주변에 산다"면서 "대학가만큼 치안, 물가, 편의 시설 등을 고루 갖춘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기자가 둘러본 성북구 7개 학교 주변 풍경은 학교마다 조금씩 달랐다. 성신여대는 주변에 번화가가 자리잡고 있었지만 한예종 주변은 거의 주택뿐이었다. 집값 분포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다.

5평 크기 원룸의 주택 임대비용이 가장 낮은 곳은 국민대·서경대 주변이었다. 이 지역은 성북구 내에서도 규모가 큰 주택촌으로 집값이 비싸지 않으면서 시장, 하천, 도서관 등 실속있는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장 임대비용이 높은 곳은 고려대 인근이었다.
서경대 정문에서 바라본 주택가 전경. 원룸을 비롯한 주택 건물들이 모여 있다.
 서경대 정문에서 바라본 주택가 전경. 원룸을 비롯한 주택 건물들이 모여 있다.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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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주변 정릉동...서울에서도 집값 싼 몇 안 되는 동네"

서경대와 국민대가 있는 성북구 정릉동은 얼핏 봐서는 대학가라고 느끼기 어렵다. 학교 앞에 크게 발달한 상가도, 유흥가도 없기 때문이다. 서경대 정문 앞에는 다섯 개 정도의 카페와 음식점이 전부다. 이마저도 서경대 정문으로부터 5분 거리인 정릉동 주택촌으로 접어들면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

정릉동 주택촌에는 3, 4인 가구와 1인가구용 집이 적당히 섞여 있다. 약 5평 원룸의 시세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5만 원 선. 정릉동 ㄷ공인중개사 정아무개 대표는 "원래 정릉동은 서울에서도 집값이 싼 몇 안 되는 동네"라며 "북한산을 끼고 있어 언덕 경사가 있고 개발이 어려워 건물들이 오래된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릉동 내에는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 두 곳 지정된 상태다.

정 대표는 이어 "지하철역이 인근에 없는 것도 집값이 저렴한 이유 중 하나"라며 "2016년 우이선이 개통되면 집값이 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릉3동에 거주하는 고아무개(32)씨는 "집값은 저렴한 편이지만 번화가로 나갈 때 교통비까지 포함하면 그리 싸지 않은 것 같다"고 불평을 하기도 했다.

서경대에서 국민대 방향으로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다보면 정릉천이, 정릉천을 끼고 정릉 IC 방향으로 발을 옮기면 정릉시장이 나온다. 시장은 크지 않지만 마트를 끼고 있어 찾는 사람은 많은 편이다. 대학가 주변다운 화려함은 없지만 생활에 필요한 기반시설들은 잘 갖춰져 있는 셈이다.

급할 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인상적인 식당가도 있다. 국민대 정문 앞의 '지하세계'다. 지하세계는 국민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식당가로 계단을 한참 내려가야 가게가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국민대 학생 고동완(22)씨는 "이 부근 음식점은 대체로 식대가 5000원 이하"라면서 "정릉시장 근처보다도 학교 앞이 (밥값이)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안암역 앞 사거리 모습. 골목 안쪽으로 주택과 음식점, 술집 등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안암역 앞 사거리 모습. 골목 안쪽으로 주택과 음식점, 술집 등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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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서경대가 '산악지형'이라면 고려대 인근은 '평야'에 가깝다. 6호선 고려대역과 안암역을 끼고 있는 이 지역 경제는 4만 명에 육박하는 고려대 학생들에 의해 돌아가는데 그 때문인지 특색있고 이름난 '맛집'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음식 가격도 한끼 6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고려대 학생 강아무개(26·남)씨는 안암 인근 편의 시설을 묻자 단번에 "술집"이라며 "안암은 싸고 괜찮은 술집이 많기로 유명하다"고 답했다.

물가는 싸지만 거주비용 만큼은 다른 대학가에 비해 확연히 높은 편이다. 집 가격은 문과대학과 이과대학이 두루 가까운 안암역 부근이 고려대역보다 더 높다. 학교와 가까울수록 가격은 비싸지는데, 안암역 근방의 ㅅ공인중개사무소 김아무개 대표는 "안암역 부근 신축 원룸은 5평 내외라도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까지도 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균적으로 안암역 부근은 보증금 500만 원 기준 월세 50만 원 선, 고려대역 부근 종암동과 보문동도 40만 원 이상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구역 상 동대문구 제기동인 고려대 정문 앞 구옥촌은 가격이 그보다 조금 더 저렴하지만 매물 숫자가 많지 않다.

성신여대, 동덕여대 "여대 주변이라 치안 좋고 깨끗한 집 많아"

성신여대역 입구 인근의 모습. 술집을 비롯해 각종 음식점과 화장품 가게 등이 줄지어 있다. 밤에도 네온사인으로 인해 거리가 밝고 사람이 많았다.
 성신여대역 입구 인근의 모습. 술집을 비롯해 각종 음식점과 화장품 가게 등이 줄지어 있다. 밤에도 네온사인으로 인해 거리가 밝고 사람이 많았다.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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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와 동덕여대 부근은 상권에 비해 주택 가격이 높지 않은 편이다. 성신여대 부근은 영화관이 입점한 쇼핑몰을 중심으로 발달한 상권이 펼쳐져 있다.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밖으로 나오자 병원만 이십여 개가 들어찬 건물이 있고, 큰 규모의 대형 헬스장이 보였다. 보문역 방면으로는 술집들이 200m 가량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술집이 끝나는 지점에는 성북경찰서와 성북구청 건물이 있는데 이 두 건물 주변에는 모텔들이 서 있다.

술집 골목에서 성북천 반대 방향으로 한 블록을 이동하면 대형 쇼핑 거리가 나타난다. 각종 액세서리와 옷, 길거리 음식을 팔고 있는 상점들이 명동을 방불케하는 수준이다. 여대 앞인 만큼 로드샵 화장품 매장들이 종류별로 모여 있다. 동덕여대도 이와 비슷한 풍경이다. 상월곡역 앞에서부터 동덕여대로 이어지는 거리 내내 술집과 음식점, 카페들이 늘어져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두 여대 부근의 4~5평 원룸 임대비용은 보증금 1000만 원-월세 45만 원 정도. 성신여대 인근 ㅈ공인중개사무소 이아무개 대표는 "신축 건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대 주변이다보니 세입자들이 하나같이 치안과 깨끗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신축 건물의 공급이 워낙 많다 보니 신축이라고 해서 딱히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특성은 실제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동선동 성신여대입구역 주변에 거주하는 유지영(24, 여)씨 역시 "치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이 근방에 집을 얻었다"며 "사람이 많이 다녀 조금 시끄러운 느낌은 있어도 비교적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약 7시경 돌곶이역 7번출구 앞. 역과 학교가 가까운데도 주변 상권이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15일 약 7시경 돌곶이역 7번출구 앞. 역과 학교가 가까운데도 주변 상권이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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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대와 한예종은 대학가 치고는 사람이 적고 조용한 편이다. 한예종은 6호선 돌곶이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이 인근은 '대학가'라기보다는 '주택가'에 가까웠다. 식당과 카페 수도 양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음식점의 종류도 해장국, 고기집 위주다.

돌곶이역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김아무개(51·여)씨는 "이 근방은 대학가치고는 많이 번화한 편은 아니다"며 "한국외대 방향이 그래도 이 쪽보단 상권이 나을 것"이라 설명했다. 신축 원룸이나 주택 또한 돌곶이역 근방을 따라 몇 개가 있을 뿐 주로 오래된 건물이 많았다. 빈 방을 보여달라고 하니 김씨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짜리 원룸을 소개했다. 원룸 치고는 넓은 8평(26.4㎡) 가량의 방이었다. 그는 "방이 약간 큰 편이라 시세에 비해서는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 지역의 6~8평 원룸의 평균 시세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40만 원 정도다.

한성대 부근은 돌곶이역보다는 상권이 활발하다. 한성대입구역 근방은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커피숍이 꽤 있고, 정릉천을 따라 고기집과 술집이 줄지어 있다. 한성대는 한성대입구역에서 약 15분을 걸으면 나오는데, 학교 주변은 주로 분식집과 카페, 술집 위주다. 한성대학교에 다니는 이아무개(26·남)씨는 "한 정거장 내에 대학로, 성신여대 등 조금만 가면 번화가가 있어 좋지만 정작 동네에서는 할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아무개(25·남)씨 역시 "성북천이 있어 운동하기 편하고 파출소가 주변에 많은 건 좋지만 심심하다"고 답했다.

인근 주거 환경과 가격으로 봤을 때는 살기 좋은 편이라는 평이 많았다. 이 지역 주택은 건축 연한과 학교와의 거리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평균적으로 5평 내외 풀옵션 원룸의 가격대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0만 원 선이다. 주택가 인근에 할인마트가 많아 장 보기에 편리하고, 삼선교와 삼선공원이 있어 바로 운동이나 산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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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실전 셋방찾기, #성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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