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대표 수영 선수인 박태환(인천시청)이 금지 약물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된 후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들이 밝혀져 수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박태환이 이 약물을 제공받은 안티에이징 클리닉을 수차례 이용한 것으로 밝혀진 것. 박태환이 맞은 네비도는 독일의 바이엘 사에서 제조된 남성호르몬 주사인데, 세계 반 도핑 기구(WADA)의 금지약물 1호로 지정되어 있다.

가족들로 구성된 소속사인 팀GMP는 도핑 검사를 전달받자 이같은 내용을 함구할 것을 부탁했고 클리낙 K원장에 대한 고소만 준비했다. 박태환은 2월 말 WADA 청문위원회에 출석하여 고의성이 없었음을 밝혀야 한다. 그러나 고의성 여부를 떠나 선수 자격 정지 징계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태환의 약물 적발로 과거에 약물로 적발된 다른 슈퍼스타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한때 사이클의 황제였던 랜스 암스트롱은 고환암 투병 후 1990년대 후반에 복귀하여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7년 연속 챔피언에 오르며 주목 받았다.

그러나 암스트롱은 도핑 의혹을 꾸준히 받으면서도 부인했다가 미국 반 도핑 기구(USADA)에서 보고서가 나온 뒤 2013년 1월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와서 약물 복용을 시인했다. 이후 투르 드 프랑스 우승 기록이 모두 박탈되어 이미지를 실추했다.

1988 서울 올림픽에 출전했던 벤 존슨 역시 육상 남자부 100m에서 9초 79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이후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되며 기록을 인정 받지 못한 바 있다. 존슨은 이후 반 도핑 홍보대사가 되어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러나 일부 슈퍼스타들은 거물급 도핑 선수들을 잡아내려는 반 도핑 기구들이 실시한 조사의 피해자로 거론되기도 한다. 야구계로 넘어가서 보면, 메이저리그에서도 21세기에 접어들어 약물과 관련된 거대한 파동이 여러 차례 일어났고, 이에 따라 수많은 선수들이 적발된 사례가 있다.

왕년의 야구 스타였던 호세 칸세코는 은퇴 후 자신의 자서전을 통하여 자신도 약물을 복용했으며 당시 슈퍼스타였던 배리 본즈(역대 홈런 1위), 알렉스 로드리게스(현역 홈런 1위), 로저 클레멘스(사이영 상 7회), 매니 라미레스, 라파엘 팔메이로 등을 거론하며 파동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팔메이로는 500홈런과 3000안타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이면서도 불명예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3000안타 달성자 중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지 못한 선수는 역대 최다 안타를 기록했지만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된 피트 로즈와 팔메이로 그리고 2014년에 은퇴하여 아직 입후보 자격이 없는 데릭 지터 뿐이다.

클레멘스와 본즈, 로드리게스, 라미레스 등은 자신의 복용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약물 파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2007년 12월 미국 상원의원이었던 조지 J. 미첼이 선수들의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이른바 '미첼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곪았던 상처가 터지고 말았다. 여기서 클레멘스와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그리고 로드리게스 등의 이름이 거론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뉴욕 양키스 선수로서 신사적인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던 앤디 페티트까지 거론되었다. 페티트는 여기서 자신의 복용 사실을 깨끗하게 시인했고, 이후 양키스에서 2013년까지 활약하다 팀 동료였던 마리아노 리베라와 함께 은퇴했다. 적발 즉시 사죄한 페티트는 이후 약물 스캔들에 더 이상 휘말리지 않았고 은퇴 후에도 구단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클레멘스와 본즈는 법적 절차를 밟아가면서 약물 복용과 관련해서는 처벌을 받지 않았다. 다만 본즈의 경우 집행 방해에 대한 형벌은 수행했다. 이들 둘은 아직도 의혹에 쌓여 있고, 현재까지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후 다시 약물 스캔들이 터졌다. 이번엔 바이오제네시스 스캔들이라고 다수의 선수들이 성장호르몬(HGH)을 구입하여 복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2011년 내셔널리그 MVP였던 라이언 브론(밀워키 브루어스)도 혐의를 받았고, 미첼 리포트에 이름이 올랐던 로드리게스 역시 또 이름이 올랐다.

결국 브론은 2013년에 혐의를 시인하고 6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수행하며 남은 시즌을 접었다. 그런데 여기서 로드리게스는 자신에게 내려진 211경기 출장 정지 처분이 부당하다며 항소, 끈질기게 경기에 나오며 징계를 162경기 및 포스트 시즌으로 경감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현재 소속 팀인 양키스 구단 프런트로부터도 외면을 받는 신세이다.

사실 이러한 약물 스캔들의 대부분은 거물급 도핑 선수들을 적발하기 위한 정밀 조사로 인하여 수많은 선수들이 대거 적발되면서 문제가 되었다. 암스트롱 역시 최근에 1995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약물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발언을 해 충격을 주었다.

전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는 슈퍼스타일수록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막중하고, 이에 따라 약물의 유혹을 받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러나 그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스타들은 이후 급격히 추락하며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였던 로드리게스가 급격히 이미지가 실추되는 모습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일단 박태환은 최대한 증거를 확보하여 고의성이 없었음을 밝혀야 하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에 대해서 사실이었다면 페티트처럼 깨끗하게 인정하는 것이 속죄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물론 선수 생활에 치명적인 흠이 될 것이고 박태환에게 있어서는 선수 생활 은퇴 기로에 놓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1989년생인 박태환이 꼭 선수 생활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살아가야 할 더 많은 삶을 위해서 이번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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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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