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시안컵 8강, 연장전까지 이어진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온 두 팀이 결승전을 가기 위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조별예선 3경기와 8강, 총 4경기 무실점 '늪 축구'로 단단히 무장한 대한민국과 8강에서 '전통의 강호' 이란을 3:3 경기 끝 승부차기에서 이겨 당당히 4강에 오른 이라크가 26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만났다.

FIFA 랭킹 69위, AFC 랭킹 3위이며, 월드컵 연속 8회 진출에 빛나는 '아시아의 터줏대감' 대한민국이지만 1960년 우승을 끝으로 아시안컵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었다. 최근 3번의 아시안컵에서도 3위에 2번 오르는 것이 전부였다.

대한민국은 이번 경기에서 이라크를 잡아 27년 만의 결승 진출을,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다. 이라크는 FIFA랭킹 119위, AFC랭킹 13위로 대한민국에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나 2007년 아시안컵을 우승했던 아시아의 다크호스다. 또한 8강전에서 '지역 라이벌'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라와 분위기는 최고조에 오른 상태였다. 대한민국과 이라크, 두 팀 모두 결승전을 가기 위하여 피할 수 없는 경기였다.

경기 시작 후 이라크는 최근 들어 계속 보여주던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대한민국의 수비진을 압박했다. 대한민국의 공을 차단한 이라크가 몇 차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지만 골로 연결하는 데 실패하였다. 대한민국 또한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전반 2분, 기성용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한교원에게 이어졌으나 아쉽게 연결되지 못하는가 하면, 전반 18분엔 역습 차단 후 이어진 손흥민의 강력한 유효슈팅이 아쉽게 골키퍼에게 가로막히며 득점에 실패하였다.

치고받는 싸움 끝에, 선제골의 주인공은 대한민국이었다. 전반 19분,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진수의 프리킥을 받은 '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이 헤딩으로 무난하게 연결하며 선제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아시안컵 직전, 슈틸리케가 찾은 K리그의 원석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선제골을 넣기는 하였지만, 이라크는 쉴 틈 없이 한국을 압박했다. 전반 종료 10분 전, 대한민국은 수비 지역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한 점 차 리드를 지킨 채 하프타임을 맞았다.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반전은 대한민국이 이라크를 지배했다. 대한민국의 점유율은 58대 42로 앞섰고, 슈팅 수와 유효슈팅 수 또한 각각 5대 4, 3대 2로 비교적 효과적인 공격을 펼친 대한민국이었다. 대한민국은 선발 출전한 오른쪽 윙어 한교원을 이근호와 교체해주며 후반전을 맞이했다.

다음에 터진 골의 주인공은 대한민국의 수비수 김영권이었다. 후반전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반 4분, 페널티박스 혼전 상황에서 김영원이 높게 뜬공을 침착하게 슈팅하여 추가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이후 대한민국은 후반전 내내 이라크를 압박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유효슈팅의 숫자가 7대 3으로 크게 앞선 대한민국은 앞선 점유율을 지키면서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나갔고, 결국 승리는 대한민국의 것으로 돌아갔다.

27년 만의 결승진출에 성공한 대한민국은 27일 오후 6시, 호주와 UAE 간의 4강 승리 국가와 31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다. 5경기 무실점에 성공한 대한민국이 반세기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오를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국가대표 아시안컵 대한민국 이라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