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농구 NBA에는 많은 형제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쌍둥이 형제인 브룩 로페즈(브루클린 네츠)와 로빈 로페즈(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는 각각 공격형 센터와 수비형 센터로 NBA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피닉스 선즈에서 함께 뛰고 있는 포워드 마키프와 마커스 모리스 형제(역시 쌍둥이)는 연봉계약마저 함께 할 정도로 사이가 돈독하고, 슬로베니아 출신의 고란-조란 드라기치 형제도 피닉스에서 도란도란 잘 지내고 있다(물론 동생 조란은 좀처럼 출전 기회를 못잡고 있지만).

하지만 이토록 대단한 형제들도 이들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한다. 바로 동부와 서부에서 각각 골밑을 지배하고 있는 5살 터울의 '스페인 특급' 파우 가솔(시카고 불스)과 마크 가솔(멤피스 그리즐리스) 형제다.

파우, 코비의 영리한 조력자에서 시카고의 리바운드 머신으로

가솔 형제가 미국에 입성한 것은 형 파우가 NBA에 진출했던 2001년. 애틀랜타 호크스에 지명된 파우는 곧바로 멤피스로 트레이드 됐고 마크를 비롯한 가족들이 멤피스로 이주를 하게 됐다.

파우는 '중거리슛이 가능한 백인 빅맨'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루키 시즌부터 17.9득점 8.9리바운드 2.1블록슛이라는 훌륭한 기록으로 그 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파우는 2005-2006 시즌 올스타 선정, 2006년 농구월드컵 MVP를 차지하며 NBA를 대표하는 엘리트 빅맨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2008년 2월 파우는 4-2 트레이드를 통해 명문 LA레이커스의 일원이 됐다. 당시 파우의 트레이드 반대 급부로 멤피스로 이적한 선수가 바로 동생 마크였다(결국 가솔 형제는 NBA에서 한 번도 같은 팀에서 뛰지 못했다).

파우는 레이커스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2년 연속 NBA 우승을 이끌며 전성기를 보냈다. 코비의 전 파트너였던 샤킬 오닐이 공격에 큰 비중을 두며 코비와 마찰을 일으킨 반면에 파우는 자신의 득점을 희생해가며 코비의 훌륭한 조력자가 됐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코비와 파우 콤비도 세월이 흐르면서 위력을 잃었고 파우는 2014-2015 시즌을 앞두고 시카고로 이적했다. 그리고 여기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바로 전성기가 지났다고 평가를 받았던 파우의 반등이었다.

파우는 이번 시즌 시카고의 주전 파워포워드로 출전하며 평균 19.8득점 12.2리바운드 1.9블록슛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리바운드는 데뷔 후 최고 기록으로, 디안드레 조던(LA클리퍼스,12.6개)에 이어 NBA 전체 2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득점이나 리바운드보다 더욱 놀라운 수치는 경기당 평균 35.9분에 달하는 출전 시간. 지난 시즌(31.4분)보다 4분 이상 늘어났다. 파우의 시대는 지났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머쓱하게 할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파우는 이번 시즌 동부컨퍼런스 최고의 빅맨이다.

마크, 검증된 수비력에 공격력까지 겸비한 완성형 센터

지난 2001년 형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마크는 고교 시절 멤피스에서 농구를 했다. 하지만 고교 졸업 후 NCAA에 진출하지 않고 고국으로 돌아가 바르셀로나(축구팀이 아니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레이커스에 2라운드로 지명된 마크는 2008년 스페인리그에서 MVP를 수상한 후 2008년 2월 형 파우와의 트레이드로 학창 시절을 보낸 멤피스로 이적했다. 마크는 형 파우의 이적으로 리빌딩을 시작한 멤피스에서 평균 11.9득점 7.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후 멤피스는 잭 랜돌프, 토니 알렌, 테이션 프린스 등이 가세하며 수비 전문팀으로 거듭났고 2012-2013 시즌 서부 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고 멤피스의 질식 수비를 이끌었던 마크는 2012-2013 시즌 올해의 수비수에 올랐다.

실제로 작년 시즌까지 마크는 평균 득점 15점 미만을 기록하던 수비형 센터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완전히 눈을 떴다. 마크는 이번 시즌 21경기에서 평균 19.5득점 8.0리바운드 3.8어시스트 1.5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19.5득점은 득점랭킹 20위에 해당하는 기록. 마크는 팀 내에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센터 포지션으로 좁히면 마이애미 히트의 크리스 보쉬(21.5득점)에 이어 NBA 2위에 해당하는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그동안 수비에만 특화된 팀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멤피스는 마크의 활약으로 인해 공격력까지 강해지며 그렇게 험난하다는 서부컨퍼런스 사우스 웨스턴 디비전에서 당당히 1위(17승4패)를 달리고 있다.

마크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는다. 리그 최고의 수비형 센터라는 사실만으로도 주가가 높았던 마크는 이번 시즌 공격력까지 갖추면서 더욱 위력적인 센터로 거듭났다. 이미 14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마크가 앞으로 '농구 재벌'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2014-2015 NBA 시카고 불스 멤피스 그리즐리스 파우 가솔 마크 가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