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마침내 가을 야구 우승의 한을 풀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간판타자 이대호는 3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일본시리즈 5차전에서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소프트뱅크는 한신을 1-0으로 꺾고 1차전 패배 이후 2~5차전을 내리 승리로 장식하며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 지난 2011년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정규시즌과 일본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한국에서 한 번도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우승의 감격을 누려보지 못했던 이대호는 4차전 손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강행하며 '부상 투혼'을 발휘해 팀 동료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올렸다.

한국인 선수가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5년 지바 롯데 마린스와 2009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2차례 우승을 경험한 이승엽, 2007년 주니치 드래곤즈 이병규, 2010년 지바 롯데 김태균에 이어 4번 째다.

이대호와 오승환, 우승 앞에서 엇갈린 희비

이날 경기는 양 팀 선발의 호투로 치열한 투수전이 벌어졌다. 소프트뱅크 타선 역시 한신 선발 랜디 메신저의 구위에 눌렸으나 이대호는 팀의 4번 타자로서 멀티히트를 터뜨렸다.

전날 4차전에서 손목 통증으로 경기 도중 교체됐던 이대호는 이날 손목에 붕대를 감고 나섰다. 2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상대 선발 메신저의 날카로운 커브에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시속 152㎞ 직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터뜨렸고,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슬라이더를 받아쳐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는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다만 8회말 네 번째 타석이 아쉬웠다.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주자 1, 3루 기회를 잡은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포크볼에 속아 헛스윙을 하며 삼진으로 물러났고,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다행히 소프트뱅크는 후속타자 마쓰다 노부히로가 중전안타를 터뜨리며 천금 같은 결승점을 올렸다. 한신은 다급히 메신저를 강판시키고 오승환을 투입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한신이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도 끝내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경기는 소프트뱅크의 1-0 승리로 끝났고, 4차전 끝내기 홈런의 아픔을 만회하려고 했던 오승환은 더 던질 기회도 없이 이대호의 우승을 바라봐야 했다.

이대호는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18타수 6안타 4타점 활약으로 소프트뱅크의 우승을 이끌었다. 반면 오승환도 정규리그 구원왕을 차지하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역투하며 한신을 일본시리즈까지 이끌었으나 4차전에서 허용한 끝내기 홈런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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