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와 아이유

가수 서태지와 아이유 ⓒ 서태지컴퍼니, 로엔트리


가수 서태지와 아이유와 함께 작업한 '소격동'이 공개됐다. 이미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불렀던 만큼 발매 이후에도 각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소격동'은 몽환적인 느낌이 노래 전반을 감싸고 있다. 전자음을 사용해 만들어내는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이 노래를 가득 채우고 있다. '너에게' '영원' '모아이'의 느낌까지 서정적이면서 동시에 섬세했던 그 시절을 보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전자음으로 이런 감성을 만들어 내는 서태지의 능력에 찬사를 보내게 한다.

이런 곡 위에 올려진 아이유의 노래는 마치 하나의 사운드가 된 것처럼 곡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그녀의 청초하고 청량한 목소리는 그 시기의 순수함을 완벽히 그려낸다. 서태지가 만들어낸 사운드와 아이유가 부른 노래는 교묘하게 결합해 하나의 멜로디를 이룬다.

그런데 이 몽환적이고 청초한 노래를 듣는 중에 계속해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음악의 바탕에서 '징징'대는 전자음은 마치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한 느낌을 준다. 음악과 노래가 만드는 그 아름다웠던 시절이 마치 끝나기라도 할 것 같은 불안함이 곡에 계속 흘러든다. 이 노래를 들으면 청순했던 그 시절에 대한 추억과 불안감이 동시에 생각난다. 

특히 아이유는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들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라는 가사를 담담한 톤으로 건조하게 가져가는데, 이때는 몽환적이었던 음악이 사라지고 '지잉'거리는 일렉 소리가 주로 들리기 시작한다.

'소격동'은 들으면 들을수록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이 소녀가 '그날 밤 단 한숨도 못 잤죠. 잠들면 안 돼요'라고 말한 이유, 눈을 뜨면 뭐가 사라지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이에 대한 답은 아마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을 통해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누구보다 이벤트를 좋아하니 또 뭔가 생각지도 못한 것을 할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소격동' 전편을 누구보다 빨리 듣고 보고 싶다는 점이다. 서태지가 말한 것처럼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은 아이유 버전과 완전히 다른 노래가 아닐 것이며, 둘 사이에서 뭔가 또 다른 숨어 있는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의 최고와 과거의 최고가 만나서, 최고의 시도를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프로젝트의 끝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그리고 이것이 대중에게 또 얼마나 신나는 놀잇감일지 궁금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rjsee.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아이유 서태지 소격동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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