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격투팬들을 설레게 할 두 대회가 이틀 연속으로 펼쳐진다.

UFC 웰터급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턴건' 김동현은 23일 밤(이하 한국시각) 마카오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in MACAU의 준메인이벤트에서 타이론 우들리와 격돌하고 24일 오전에는 혼혈 파이터 벤슨 헨더슨이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49에서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상대한다.

세계 최고의 격투단체인 UFC에서도 기량을 인정받은 두 한국(계) 파이터가 출전하는 대회는 수준 높은 경기를 갈망하던 격투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한 이벤트가 될 것이다.

'스턴건' 재장착한 김동현, 우들리 감전시키고 상위권 도약?

지난 2011년 1월1일 네이트 디아즈를 판정으로 이긴 김동현은 승자 인터뷰에서 호기롭게 "I Want GSP(당시 웰터급 챔피언)"를 외쳤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는 타이틀전이 유력한 강자의 도전선언이라기 보다는 GSP를 동경하는 옥타곤 신예의 치기로 보는 시선이 더 많았다.

이제 그로부터 3년 7개월이 지났고 김동현도 어엿한 UFC 중견 선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최근 4연승, 2연속 KO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동현은 3년 7개월전보다 타이틀전에 훨씬 가까이 다가가 있다(물론 현 UFC 웰터급 챔피언도 GSP에서 조니 핸드릭스로 바뀐 상황이다).

당초 쿠바 출신의 핵터 롬바드와 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던 김동현은 롬바드의 부상으로 인해 웰터급 랭킹 4위의 강자 타이론 우들리로 상대가 교체됐다. 랭킹 10위의 김동현으로서는 단숨에 상위랭커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레슬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상대를 KO시킬 파워까지 겸비한 우들리는 조쉬 코스첵과 카를로스 콘딧을 연파하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선수다. 다만 최근 경기에서 로리 맥도널드에게 완패를 당한 만큼 분위기 전환을 위한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동현 역시 랭킹 4위 우들리를 꺾으면 타이틀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 반면에 우들리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김동현의 나이(만32세)를 고려했을 때 아시아이벤트의 얼굴마담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과거 김동현은 '스턴건(전기충격기)'이라는 닉네임과는 달리 대부분의 경기를 판정으로 끌고 가며 '매미'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에릭 실바와 존 해서웨이에게 연속으로 실신KO를 선물하며 스턴건의 명성을 되찾은 김동현이 마카오에서 우들리마저 감전시키게 되길 기대해 본다.

하위 랭커들 정리하는 헨더슨, 다시 한 번 타이틀전을 원한다

웰터급 랭킹 10위 김동현이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한 일전을 벌인다면 하루 차이로 경기를 펼치는 라이트급 랭킹 1위 벤슨 헨더슨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하파엘 도스 안요스와 사투를 벌인다.

작년 9월1일 앤소니 페티스에게 패하며 타이틀을 내줬던 헨더슨은 챔피언 페티스가 부상으로 1년 동안 타이틀전을 치르지 않은 사이 벌써 3번째 경기를 치르고 있다. 경기 내용 만큼이나 성실한 행보다.

헨더슨이 상대할 라이트급 5위 도스 안요스는 주짓수를 기반으로 하는 브라질 파이터로 UFC 경력 6년, UFC 전적만 10승5패에 달하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헨더슨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만 벌써 3경기째 소화하고 있다.

사실 랭킹 1위 헨더슨에게 자신보다 랭킹이 낮은 도스 안요스와의 경기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위험한 경기다. 헨더슨 입장에서는 이겨도 랭킹변화가 없지만 자칫 덜미를 잡힐 경우 랭킹이 하락하면서 타이틀전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헨더슨에게 필요한 것은 KO나 서브미션, 혹은 그에 버금가는 '인상적인 승리'다. 헨더슨이 하위 랭커들을 차례로 정리하며 챔피언을 압박한다면 아직 1차 방어전조차 치르지 않은 페티스와의 3차전은 의외로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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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김동현 벤슨 헨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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