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로열스의 한국인 야구팬 이성우 씨가 캔자스시티 공항에 도착해 현지 야구팬들과 언론의 환대를 받고 있다. 사진은 kckingdom.com이 이성우씨 관련 뉴스를 보도하면서 폭스4뉴스 트위터 계정을 인용한 것.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한국인 야구팬 이성우 씨가 캔자스시티 공항에 도착해 현지 야구팬들과 언론의 환대를 받고 있다. 사진은 kckingdom.com이 이성우씨 관련 뉴스를 보도하면서 폭스4뉴스 트위터 계정을 인용한 것. ⓒ kckingdom.com 갈무리


미국 중부의 작은 도시 캔자스시티가 한 한국인 야구팬의 등장으로 떠들썩했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태평양 건너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응원하고 있다는 열혈 야구팬을 미국으로 초청해 극진한 대접을 하며 캔자스시티를 넘어 미국 전역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1990년대부터 AFKN 방송을 통해 경기를 보며 아무런 연고도 없는 캔자스시티의 팬이 됐다는 이성우씨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캔자스시티 팬들과 소통하며 친분을 나누기 시작했다.

캔자스시티 팬들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한국인 야구팬이 유명한 스타 선수도 없고 메이저리그에서 만년 하위권을 맴도는 팀의 경기를 빠짐없이 시청하며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팬심'에 고마움을 느꼈다.

어느덧 이성우씨는 캔자스시티 팬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됐고, 구단 측도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전격 초대한 것. 마침내 이성우 씨는 평생 처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캔자스시티의 경기를 직접 볼 기회를 얻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6일 이성우 씨가 캔자스시티에 도착하자 수많은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현지 언론에서도 공항까지 나와 그를 기다렸다. 캔자스시티 팬들은 직접 한국어로 쓴 팻말을 들고 이성우씨를 맞이했다.  

캔자스시티 야구팬들, 공항까지 나와 환대

 한국인 야구팬 이성우 씨의 캔자스시티 방문을 보도하는 캔자스시티 지역 방송 KMBC 뉴스 갈무리.

한국인 야구팬 이성우 씨의 캔자스시티 방문을 보도하는 캔자스시티 지역 방송 KMBC 뉴스 갈무리. ⓒ KMBC


예상치 못했던 환대를 받으며 놀란 이성우 씨는 "캔자스시티에서 직접 경기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라는 소감을 남겼고, 캔자스시티 지역 방송 KMBC는 "캔자스시티가 한국에서 14시간 날아온 영웅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았다"라고 소개했다.

이성우씨의 방문은 캔자스시티 지역 언론을 넘어 <AP통신> <USA투데이> <폭스스포츠> 등 미국 주요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다. 캔자스시티 구단은 그를 홈구장 커프만 스타디움의 중계 스튜디오로 초대에 글러브를 선물하기도 했다.

캔자스시티는 지난 10일 처음으로 홈구장을 찾은 이성우씨를 전광판을 통해 소개했고, 관중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이날 캔자스시티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5-0으로 완파하며 값진 선물을 안겨줬고, 경기 후 팬들은 그를 위해 파티까지 열었다.   

더 나아가 캔자스시티는 이성우씨가 머무는 동안 도시 내 주요 명소의 관광과 숙박을 모두 제공하고, 오는 12일 열리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 경기에서는 이성우씨가 직접 마운드에 올라 시구까지 할 예정이다. 

이성우씨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시차 때문에) 캔자스시티의 경기를 보기 위해 자다가 한밤중 일어나기도 했다"라면서 "구단의 역사를 알고 나면 캔자스시티를 더 좋아하게 된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도 놀란 한국인 야구팬의 열정

캔자스시티는 지난 1985년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30년간 중하위권을 허덕이며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류현진과 함께 LA 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발투수 잭 그레인키는 이 팀 출신이다.

미국에 한 번도 온 적도 없지만 '평범한 팀' 캔자스시티를 향한 한국인 야구팬의 열정, 그리고 그를 직접 초대해 특별한 경험과 추억으로 선물한 캔자스시티의 배려는 '스포츠의 나라' 미국에서도 놀라운 이야기가 되고 있다. 

더구나 캔자스시티는 최근 연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올라있고, 1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바짝 뒤쫓고 있어 30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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