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살인 용의자라니! 믿을 수 있겠는가?

영화 <다이얼 M을 돌려라>(1954)는 안타깝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모나코의 왕비' 그레이스 켈리를 볼 수 있는 영화다. 역시 히치콕의 영화답게 남자 배우는 유머 넘치는 영국 신사, 여자 배우는 금발의 백인을 캐스팅했다. 먼지 쌓인 비디오방의 구석에서 골라낸 영화지만, 서스펜스 스릴러의 창시자인 히치콕의 명작답게 첫 장면부터 관객을 긴장시킨다.

영화 '다이얼 M을 돌려라' 이 영화는 그레이스 켈리와 알프레드 히치콕의 첫 만남으로 탄생한 영화이다. 1953년에 첫 영화 '모감보'에 출연한 그레이스 켈리는 1954년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그녀의 나이 26세에 은퇴를 하고 모나코 왕비로 등극하게 된다.

▲ 영화 '다이얼 M을 돌려라' 이 영화는 그레이스 켈리와 알프레드 히치콕의 첫 만남으로 탄생한 영화이다. 1953년에 첫 영화 '모감보'에 출연한 그레이스 켈리는 1954년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그녀의 나이 26세에 은퇴를 하고 모나코 왕비로 등극하게 된다. ⓒ 워너 브라더스


그레이스 켈리가 분한 마고 웬디스와 레이 밀랜드가 연기한 토니 웬디스는 부부다. 하지만 토니는 아내인 마고가 자신의 동창생이자 추리 소설가인 마크와 열애 중인 것을 알게 된다. 토니는 옛날 학교 친구인 스완을 시켜 마고를 청부살해하려 한다.

토니가 스완을 협박하며 살인의 순서와 방법을 일일이 설명해 주는 장면은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신이다. 관객은 토니가 일러주는 살인 도구와 방법, 호텔 복도에서 방안까지 이어지는 살해 동선을 빠짐없이 꿰뚫게 된다. 마고의 죽음을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관객은, 스완과 함께 이 살인계획에 동참하는 셈이다.

드디어 예고 살인은 시작된다. 그러나 완벽할 것 같았던 계획은 조금씩씩 어긋나고 마고를 목 졸라 죽이려던 스완이 오히려 마고의 가위에 찔려 죽임을 당한다. 그때 경찰과 마고의 연인인 마크가 들이닥친다.

'다이얼 M을 돌려라'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 초반 살인계획을 미리 알려주는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살인자가 되도록 협박을 하는 듯하다. 살인의 도구와 방안에서 움직여야 할 동선까지 치밀하게 계획을 한다. 관객은 곧 청부살인업자가 되는 것이다.

▲ '다이얼 M을 돌려라'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 초반 살인계획을 미리 알려주는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살인자가 되도록 협박을 하는 듯하다. 살인의 도구와 방안에서 움직여야 할 동선까지 치밀하게 계획을 한다. 관객은 곧 청부살인업자가 되는 것이다. ⓒ 워너 브라더스


애초 계획했던 마고의 살인은 실패했지만, 토니는 계략을 써서 마고에게 살인죄를 씌우는 데 성공한다. 마고는 법정에서 사형언도를 받고 교수형에 처해질 날만 기다린다. 그러나 추리 소설가 마크의 예리한 분석과 허바드 경감의 날카로운 눈매는 토니 스스로 살인 과정을 증명하게 만든다.

지금도 무수한 영화인에게 영감을 주는 히치콕

히치콕의 영화답게 관객은 처음부터 예고 살인에 동참하며 살인자의 시선으로 마고를 바라본다. 살인자에게 감정 이입을 한 관객들은 스완이 살인에 실패할 때 함께 안타까워하며 불안에 떤다. 그러나 이내 다시 마크의 추리와 허바드 경감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에 영화는 새 국면을 맞고, 관객이 토니를 배신하게끔 만든다. 배신자가 된 관객은 사건의 실마리가 드러나면서 통쾌함을 느낀다. 마침내 토니가 살인자의 열쇠를 열고 문을 여는 순간 관객들은 숨죽였던 호흡을 내뱉는다.

100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카메라는 토니의 집 안을 거의 떠나지 않는다. 보이는 배경은 토니의 거실과 마고의 침실뿐이다. 그럼에도 한시도 지루하지 않게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한다. 영화는 예고된 살인이라는 주제를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살인의 모든 동선을 기억하게 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스릴과 두려움이라는 히치콕의 마법에 걸린다.

1950년대에 만들어졌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연출력이다. 히치콕이 아니면 누가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다이얼 M을 돌려라>는 <새>나 <사이코>처럼 히치콕만의 독특한 서스펜스를 창조한다. 히치콕의 스토리와 연출력은 관객을 때로는 살인자로 몰기도 하고, 금방 칼에 찔려 죽을 피해자로도 만들어 버린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현재에도 끊임없이 오마주되며 영화인들에게 무수한 영감을 던져준다.

점점 더워지는 여름밤! 시원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가? 히치콕 시리즈를 한 번 마스터하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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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종교학 쪽에 관심이 많은 그저그런 사람입니다. '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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