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서 찰스 다네이를 연기하는 배우 박성환.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서 찰스 다네이를 연기하는 배우 박성환. ⓒ 비오엠코리아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서 찰스 다네이는 귀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단두대에 끌려갈 위기에 처하는 착한 남자다. 찰스 다네이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뻔한 프랑스 혁명은, 처음에는 혁명으로 시작했지만 귀족에 대한 증오로 말미암아 핏빛 학살로 바뀌는 복수의 장이 되었다.

혁명의 와중에 피어난 숭고한 희생을 아름답게 그리는 <도 도시 야야기>에서 최근 경사가 생겼다. 찰스 다네이 역의 배우 박성환이 지난 24일 방송된 KBS <1대 100>에 출연해 우승한 것. 그는 어떻게 소유를 물리치고 최후의 1인으로 우승을 안을 수 있었을까..

- 찰스 다네이는 부드러운 남자다. 부드러움 가운데서 남성다움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많은 관객이 찰스 다네이를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남자로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와 함께 아침을 차려놓을 것만 같은 여성들의 워너비 같은 남자다. 하지만 남자가 섬세함만 있으면 남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편안하게 만들기는 해도 여성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매력은 반감한다.

찰스 다네이가 거부한다 해도 그에게는 에버몽드 가문의 피가 흐른다. 찰스 다네이가 삼촌과 맞서 싸우고 모든 걸 버리고 영국으로 혈혈단신 건너가는 모습에서 남성다움을 볼 수 있다. 루시에게 다가설 때도 미적지근하게 다가서는 것 같지만, 다짜고짜 루시에게 키스를 한다. 짧게나마 찰스 다네이의 남성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장면이다."

- 루시가 아내가 되었음에도, 시드니 칼튼이 딸을 재워주는 걸 허락하고 아내 루시와 만나게 허락하는 장면을 보면 그다지 남자다워 보이지 않는다. 자존심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처음에 대본을 읽을 때 이런 장면에서 의구심이 많았다. 술집에서 찰스 다네이는 시드니 칼튼이 루시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루시가 찰스 다네이와 결혼해도 시드니 칼튼과 가족처럼 지내는데, 찰스 디킨스의 원작을 보면 찰스 다네이가 아내 루시에게 '시드니 칼튼과 함께 있는 게 싫다'고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루시는 시드니 칼튼이 오갈 데 없고 혼자 사는 게 안타까워서 불쌍하게 생각한다고 눈물을 흘리며 남편에게 이야기한다. 그 모습을 본 찰스 다네이가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줄은 몰랐다'고 하며 '이해심 많은 루시가 더욱 사랑스럽다'고 했다고 원작에서는 말한다. 원작을 바탕으로 연기하고자 한다."

두 도시 이야기 에서 찰스 다네이를 연기하는 <1대 100> 우승자 박성환

▲ 두 도시 이야기 에서 찰스 다네이를 연기하는 <1대 100> 우승자 박성환 ⓒ 박정환


- 24일 방영된 <1대 100>에서 마지막 승자가 되었다.
"<두 도시 이야기>에 출연하는 뮤지컬 배우들을 중심으로 우리 팀이 출전했다. 첫 번째 문제는 '포니 테일'에 관한 문제였다. 뮤지컬 배우들은 의상과 분장을 위해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야 한다. 첫 번째 문제는 어려움이 없었다. 또 다른 문제였던 '렌틸콩'은 이효리콩, 혹은 다이어트콩으로 널리 알려진 콩이라 쉽게 맞출 수 있었다. 렌틸콩은 인도 콩이다. 그런데 렌틸콩 외의 다른 콩들은 인도풍이 물씬 느껴지는 콩 이름들이라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여성스럽고 섬세함을 묻는 질문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 문제를 남자가 맞출 수 있어서 의외였다. 어려웠던 문제 중 하나는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문제였다. 프랑스 철학자가 태어난 나라의 건물 양식을 묻는 문제가 어려웠다. 이 문제에서 떨어지겠구나 싶었다. 소유씨도 이 문제에서 떨어졌다. 저 외의 우리 팀 멤버들이 다른 걸 선택해서 '내가 떨어져도 살아남은 멤버를 응원하자' 하는 심정이었다.

가만 보니 데카르트의 의상이 전에 프랑스를 배경을 한 뮤지컬의 의상과 양식을 떠올리게 했다. 예시된 문제가 독일의 문, 에펠탑, 런던의 시계탑 빅벤이었다. 주저 없이 에펠탑을 눌렀는데 기계 오작동으로 전송이 되질 않아서 다시 누르라고 했다. 독일의 문이 마치 프랑스의 개선문처럼 생겼다. '두 개가 프랑스 문인가' 하고 헷갈렸다. 바꾸고 싶은 마음이 하나 가득이었지만 '처음에 고른 촉을 믿자' 하고 누른 게 정답이었다.

두 도시 이야기 에서 찰스 다네이를 연기하는 <1대 100> 우승자 박성환

▲ 두 도시 이야기 에서 찰스 다네이를 연기하는 <1대 100> 우승자 박성환 ⓒ 박정환


다른 문제를 거치고 9명이 남았다. 맨 마지막 문제가 뮤지컬 배우에게 유리한 문제였지만 정말로 몰랐다. 방송국이나 공연장에서 배우들이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무슨 룸이라고 하는가를 묻는 문제였다. 색깔로 맞추는 문제였다. 예시된 문제가 그린, 화이트, 옐로우였다.

처음에는 화이트를 고르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산이 생각났다. 산은 나무가 많아서 녹색이다. 녹색은 사람에게 편안한 심리를 제공한다. 그린을 골랐는데 저만 살아남았다. 그런데 제가 최종 우승자가 된 줄 몰랐다. 저 말고도 한 명 더 살아있는 줄 알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 친구가 방송 화면을 캡처해서 보내주었는데 놀란 토끼눈이 따로 없었다.

얼떨결에 우승해서 아쉽다. 상금이 커졌다면 장충동에서 족발로 뮤지컬 배우들을 대접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웃음) 떨어져야 인터뷰를 많이 하는데 계속 올라가서 인터뷰를 할 시간이 없었다. 떨어지면 '어떻게 떨어졌냐'는 인터뷰를 많이 하지 않나. 떨어졌어야 뮤지컬 홍보도 했을 텐데 계속 올라가서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못 했다.(웃음)

우승 후 부른 뮤지컬 넘버 한 소절만 방송되었다. 우승 상금이 나오려면 멀었다. 뮤지컬 배우들에게 피자 회식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우선 제 사비로 피자를 쏘려고 한다."

두 도시 이야기 1대 100 박성환 소유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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