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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만인 클럽> 긴급토론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10만인클럽 긴급 토론 - 세월호 참사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김호기 교수, 이진순 희망제작소 부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세월호 참사 <10만인 클럽> 긴급토론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10만인클럽 긴급 토론 - 세월호 참사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김호기 교수, 이진순 희망제작소 부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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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만 약속합시다. 이민 간다는 말, 농담이라도 하지 맙시다. 승무원에게는 옮겨 탈 배가 없습니다. 여기 있어야 해요. 이민 가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이진순 박사(희망제작소 부소장)가 당부했다. 대한민국을 침몰하는 세월호에 비유한 그는 국민 모두 이 배의 승무원임을 강조했다. 누구는 엔진실에, 누구는 조종실에, 누구는 식당에, 모두가 한 배에 탄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옮겨 탈 배가 없으니 여기서 침몰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솔직하게 말했다. "요즘 병이 난 것 같다"며 "얘기만 하려고 하면 목이 메고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주르륵 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란색만 보면 자꾸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며 "길을 가다 아이들을 보면 목이 멘다,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분들이 같은 심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엄마로 소개한 그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미안하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 그다음 우리는?

많은 이들이 미안하다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했다. 노란 리본을 달고, 촛불을 들었다. 가까이는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 멀리는 국가 개조에 이르기까지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에 답을 해주는 이도 없다. 그 해답을 찾고자 전문가와 시민이 모였다.

세월호 침몰사고 43일째인 28일 오후, '세월호 이후,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특강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 교수, 이진순 박사가 발표를 맡았다. 세 사람의 가슴에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세 발표자는 '실천', '포위', '참여'에 방점을 두고 발표를 이어갔다. 이진순 박사는 그동안 국가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것은 시민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시민들이 문제가 하나하나 터졌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자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위기관리는 수요자인 시민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위기관리에 시민이 없다고 하지만 실패할 경우 시민들이 희생되는 것은 시민이 다 안다"며 "우리가 나서서 감시자가 되고 새로운 제도 개선의 창안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스템의 부재를 탓하지 말라"며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관리를 위해 그는 세 가지 실천법을 제안했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실천, 남 얘기하지 않는 나부터의 실천,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실천을 꼽았다. 이 같은 예로 그는 희망제작소가 계획 중인 '노란테이블'·'노란지갑'·'시민안전지도'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내일은 우리의 오늘이 만든다... 대안을 위해 포위하자"

세월호 참사 <10만인 클럽> 긴급토론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10만인클럽 긴급 토론 - 세월호 참사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김호기 교수, 이진순 희망제작소 부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세월호 참사 <10만인 클럽> 긴급토론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10만인클럽 긴급 토론 - 세월호 참사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김호기 교수, 이진순 희망제작소 부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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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 대표기자는 자존감과 연대 의식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가지의 결여가 세월호 사고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유럽의 덴마크를 예로 들어 이 두 가지를 갖추면 '다른 길'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UN이 정한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는 150년 전,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의 전신인 '그룬트비 운동'을 통해 시민 참여, 자유 토론, 협동 등의 정신을 살려냈다.

그는 덴마크 취재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예로 들어 "식당 종업원, 택시기사가 자신의 일에 대해서 엄청 자부심을 느꼈다"며 "자기가 좋아서 하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엄청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은 동창회에서 의사나 교수, 판·검사를 만나도 절대 꿀리지 않는다"며 "사회복지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서 어떤 위험에도 안전하게 살 수 있다는 자존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포위하자'는 말을 던졌다. 현재에 안주하는 사람들을 포위해서 대안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내일은 우리의 오늘이 만드는 것"이라며 "각자의 영역에서 대안적 모델을 만들어 더 좋은 길을 향해 포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정부, 전문가, 시민이 함께하는 가칭 '20년의 약속'과 같은 대안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참사를 통해 뼈저리게 느낀 것들을 진보와 보수, 여야가 대승적으로 약속해 다른 길을 찾아가자"고 밝혔다.

김호기 교수는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라'는 생태학자들의 경구를 인용하며 "지금 여기, 내가 살아가고 있는 여기에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까운 가정, 학교, 직장 등 삶의 터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타인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당장 지방 선거일에 투표에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NGO 단체에서 자원활동을 할 수도 있고, 지역 공동체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며 "해야 할 일의 리스트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삶은 소중한 것들을 기억하기 위한 투쟁"이라며 "하겠다는 결심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심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 "노란 리본부터 달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40여 명의 옷깃에서도 군데군데 노란 리본이 눈에 띄었다.  노란 리본을 단 장서진(44)씨는 "유가족들의 아픔을 어떻게 공감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들에게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작은 것부터라면 노란 리본을 다는 것으로 시작하자"고 제언했다.

이에 김호기 교수는 "잊지 않겠다는 결심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진심을 담아서 정성을 담아서 우리가 주도하는 추모행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진순 소장이 토론회를 마치며 한 가지 약속하자고 말했다. 앞서 말한 구체적이고 가능한 실천 방법이었다.

"집에 가서 일기장 쓰라는 말씀은 아니에요. 핸드폰 메모장이나 자신의 이메일에 몇 자 적으세요. 오늘부터 시작할 약속을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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