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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경기도 안양 안양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 희망의 정치는 이렇게 가능하다'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왼쪽)의 사회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8일 오후 경기도 안양 안양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 희망의 정치는 이렇게 가능하다'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왼쪽)의 사회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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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안양시민들과 만났다. 올해 <오마이뉴스>는 안양에서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을 열고 있다. 지난 1월 18일 열린 첫 번째 특강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소통이 답이고 밥이고 일자리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바 있다.

두 번째 특강의 주인공은 안희정 충남지사. 안 지사는 특강을 통해 '희망의 정치는 이렇게 가능하다'는 제목으로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8일, 안양대학교 일우도서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30여 분에 걸친 안 지사의 특강이 끝난 뒤, 1시간 20여 분가량 '10만인클럽' 회원들과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날 특강에는 최대호 안양시장, 이종걸 국회의원 등을 포함한 안양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사람은 만나봐야 소통할 수 있고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분이야말로 큰 일을 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안 지사를 만난 소감을 밝혔다.

특강에 나선 안 지사는 빠르면서 경쾌한 어조로 정치가 희망이 되어야 하는 이야기를 풀어냈으며,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와 열렬한 환호로 화답했다.

이날 특강에서 안 지사는 "영·호남으로 나뉜 현재의 '지역정치'에서 벗어나 정당이 정책 대결을 벌여야 대한민국 미래의 해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 지사는 "'종북과 친일'로 나뉜 정치권의 논쟁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정치와 정당이 새롭게 다시 나가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 외에도 안 지사는 충남도정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인 '3농 혁신'을 언급하면서 "농업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 되려면 '정치의 기준' 바뀌어야"

안 지사가 특강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정치인들의 싸움'이다. 정치인들과 정당의 끊임없는 싸움을 국민들은 지겨워한다는 것. 때문에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싸움질을 그만해라, 그 놈이 그 놈"이라며 불신을 나타낸다는 것.

안 지사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서민이나 사회적 약자들에게 균등한 기회가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법이나 국가재정을 놓고 싸우는 것인데 그걸 갖고 정치하는 사람은 똑같다고, 그놈이 그놈이라고 한꺼번에 욕을 할 때 서운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러나 안 지사의 서운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 "국민들이 말하는 정치인들의 싸움질이 싫다는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는 게 그의 설명.

"국민은 정치인들이 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자신의 삶의 문제와 연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정치가 어떻게 열어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의 정치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다 가지고 있다."

안 지사는 "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되려면 몇 가지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바뀌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한 것은 '정치의 기준'이다. 그가 지적한 정치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지역'이며 다른 하나는 '종북과 친일'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8일 오후 경기도 안양 안양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 희망의 정치는 이렇게 가능하다'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8일 오후 경기도 안양 안양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 희망의 정치는 이렇게 가능하다'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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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정하고 싶던 인정하고 싶지 않던 우리는 영·호남이라는 큰 줄기 내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하고 있다. 정당은 국가운영을 하기 위해 정책과 소신을 가지고 집권을 하기 위해 모인 것인데, 그러려면 국가를 어떻게 운영해야겠다는 소신을 가지고 정당이 운영되어야 하지만 현실 정치는 '고향이 어디냐'로 만들어져 있다. 이런 정당의 경쟁으로는 대한민국의 해법을 못 만들어낸다."

안 지사는 농민을 예로 들며 "농민이라면 영·호남, 충청도 농민이 다 같은 농민"이라며 "농민이 지역을 따질 게 무엇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농민의 입장에서 FTA 정책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소신을 가지고 (정당이) 경쟁해야 되지 않겠나. 그런데 현실의 정당은 '고향이 어디요'를 가지고 한다. 그러니 이 정치를 가지고 현실적인 내 문제가 안 풀리는 것이다."

안 지사는 "정당의 정책이 크게 대별되고, 정책으로 경쟁을 하면 국민도 좋고 나라도 발전할텐데 실제로 선거 때가 되면 그렇게 안 되고 있다"며 정책으로 경쟁을 한다면, 그런 투표를 하게 된다면 "선거 때마다 국가가 한 걸음씩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지사가 다음으로 지적한 것은 '종북과 친일' 문제. 안 지사는 "독재와 친일을 한 사람을 공격하면 진보주의자가 되고, 이북 편이라고 공격을 하면 보수주의자가 됐다"며 "정당이 한쪽은 빨갱이로 몰고 다른 한쪽을 친일파로 몰면서 편을 묶어서 싸우고 그 싸움을 잘하면 대한민국의 현실 문제가 풀리느냐"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 안 지사는 "(한국전쟁)이 60년이 지난 오늘의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야당의 지도자들에게 이북 편이 아니냐고 하는 질문이 정말 가당한가"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난 1963년에 대통령 선거에서 했던 연설을 예로 들었다.

"국민이 분열되면 그게 안보에 가장 큰 위협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남로당과 연루되었던 과거 전력 때문에 사상을 의심받으면서 야당후보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은 "야당지도자들이, 대한민국을 이끌겠다는 사람이 지도자에게 공산주의자나 빨갱이라고 공격을 하는 게 가당하지 않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는 것. 

안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를 할 때 야당이 박 전 대통령의 사상을 갖고 공격하니 하도 답답해서 이런 내용의 연설을 했다"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종북·좌빨정권이라고 이야기한다. 김대중·노무현을 지지했던 많은 국민들이 국가와 안보라는 이름으로 단결하자고 하는 새누리당의 이런(종북·좌빨정권) 주장을 마음 홀가분하게 받아들이고 단결할 수 있겠나?"

안 지사는 "안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야 모두 자기 정파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면 안 된다"며 "국민이 분열하면 그게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저는 충청남도에서 3농혁신을 도정의 가장 중요한 목표의 하나로 설정하고 있다. 농업, 농어촌, 농어민이 잘 살아야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된다. 농민, 농어촌이 잘 살아야 FTA를 통한 개방통상전략도 성공으로 이룰 수 있다."

3농혁신 정책과 관련, 안 지사는 "농업 정책을 잘 펴기 위한 국가 재정의 지원이나 국민적 응원 등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농수축산물이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이라는 신뢰를 얻어내야 한다"며 "농어민들에게 친환경 유기농 자연농법으로 생산혁신을 이루자고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안 지사는 생산 농축수산물을 출하하는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과 판로에 대해 "농어민들에게 가격에 대한 공급자로서의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농민들이 단결하지 않으면 누가 농축수산물의 유통구조를 혁신해낼 수 있겠느냐"며 "농민들에게 생산자와 공급자로 단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곤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안 지사는 국민에게도 호소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농업은 포기될 수 없다는 것이 안 지사의 소신이다. 그는 말한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8일 오후 경기도 안양 안양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강연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 희망의 정치는 이렇게 가능하다'에서 참가자가 하는 질문을 듣고 있다.
▲ 질문 받는 안희정 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8일 오후 경기도 안양 안양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강연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 희망의 정치는 이렇게 가능하다'에서 참가자가 하는 질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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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포기되고 싼 것을 사다 먹자고 하는 순간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워진다. 식량주권과 식량안보 측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농업이 가지는 무수히 많은 가치를 볼 때 절대로 농업을 내팽개쳐져서는 안 된다."

안 지사는 "농촌과 농민이 너무 많은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가장 높은 보조금을 받고 있는 나라는 스웨덴, 독일 등의 유럽 국가이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꼴찌"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농업분야를 잘 지키는 일이 우리가 새로운 경제 도약과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기초가 된다"며 특강을 끝냈다.

질의응답은 오연호 대표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와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기며 이어졌다. 안 지사는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게 질문에 대답했다.

이날 하루 종일 눈이 내렸기에 오 대표는 "눈이 내리는 날 안 지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졌다.

안 지사는 "도지사가 된 뒤 눈이 너무 많이 오면 비닐하우스가 주저앉으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한다"며 "적설량이 많으면 피해가 크다"고 답변했다. 눈이 많이 오면 작은 단위의 마을까지 일일이 제설작업을 할 수 없는 한계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는 것.

안 지사는 40대 초반의 정치지망생의 "정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타잔이 줄타기를 할 때는 가장 가까운 줄부터 잡는 것"이라며 "첫 번째로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안철수 의원, 섬마을 선생님 정치 하지 않았으면"

가장 관심이 모아진 질문은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에 대한 안 지사의 생각이었다. 안 지사는 안철수 의원에게 "섬마을 선생님 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일찌감치 자신의 책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에서 밝힌 바 있다.

안 지사는 그 의미를 묻자 "이미자 선생님의 노래"라며 "가사를 잘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정과 사랑을 주고 서로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 정을 붙일 만하면 육지로 발령을 받아서 섬을 떠나는데 그러지 말라는 내용"이라는 것이 안 지사가 덧붙인 설명.

안 지사는 "정치는 많은 훈련이 필요한 전문적인 직업 영역인데 국민이 기존 정치인과 정치권에 실망해 새로운 분을 통해 새로운 정치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그런 현실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안철수 의원을 만나보니 좋은 분이었다"며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데 (안 의원에게) 너무 한꺼번에 많은 기대를 해서 다 해결할 것을 요구하면 그 분이 무슨 수로 다 할 수 있겠느냐, 안 의원을 너무 무겁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안 지사는 '10만인클럽' 회원 송성영씨가 한 "무엇을 해야 우리가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살 수 있을까"라는 마지막 질문에 "우리 모두 도전자가 되어 함께 일어서야 대한민국이 미래를 향해 문지방을 넘어설 수 있다"며 "함께 미래를 만들어나가자"고 호소하면서 질의응답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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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안희정,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충남도지사,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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