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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배우가 메가폰을 들고 감독으로 나서는 건 이제 흔한 일이다. 성과는 달랐지만 하정우, 박중훈, 구혜선 등이 장편 영화 감독에 도전했고 할리우드에서는 케빈 코스트너, 벤 애플렉 등이 감독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관련 기사: 할리우드 스타들의 감독 도전, 성공적이었을까?)

그런데 이런 인지도 높은 스타 외에도 배우로선 유명세가 낮았지만 영화감독으로는 성공을 거둔 인물도 적지 않다. 알고 보면 배우 출신 감독인 것. 비록 주연급 인기 스타는 아니었지만 감독으로선 유명 배우 부럽잖은 성과를 얻은 인물에 대해 알아보자. 

 영화 <아이언맨2>의 존 파브로

영화 <아이언맨2>의 존 파브로 ⓒ CJ 엔터테인먼트


'아이언 맨' 보필하는 경호원 존 파브로

존 파브로는 영화팬들에게 <아이언맨> 시리즈에서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를 보필하는, 허풍은 심하지만 우직한 성격의 경호원 해피 호건으로 알려진 배우다. 그런데 그는 사실 <아이언맨> 1, 2편을 연출한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이젠 <아이언맨>의 성공에 힘입어 이러한 사실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배우로서의 인지도는 여전히 높지 않다.

존은 클럽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후 고만고만한 코미디 영화의 조·단역을 거치면서 인지도를 얻은 그는 동료 배우 빈스 본과 친분을 쌓으면서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분야를 넓혀갔다. 덕분에 빈스가 주연을 맡은 <브레이크업:이별후애> <커플 테라피> 등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후 빈스 본과 공동 주연을 맡은 <메이드>(2001)로 감독으로 데뷔했고, 크리스마스 시즌용 코미디 <엘프>(2003)로 대성공을 거뒀다. 코미디언 윌 페럴의 출세작이기도 한 이 영화가 미국에서만 1억 7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면서 존 역시 주목받은 영화감독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후 연출을 맡은 어드벤처물 <자투라>(2005)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그의 역량을 눈여겨본 마블이 <아이언맨>의 감독으로 그를 택하면서 또 한 번 할리우드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의 출연작, 연출작과는 거리가 먼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의 적임자일지 물음표가 붙었지만 막상 결과는 그야말로 초대형 홈런이었다. 

현란한 CG와 유머 코드가 적절히 어우러진 <아이언맨>은 일약 할리우드 최고 상품이 되었고 그가 맡은 해피 호건 역 또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록 <아이언맨3> 대신 연출을 맡은 <카우보이&에이리언>(2011)에선 쓴맛을 보기도 했지만 말이다.

최근 <아이덴티티 씨프>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등의 히트작에서 배우로 전념한 존 파브로는 신작 <쉐프>(5월 미국 개봉 예정)를 들고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섰다. 원래의 장기인 코미디물로 귀환한 것이다. <아이언맨> 시리즈로 그와 호흡을 맞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등이 기꺼이 조연으로 출연한 이 저예산 영화에서 그는 연출 외에도 직접 각본, 주연까지 맡았다. 

유명 레스토랑의 주방장이었지만 사장과의 갈등 끝에 낡은 트럭 하나를 몰면서 거리의 요리사로 세상에 뛰어든 홀아비 칼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쉐프>는 최근 열린 2014 트리베카 필름 페스티벌에서 관객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 <나 없는 내 인생> 포스터

영화 <나 없는 내 인생> 포스터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나 없는 내 인생'으로 주목받은 사라 폴리

<어웨이 프롬 허>(2006), <우리도 사랑일까>(2011),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2012) 등 저예산 영화로 국내 영화 마니아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캐나다 출신 감독 사라 폴리 역시 원래는 배우가 본업이다.

<바론의 대모험>에 출연한 아역 시절부터 <엑조티카> <엑시스텐즈> <웨이트 오브 워터> 등 작지만 만만찮은 무게감을 담은 영화를 거치며 경력을 쌓은 그녀는 2003년 <나 없는 내 인생>을 통해 비로소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가난하지만 착실하게 가정을 일구던 청소부 앤이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면서 인생의 소중한 의미를 일깨운다.  

이듬해 잭 스나이더 감독의 공포물 <새벽의 저주>에서도 주연을 맡으며 스타급 배우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라는 갑자기 배우 활동을 중단하고 영화감독이라는 또 다른 목표에 도전한다. 40년 이상을 함께 한 노부부에게 닥친 고통(알츠하이머)과 사랑을 무덤덤한 어조로 담아낸 <어웨이 프롬 허>는 데뷔작답지 않은 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이후 선보인 <우리도 사랑일까>에선 30대 여성 마고(미셸 윌리엄스 분)의 이야기를 통해서 애정 관계에서 생기는 결핍, 허전함을 메우려는 과정에서 보이는 사랑에 빠졌을 때와 사랑이 변해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그려냈다. 올해 3월 국내에서도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를 통해선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다이앤 폴리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출생 비밀을 밝혀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한동안 감독 일에 전념했던 사라는 최근 제작 중인 빔 벤더스 감독의 신작 <에브리씽 윌 비 파인>을 통해 배우로서의 활동을 재개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존 파브로 사라 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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