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이 바이에른 뮌헨의 패싱축구를 눌렀다. 과르디올라는 그 특유의 점유율 지배를 통한 패싱축구를 시종일관 보여주었다. 그러나 레알의 골망을 결국 흔들지 못했다.

간결한 패스는 과거 바르셀로나와 다름이 없었으나 패널티 박스 안에서 정교한 패스를 구사하지 못하여 골을 넣지 못한 것이 바르샤와 달랐고, 그것이 바이에른의 한계였다. 바이에른에 메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르디올라의 전술은 바뀌지 않았다. 계속 두드리다 보면 열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과르디올라의 한계인 것 같다. 더욱이 그의 전술은 레알에 맞게 짠 것이 아니라 다른 팀과의 전술과 다름이 없었다.

반면에 레알의 전술은 바이에른에 맞게 짰다. 바이에른의 장점이 바로 패싱축구를 통한 점유율 지배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인정하고 중원에서부터 압박수비를 펼치면서 윙어들의 역습축구를 구사하였다. 안첼로티의 전술은 제대로 맞아 1-0 승리를 얻어냈다. 그것은 안첼로티 특유의 전술은 아니었다. 그의 과거전술은 밀란에서 보여준 중원으로부터 시작되는 공격이었고, 중앙수비형 미들과 센터백의 두터운 수비였다. 그 공격의 중심은 카카였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연결은 시도르프가 맡았다. 이처럼 안첼로티는 중앙미들을 중심으로 공격과 수비를 했을 뿐 윙어를 이용한 전술을 펴지 않았다. 그 결과 2007년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호날두와 코엔트랑이라는 불세출의 윙어를 이용하여 벤제마의 득점을 성공시켰다. 후반에 호날두를 빼고 최고 비싼 윙어 베일을 기용하였다. 이처럼 안첼로티는 특유의 중앙공격전술을 피하고 레알의 장점을 살린 윙어를 이용한 전술을 구사하였다.

수비에서도 최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했고, 호날두까지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였다. 호날두와 리마리아의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볼을 허공으로 날린 것은 너무 아까운 것이었다. 그만큼 그들은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바이에른은 리베리의 부진과 만주키치의 무득점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어차피 리그에서 부진했고, 그것이 챔그리그까지 연결되어 날카로움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도르트문트와의 대패로 인하여 공격이 무뎌진 것이 눈에 띄었다. 로벤의 단독 드리블에 의한 돌파가 그나마 레알의 수비를 긴장시켰다. 그러나 바이에른은 대체로 공간을 쉽게 내주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로 인하여 호날두-코엔트랑에서 벤제마로 이어지는 역습에서 실점하고 말았다.

다음주 바이에른의 홈구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 레알은 무승부만 해도 결승에 진출한다. 더욱이 수비에 능한 안첼로티의 전술이 효과를 볼 기능성이 많아 바이에른은 부담이 클 것이다. 특히 바이에른은 반드시 2골차로 승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공격전술로 갈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역습을 내줄 수도 있다. 그러한 점을 조심해야 한다.

앞으로 과르디올라는 좀더 다양한 맞춤전술을 구사해야 한다. 강팀만을 맡아 상대가 어떤 팀인지 가리지 않고 한결 같은 전술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경기에서 깨달았는지 여부가 궁금하다. 그것은 다음주 경기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안첼로티 과르디올라 벤제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성균관대 졸업, 동대학원에서 철학박사 취득, 현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