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8일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마친 후 커튼콜에서 여자친구 강미선에게 공개 프러포즈하는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지난 12월 28일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마친 후 커튼콜에서 여자친구 강미선에게 공개 프러포즈하는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 유니버설발레단


작년 12월 28일, 무용계에는 또 하나의 스타 커플이 탄생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두 사람, 러시아 출신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강미선이다.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마친 다음에 이어진 커튼콜에서 노보셀로프는 여자 무용수에게 인사를 하는 여느 때처럼 강미선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런데 노보셀로프는 빈 손이 아니었다. 반지상자를 순식간에 꺼내고는 만인 앞에서 공개 프러포즈를 한 것. 객석의 뜨거운 환호를 받은 강미선의 눈에는 감동의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국경을 초월한 무용계 스타 커플의 탄생이다.

사랑으로 따스한 겨울을 맞는 두 사람은 유니버설발레단이 30주년을 맞이하는 스페셜 갈라에서 어떤 기량을 펼칠까. 2월의 예술의전당 무대를 빛낼 이 커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떨고 있던 남자친구, 무대 때문에 걱정하는 줄 알았다"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두엔데는 이야기와 의미가 따르는 무용이 아니다. 유연한 몸동작과 선율에 따르는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 관객이 보기에는 어려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연습을 계속 해서 동작이 몸에 익으면 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온다."

▲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두엔데는 이야기와 의미가 따르는 무용이 아니다. 유연한 몸동작과 선율에 따르는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 관객이 보기에는 어려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연습을 계속 해서 동작이 몸에 익으면 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온다." ⓒ 유니버설발레단


- 무대 위에서 프러포즈를 받았다.
강미선(이하 강): "2막을 할 때 남자친구가 떠는 게 눈에 보였다. '걱정이 많아서 떠는가 보다' 하고 위로를 많이 해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커튼콜 때 프러포즈를 하려고 긴장을 많이 해서 떨었던 거다. 커튼콜 때 인사를 마치고는 남자친구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커튼콜에서 남자무용수가 무릎을 꿇고는 여자 무용수에게 손등 키스를 하고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인 줄로만 알고 두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남자친구의 손에 상자 하나가 있었다. 상자 속에는 반지가 예쁘게 빛나고 있었다. 내밀었던 손이 무안해서 당황했다. 무대에서 프러포즈를 받아서 너무 기쁘고 행복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  어떻게 많은 사람 앞에서 프러포즈 할 생각을 했는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이하 콘): "여자친구에게 특별한 프러포즈를 해주고 싶었다. 많은 관객 앞에서 프러포즈를 한 건 당당하게 여자친구 강미선의 남자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서였다."

- 공개 프러포즈 후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씨가 강미선씨의 집에 찾아가 인사는 했나.
강: "레스토랑보다는 한국 사람이 평소 먹는 가정식을 남자친구에게 대접하고 싶어서 가정식으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연말 이후 지금까지 스케줄이 많았다. 아직 러시아로는 인사를 가지 못했다."

"<백조의 호수> 연습하며, 일생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

강미선 "음악마다 무용수에게 제공하는 분위기가 다르다. 두엔데는 부드럽게 움직여야 하지만, 인더미들은 무용의 규칙에 얽매이지 않은 과감한 동작이 많다. 무용수는 음악과 불가분의 관계다. 무용수에게는 음악이 중요하다. 인더미들은 날카로운 전자음에 몸을 맡기면 의외의 즐거움이 따른다."

▲ 강미선 "음악마다 무용수에게 제공하는 분위기가 다르다. 두엔데는 부드럽게 움직여야 하지만, 인더미들은 무용의 규칙에 얽매이지 않은 과감한 동작이 많다. 무용수는 음악과 불가분의 관계다. 무용수에게는 음악이 중요하다. 인더미들은 날카로운 전자음에 몸을 맡기면 의외의 즐거움이 따른다." ⓒ 유니버설발레단


- <돈키호테>에서 두 분은 다른 무용수도 아닌 피앙세와 호흡을 맞춘다.
강: "남자친구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호흡을 맞춘 지가 7년이다. 계속 공연을 하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제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많이 도와준다. 반대의 경우라면 제가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제가 프러포즈를 받았다고 연기적인 부분에서 특별하게 변한 건 없다."

- 함께 무용하는 여자 무용수가 많았다. 언제부터 강미선씨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는가.
콘: "오랜 기간 함께 연습하면서 편한 동료로 지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필요한 여자라는 걸 느꼈다. 올해 8월이면 사귄 지 6년이 된다. 일상생활을 하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여자친구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여자친구가 착하다. 저를 굉장히 잘 보살펴 주었다. 작년 3월 <백조의 호수>를 연습하면서 일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 남자친구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러시아어를 따로 공부해야 할까, 아니면 영어가 편할까.(기자 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강미선은 미국 유학 경험이 있어서 영어에 능숙하다)
강: "러시아에 1년 동안 유학을 다녀온 적이 있다. 간단한 대화나 단어 구사는 할 수 있다. 한국말을 하다가 영어를 하고, 러시아어와 영어를 섞어서 쓰다 보니 오히려 외국어가 늘지 않는다.(웃음) 한 가지 언어만 쓰면 언어 실력이 늘 텐데 3개 국어를 섞어가며 대화하고 있다. 남자친구는 한국어의 존댓말을 어려워한다. 영어를 쓰면서 저는 러시아 말을 공부하고, 남자친구는 한국어를 배우는 중이다. 러시아 말이 어렵다. 남자친구가 배우기에는 한국어도 만만치 않게 어렵다."

- 어떤 결혼 생활을 하고 싶은가.
강: "결혼을 해도 계속 무용을 하고 싶다. 2세를 갖는다면 너무 늦지 않게 가지고 싶다. 외국은 아이 둘을 낳고도 현역에서 활동하는 여자 무용수가 많다. 결혼한 다음에 아이를 빨리 가질 수 있으면 빨리 낳고 산후 조리를 해서 무용수로 돌아오고 싶다. 제 몸이 허락하는 한,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바로 은퇴하고 싶지는 않다."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강미선 커플 <돈키호테> 공연 스틸컷

▲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강미선 커플 <돈키호테> 공연 스틸컷 ⓒ 유니버설발레단



강미선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30주년 스페셜 갈라 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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