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라이프> 에서 홍호란을 연기하는 김경선

▲ <정글라이프> 에서 홍호란을 연기하는 김경선 ⓒ 와뮤지컬그라운드


성량이 풍부하다고 소리를 내지르기만 한다면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가 되고 만다. 주위 배우와의 밸런스를 맞추며 극의 감정선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낼 줄 알아야 좋은 소리를 낼 줄 아는 뮤지컬 배우라는 평을 듣는다.

배우 김경선이 그렇다. 좋은 소리에 대한 욕심이 많은 그는 다른 사람의 좋은 소리를 들을 때 목이 쉽게 풀린다고 한다. 때문에 어떻게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지 꾸준히 관찰한다. 뮤지컬 <정글라이프>에서 홍호란을 연기하는 김경선을 5일 삼성동에서 만났다.

- <정글라이프>는 동물을 의인화하여 표현하는 뮤지컬이다. 김경선씨는 호랑이를 의인화한 홍호란을 연기해야 한다.
"<정글라이프>는 창작팩토리 지원 사업에 뽑혀서 대학로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창작팩토리에서 <정글라이프>를 비롯한 여러 작품을 심사할 때 심사위원으로 있었기에, <정글라이프> 캐스팅 섭외 제의가 들어왔을 때 놀랐다. 저를 보고 뮤지컬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하더라. 무슨 캐릭터냐고 물어보니 호랑이라고 답해주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로 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 보이는 이미지는 <시카고>에서 마마 모톤의 캐릭터가 강해서 생긴 게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배우로 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랑이는 지켜보다가 먹잇감이 나타나면 달려가는 동물이다. 그래서 지켜볼 때가 많고, 움직임이 크게 없다. 홍호란이 라이벌 오레오의 프로젝트를 망치기 위해 계략을 짤 때부터는 움직임이 많아진다.

호랑이지만 고양이과 돌물이라 고양이 같은 행동을 한다. 사장 아들 오레오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데 사장 아들을 몰아내기 위해 꼼수를 쓴다. 사장 아들 역시 캐릭터는 사자지만 꼼수를 쓴다. 실력이 있으면 낙하산으로 내려온 오레오에게 밀리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 오레오처럼 밉상 라이벌이 아니라, 뮤지컬을 하면서 자극을 주는 배우가 있었을 텐데.
"많은 작품에서 원캐스팅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다가 <브루클린>에서 이영미 언니, <요셉 어메이징>에서 이혜경 언니와 더블로 공연하게 됐다. 언니들이 쟁쟁한 실력자라 처음엔 '밀리는 거 아니야'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 언니들에게 밀리지 않으려면 많은 연습을 하는 길 밖에는 없었다. 잘 하는 언니들에게 밀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늘어갔다.

이영미 언니는 외적으로 보면 카리스마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굉장히 여성스럽다. 저 같으면 직설적으로 표현할 부분도 언니는 감성적으로 훌륭하게 표현할 줄 아는 배우다. 몇몇 장면은 '저렇게 부를 수도 있구나' 하고 영감을 받기도 했다. 이혜경 언니는 작품을 많이 한 대선배다. 그런데 선배가 후배를 챙겨주신다. 연습하다가 피곤할 때가 있는데, 이혜경 언니가 먼저 '커피 타 줄까?' 하고 챙겨준다.

이혜경 언니는 극을 따뜻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역할이다. 제가 <요셉 어메이징> 하기 바로 전에 했던 <시카고>의 마마 모톤은 따뜻한 시선의 캐릭터가 아니었다. 이혜경 언니의 연기와 노래를 보며 '저런 연기를 보여줘야 하겠구나' 배웠다. 자극을 받은 정도가 아니라 '모델'이었다."

 "노래 레슨을 받은 적이 없다. 노래를 스스로 배웠다. 듣는 귀가 중요하다. 잘 들으려고 노력한다. 창법 자체가 좋은 노래, 깨끗한 공명이 나는 노래가 있다. 좋은 소리를 들으면 '저 사람은 어떻게 소리를 낼까' 호기심을 먼저 갖는다. 그리고는 좋은 소리를 내는 방법을 찾아낸다."

"노래 레슨을 받은 적이 없다. 노래를 스스로 배웠다. 듣는 귀가 중요하다. 잘 들으려고 노력한다. 창법 자체가 좋은 노래, 깨끗한 공명이 나는 노래가 있다. 좋은 소리를 들으면 '저 사람은 어떻게 소리를 낼까' 호기심을 먼저 갖는다. 그리고는 좋은 소리를 내는 방법을 찾아낸다." ⓒ 와뮤지컬그라운드


- 2003년에 부산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 때 학교를 졸업했다. 뮤지컬을 하고는 싶었는데 당시 부산에는 뮤지컬을 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다. 뮤지컬을 하려면 모든 걸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가야 했다. 서울 가기 전에 여비가 필요했다. 방값을 마련해야 하고 뮤지컬을 연습하기 위해서는 식비와 교통비도 필요했다.

그렇다고 서울에서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면 그만큼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시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에 오르기 직전에 가요제에 나갔다. 운이 좋아 대상을 타고 상금을 밑천으로 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다. 스물 한 두 살에는 음반을 낼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가수보다는 뮤지컬 무대에 꼭 오르고 싶었다. '가수를 할까' 하는 흔들림이 없었다."

- 노래의 고저강약을 통해 감정을 전할 줄 안다.
"가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대사라고 생각한다. 대사라고 생각하고 노래를 불러야 감정적으로 전달이 가능하다. 노래 레슨을 받은 적이 없다. 노래를 스스로 배웠다. 듣는 귀가 중요하다. 잘 들으려고 노력한다. 창법 자체가 좋은 노래, 깨끗한 공명이 나는 노래가 있다. 좋은 소리를 들으면 '저 사람은 어떻게 소리를 낼까' 호기심을 먼저 갖는다. 그리고는 좋은 소리를 내는 방법을 찾아낸다. 매 작품할 때마다 필요한 소리가 다르다. 최대한 목을 상하지 않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김경선 정글라이프 이혜경 이영미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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