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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더 지니어스 시즌2 – 룰브레이커>가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방영됐던 4회가 큰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바로 '배신'이란 키워드가 들어있다.

4회에서는 '암전게임'이라는 팀vs팀 방식의 게임이 펼쳐졌다. 그런데 예상 외로 게임은 아주 싱겁게 끝나버렸다. 바로 임윤선 팀의 이은결 때문이었다. 이은결은 처음부터 팀을 배신할 작전을 짜고 있었고 그 의사를 상대 팀인 홍진호 팀에게 전달했다. 단, 도움을 주는 대가로 데스매치 진출자로 은지원을 지목하라는 조건 하에 말이다.

그 이유는 노홍철, 이상민, 은지원 사이의 암묵적인 친목을 깨기 위해서였다. 지난 시즌의 홍진호가 김구라를 데스매치 상대자로 지목한 이유와 같은 선상이라 볼 수 있다. 다만,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한 명은 성공했고 한 명은 실패했다는 점. 어찌됐든, 홍진호 팀은 중간 중간 있었던 이상민의 역스파이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은결의 정보를 믿어 승리까지 손쉽게 쟁취할 수 있었다.

 지난 28일 방송된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 4회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송된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 4회의 한 장면. ⓒ CJ E&M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조유영, 노홍철, 이두희가 임윤선 팀에게 당신의 팀에서 누군가가 우리에게 도움을 줬다는 사인을 보낸 것이다. 게다가 조유영은 팀원들에게 '우리가 이은결의 데스매치까지 책임져야하냐'는 의견까지 내비친다. 여기서 일부 시청자들은 저 3명, 그리고 특히 조유영에게 분노했다. "이은결의 도움을 받아 승리를 했으면 당연히 도와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도리에 맞는 이유를 들어서 말이다. 

맞는 얘기다. 하지만 <더 지니어스>에서만큼은 상식적으로 맞는 얘기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보장이 없을 뿐더러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팀원들이 이은결에게 등을 돌리는 것을 본 홍진호는 이렇게 말했다. "<더 지니어스>에서는 배신이 통용된다"고. 바로 그게 정답이다.

'배신'이 통용되는 <더 지니어스>, 인간 본성 보여준다

배신이 통용된다는 것은 1차적 배신–메인매치 상에서의 배신–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설령 메인매치에서 도움을 받았더라도 다음 라운드를 위한, 다음 라운드에서 내가 살아남기 위한 또 다른 배신이 언제든지 가능한 것이다. 조유영은 이은결을 내치기 위한 이유로 그를 향한 불신을 드러냈다. 어쩌면 그녀에게 이은결은 눈엣가시였을 지도 모른다. 언제든 그가 이번 라운드에서 임윤선 팀을 배신했던 것처럼 자신에게도 배신의 칼을 들이밀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은결에게 제 1 목표가 연예인 사이의 친목을 깨는 것이었다면 조유영의 제 1 목표는 이은결을 탈락시키는 것이었다. 그런 조유영에게는 이번 데스매치가 이은결을 내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였던 것이다. 그녀는 그 기회를 현명하게 이용했을 뿐이고 철저하게 <더 지니어스> 내에서의 생존 전략을 택했을 뿐이다.

시즌1부터 시즌2까지, <더 지니어스>에서 배신(혹은 속임수)을 하지 않은 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나 이번 시즌2의 부제목은 '룰 브레이커'다. 바로 규칙을 깰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규칙이란 무엇을 뜻할까? 좁은 의미에서 생각하면 단순 메인매치, 데스매치의 규칙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해본다면 팀 내에서의 규칙, 팀원 간의 규칙, 그동안 <더 지니어스>에서 암묵적으로 존재했던 규칙 또한 저 '룰'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조유영은 철저히 <더 지니어스> 시즌2의 기획의도를 따랐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이은결이 단 한 번의 배신을 했다면 조유영을 비롯한 저 3명은 또 한 번의 배신을 한 셈이다. 그들 사이의 규칙을 깨버린, '룰 브레이커'라는 제목에 맞게 행동한 것뿐이다. 그런 그들을 향해 우리가 어떻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더 지니어스>에 너무나 몰입한 나머지 게임 중에 나오는 플레이어들의 이기적인 면모, 배신을 하고 또 다시 배신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그들의 실제 성격일 것이라며 인격모독도 서슴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방송에 나오는 그 모습이 그들의 실제 성격일까?

그 모습들은 그들 개인의 특징이 아닌 인간 본성 그 자체다. 다만, 누가 더 그 본성을 잘 숨기느냐, 드러내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어느 인간이든 극한의 상황 즉, 내가 배신을 하지 않으면 내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내 앞에 있는 돈을 모두 잃게 될 상황에 처했을 때에는 이기적인 모습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홍진호도 시즌1 때 이준석이 위험한 상대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배신을 하여 결국 이준석을 떨어트려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 또한 인간의 이기적 본성에 충실한 사례 중 하나다.

그럼에도 홍진호는 지금의 조유영처럼 시청자들에게 지나친 비난을 받지 않았다. 결국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바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이 얼마나 자연스러웠느냐가 대중의 반응을 결정짓는 척도란 것. 조유영은 그 점에서 상대적으로 미숙했고 결국 그것이 대중들의 미움을 사는 요소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제 조유영에게 남은 카드는 두 가지다. 시청자들의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하던 대로 기획의도에 충실하게 하지만 약간은 어설프게 게임을 펼쳐나갈 것이냐, 혹은 비난에 굴하여 천사표 이미지로 바꿀 것이냐. 이제 선택은 그녀에게 달렸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http://yonggary08.wordpres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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