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이강호, 한국인 첫 세계정상에 오르다  이강호(구미시청)가 스포츠어코드 월드컴뱃게임 결승에서 헝가리 선수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 검도 이강호, 한국인 첫 세계정상에 오르다 이강호(구미시청)가 스포츠어코드 월드컴뱃게임 결승에서 헝가리 선수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 이강호 제공


검도 국가대표 에이스 이강호(35, 6단, 구미시청)가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1949년 대한검도회 출범 이후 2006년 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부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지만, 한국 선수가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세계 정상에 당당히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가대표팀 주장 출신 이강호는 2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열린 스포츠어코드 월드컴뱃게임(SportAccord World Combat Game) 일반부 결승에서 헝가리 대표선수 두비 산도르(Dubi Sandor)를 상대로 일방적인 경기운영 끝에 통쾌한 머리치기를 성공시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결승전 상대로 나선 두비 산도르는 유럽선수 특유의 파워와 스피드를 앞세워 한국과 일본 검객들을 차례로 위협했고 손목치기 등 정교한 기술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두비 산도르는 2010년 베이징 대회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김민규(광명시청)와 접전을 벌이다 아슬아슬하게 머리치기를 허용하고서야 물러났고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의 자존심 시카노 미쓰나리를 허리치기로 제압하는 등 정상급 기량을 보유한 유럽형 파이터입니다.

이강호는 세계선수권대회 3회 연속 출전하면서 2009년 브라질 대회에서 개인전 3위에 입상하는 등 세계 정상에 수차례 도전했으나 번번히 종주국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한 바 있습니다.

이강호는 큰 키를 이용한 머리치기에 능하지만 남다른 유연성을 바탕으로 번개같은 손목치기가 장점이기 때문에 일본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한국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강호는 평소 겸손한 자세로 검도 수련에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 대표팀에서 후배들의 귀감으로 떠올랐고, 주말과 휴가철이면 호구를 메고 일반도장을 찾아가 동호인들과도 스스럼 없이 칼을 맞추는 검도전도사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출국에 앞서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검도한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내가 어렵게 배운 검도를 베풀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검도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찾아가 함께 운동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순천공고 동문이자 라이벌 김완수(6단, 무안시청) 역시 일반부 도전장을 함께 내밀어 1차전에서 만난 일본의 시카노 미쓰나리와 연장 접전을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아깝게 물러섰습니다.

여자 청년부 허윤영(제주고)은 일본의 마쓰모토 미즈키에게 머리치기를 허용해 은메달에 머물렀고, 남자 청년부에 출전한 장만억(구미시청)은 일본대표 다케노우치 유야에게 패배해 개인전 3위를 차지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단체인 스포츠어코드는 3년마다 검도를 비롯 유도, 태권도, 무에타이, 킥복싱 등 올림픽 및 비올림픽 종목의 격투기 15개 종목을 대상으로 월드컴뱃게임을 개최합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대표단으로 고단자부(8단부)에 박용천(전주 해성고 감독), 박동철(목포대 교수)을 비롯 백경화(여, 7단, 선문대 교수), 한영숙(여, 6단, 한검관 관장), 도윤지(여, 경주시청), 김민지(여, 용인대) 등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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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스포츠어코드 대한민국 대표팀 우승 문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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