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도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사상 36년만에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한국 대표단은 10일 대만 타이베이(臺北) 소재 국립대만대학 체육관에서 개최된 제13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최종일 남자부 단체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미국 대표팀을 2-0으로 완파해 첫 우승컵을 안았다.

@BRI@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1970년부터 3년 주기로 개최된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서 번번이 일본 문턱을 넘지 못했던 '10번 준우승'(1회 불참, 1회 3위)의 한을 풀게됐다.

그동안 한국팀은 뛰어난 기량을 유지하고도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의 벽을 넘지 못해 만년 준우승팀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통'으로 유명한 도재화 감독이 남자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단체 합숙훈련에서 일본의 손목치기에 맞서기 위해 과감한 머리치기 연습만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그동안 체력면에서 한국을 넘볼 수 없다고 판단한 일본은 작은 기술인 손목치기로 소극적인 '점수따기' 검도를 구사했고 한국은 경기운영의 미를 살리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12회 대회 참가자중 이강호(구미시청)와 유주형(관악구청) 이외에 모두 새 얼굴로 바꿔 팀컬러를 쇄신했고 훈련 내용도 히든카드인 도 감독 스타일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일본과의 대결은 예상치 못했던 미국이 준결승에서 일본의 발목을 잡음으로써 싱겁게 끝났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김완수(무안군청) 선수가 '형제검객' 다니엘 양에게 손목치기로 한판을 따내 기선을 제압한뒤 주장인 김정국 선수(달서구청)가 일본전 수훈갑인 마빈 가와사키를 손목치기와 머리치기로 눌렀다.

일본인 2세들로 구성된 미국팀은 준결승에서 검도 종주국인 일본과 접전 끝에 3-2로 신승한뒤 결승고지에 올랐으나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전날 개최된 남자부 개인전에서 오길현(광주 북구청) 선수와 강상훈(노키아) 선수가 나란히 3위에 올랐다. 한편 8일 개최된 대회 첫날 여자부 단체전에서는 한국대표팀이 일본에 아깝게 패해 2003년 영국대회에 이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도재화 남자팀 감독은 "36년만에 우승의 한을 풀어 여한이 없다"면서 "일본전에 대비해 충분히 전력을 다져놓았기 때문에 결승에서 만났어도 우리가 승리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허리부상에 시달리던 강상훈 선수는 대만까지 응원온 장정행 스님(부산 수도사. 공인 검도4단)의 침을 맞아가면서 개인전 3위와 단체전 우승을 이끌어 박수갈채를 받았다.
2006-12-12 20:49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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