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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카오에 가는 날입니다. 중국 광동성 남부의 주강 삼각주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마카오는 홍콩과는 60km 떨어져 있습니다. 마카오는 마카오 반도·타이파섬·콜로안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몇 년 전 두 섬 사이를 매립해 하나의 섬이 됐습니다. 전체 면적이 28.6㎢의 작은 공간에 55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마카오행 '페리'

홍콩에서 마카오 가는 차이나 페리
▲ 페리 홍콩에서 마카오 가는 차이나 페리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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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마카오로 갈 때 가장 편한 방법은 페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홍콩 마카오 페리터미널(MTR 썽완역·홍콩섬)과 홍콩 국제공항 페리터미널(첵랍콕 공항·란타우섬) 그리고 침사추이에 있는 차이나 페리 터미널(구룡반도)에서 페리가 운항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탑승할 차이나 페리 터미널에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페리가 출발합니다. 침사추이의 랜드마크인 하버시티 인근에 위치한 페리 터미널에는 아침 시간인데도 많은 승객들로 북적대고 있습니다. 대부분 당일 코스로 마카오를 다녀오려는 여행자들입니다.

홍콩에서 마카오까지는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바다에서 보는 홍콩과 마카오의 모습은 닮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입니다.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고층 건물이 즐비한 홍콩에 비해 마카오의 건물들은 저마다 특색을 살려 아기자기한 모습입니다.

페리 터미널 좌측에 놀이 공원인 '피셔맨스 와프' 모습
▲ 마카오 도착 페리 터미널 좌측에 놀이 공원인 '피셔맨스 와프' 모습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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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에 도착했습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마카오는 중화인민공화국의 특별행정구역으로 '1국가 2체제' 원칙에 의해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고는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두 지역을 왕래하기 위해서는 여권을 제시하고 출입국 수속을 밟아야 합니다.

마카오 최대의 '베네시안 리조트'

페리 터미널 앞에는 호텔 카지노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마카오에서는 대중교통 대신 카지노 셔틀버스만 이용해도 손쉽게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타이파 섬에 있는 베네시안 리조트 가는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반도와 섬 사이에는 세 개의 다리를 통해 10분이면 넘나들 수 있습니다. 신·구가 어우러진 마카오 반도와 달리 타이파 섬은 철저한 계획도시입니다. 주거지역과 호텔지역이 구분돼 있으며 도로의 모습도 시원시원합니다.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촬영했던 베네시안 리조트의 모습은 규모와 시설은 사람을 압도했습니다. 3000여 개의 스위트룸, 350여 개의 가게, 1만5000평의 카지노를  구비하고 있으며 황금빛으로 빛나는 호텔 로비, 화려한 쇼핑몰, 이탈리아 베니스를 연상시키는 곤돌라 등 상상을 초월합니다.

베네시안 리조트 쇼핑 아케이드에 있는 운하
▲ 곤돌라 베네시안 리조트 쇼핑 아케이드에 있는 운하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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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에는 슬롯머신·바카라·블랙잭 등 다양한 게임이 있지만, 카지노 경험이 거의 없는 저는 몇 푼의 돈을 바꿔 슬롯머신 기계 앞에 앉았습니다. 이 게임은 규칙을 몰라도 버튼이나 손잡이를 당기기만 하면 되더군요.

베네시안 카지노 홀
▲ 카지노 베네시안 카지노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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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여행할 때 만난 우리나라 사람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도박을 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잃지도 따지도 않는 방법. 그냥 카지노에 들러 구경만 해라. 도박은 구경도 재미있다. 둘째, 따는 방법. 도박을 하다 보면 한 번은 딸 때가 있다. 그 즉시 도박을 끝내라. 셋째, 조금 잃는 방법. 오락으로 즐긴다고 생각해서 일정한 금액만 정해서 사용해라."

세계문화유산 탐방은 '세나도' 광장서부터

마카오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 유산이 서른 곳입니다. 마카오 관광의 출발점은 마카오 반도에 있는 세나도 광장입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들이 모여 있어 도보로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카오 여행의 출발점이 되는 곳
▲ 세나도 광장 마카오 여행의 출발점이 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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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도'란 포르투칼어로 '의회'를 의미합니다. 광장 바닥은 포르투칼에서 직접 가져와 만들었다는 물결무늬 포석이 깔려있고, 주위에는 파스텔톤의 이국적인 건축물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마치 서양의 작은 도시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세나도에서 물결무늬 포석을 따라가면 성 도미니크 성당을 지나 성 바울 성당 유적지에 도착합니다. 성 바울 성당은 17세기 초 이탈리아 예수회 수도사들이 선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곳으로 35년의 공사 끝에 완성됐다고 합니다. 지금은 정면 벽과 계단만이 남아 있지만 여전히 고풍스러운 바로코 양식으로 많은 여행자들이 찾고 있습니다.

마카오의 상징
▲ 성 바울 성당 유적 마카오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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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바울 성당 좌측에는 1888년에 퍼진 전염병을 막기 위해 귀신을 물리친다는 신(神) 나차 사원과 구시가지 성벽이 있고, 우측에는 1622년 네덜란드 함대의 침입에 맞서 싸운 몬테 요새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마카오 반도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몬테 요새에서 본 시내 모습
▲ 몬테 요새 몬테 요새에서 본 시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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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는 중국과 유럽 문화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김대건 신부가 6년간 공부했다는 '성 안토니오 사원', 유럽의 작은 공원에 와 있는 느낌을 주는 '성 아우구스틴 광장과 성당'을 따라 걷다 보면 중국 입간판과 과거 홍등가였던 '펠리시다데 거리'나 도교 사원인 '아마 사원'이 보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을 가리키는 표시
▲ 표시판 세계문화유산을 가리키는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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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님이 6년간 신학 공부를 한 곳
▲ 성 안토니오 성당 김대건 신부님이 6년간 신학 공부를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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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마카오는 독보적인 역사·문화적 가치가 인정돼 '동서양 역사의 중심, 마카오'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약 500년간  포르투칼 사람들과 생활하며 쌓아온 역사의 흔적과 중국 문화가 어우러진 마카오는 오락과 도박의 도시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가진 도시였습니다.

도교 신앙으로 항해의 신 '아마'를 모신 사원
▲ 아마 사원 도교 신앙으로 항해의 신 '아마'를 모신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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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마카오, #베네시안 , #세나도, #성 바울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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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자발적 백수가 됨. 남은 인생은 길 위에서 살기로 결심하였지만 실행 여부는 지켜 보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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