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 상위·하위 스플릿 시스템이 9월 8일부터 적용된다. 이제 각 스플릿에 속해 있는 팀들은 강등과 우승이라는 상반된 목표를 향해 나머지 12라운드를 치러야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우승권을 놓고 싸우는 상위 스플릿 팀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우승과 ACL 진출이라는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 상위 스플릿. 과연 누구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1위] 포항 스틸러스, 지금만 같아라

 포항스틸러스

포항스틸러스 ⓒ 포항스틸러스

포항(14승 7무 5패 승점 : 49점 +16),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모기업의 경영 악화로 인해서 지원이 줄게 되면서 외국인 선수들을 다 내보냈고 그로 인해서 아쉬운대로 국내 선수들로만 시즌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경험이 적은 황선홍 감독이 이 같은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그러나 포항이라는 팀은 강했고 또한 무서웠다. 그들의 스틸타카는 2013년의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K리그도 유럽축구 못지 않게 수준 높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포항의 강점은 누가 뭐라해도 강력한 미드필더 라인이다. 황진성·황지수·이명주 등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K리그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뛰어나다. 수비에서도 김원일이라는 든든한 벽이 있기에 14개 팀에서 최소 실점(26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도 문제가 있으니 바로 최전방이다. 김은중이라는 경험 많은 공격수를 영입하였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공격수들의 파괴력은 떨어진다. 최근 들어 조찬호·고무열·배천석 등의 선수들도 올라오고 있지만 황선홍 감독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포항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지금과 같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5회 우승도 꿈은 아닐 것이다.

[2위] 울산 현대, '철퇴'의 무서움은 지금부터

 울산현대

울산현대 ⓒ 울산현대

지난 시즌 아시아를 제패하면서 철퇴 축구의 무서움을 전세계에 알린 울산(14승 6무 6패 승점 : 48점 +19). 그러나 K리그에서 5위를 하면서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위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울산의 철퇴는 더 발전되었다. 이번 시즌 시작과 함께 팀의 주축이었던 이근호의 입대와 언성히어로인 에스티벤과 팀의 주장이었던 곽태휘의 이적으로 팀이 많이 약화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아시아 챔피언답게 팀을 빨리 추스리면서 철퇴의 묵직함은 더하였다. 김신욱은 머리 뿐만 아니라 발에서도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용과 김치곤·강민수 등은 철퇴의 후방을 책임졌다.

그리고 에스티벤의 공백은 일본에서 온 마스다가 메워줬고 김영삼·김용태·김성환 등의 미드필더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울산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공격진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돌아온 한 페르시 한상운과 김승용은 좌우 측면에서 뛰어난 활약하고 있고 까이끼와 호베르토·하피냐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수들의 시너지도 대단하다. 그리고 확실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김신욱까지 울산의 철퇴는 지금 최고의 파괴력을 유지하고 있고 오랫동안 서울·전북·수원 등에게 빼앗겼던 명문의 타이틀을 되돌려받기 위한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3위] 전북 현대, 이동국의 이탈은... 어찌합니까

 전북현대

전북현대 ⓒ 전북현대

지난 시즌 최강희 감독의 이탈로 인해서 전북(14승 6무 6패 승점 : 48점 +17)은 이전의 파괴력 있는 닥공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이는 올 시즌 파비오 감독대행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진 아닌 부진으로 중위권까지 떨어지는 치욕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전북이라는 팀을 가장 알고 전북을 지금 이자리로 이끈 최강희 감독이 전북에 복귀하면서 얘기는 달라졌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 복귀 이후에 10경기 무패(7승 3무)를 달리고 있고 그로 인해서 2위인 울산과 승점차 없이 득실로 뒤진 3위에 있을 수 있었다.

그렇게 스플릿 이전까지 힘차게 달려온 전북. 그러나 가장 중요한 스플릿을 맞이하여 큰 걱정이 생겼다. 팀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동국이 무릎 부상을 입으면서 6주 동안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가뜩이나 나이도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약 두 달간의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에 시즌 아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전북에서 케빈과 함께 12골을 기록하며 전북의 닥공을 이끌고 있는 이동국의 부재를 얼마만큼 최강희 감독이 잘 대처하는지에 따라서 이번 시즌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다.

[4위] FC서울,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할 때

 FC서울

FC서울 ⓒ FC서울

지난 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K리그를 평정했던 FC서울(13승 7무 6패 승점 : 44점 +13). 그러나 그런 모습은 올 시즌 전혀 드러나지 않으면서 K리그에서 8경기 동안 무승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시작을 하였다. 그

러나 서울은 서울이었다. 시즌 중반부터 차차 이전의 파괴력을 보여주면서 무공해 축구의 무서움을 많은 팀들에게 선사하였고 특히나 경남에서 영입한 윤일록이 시즌 초반 입은 부상에서 복귀한 이래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승세에 한몫하고 있다. 또한 아디·김진규 등이 팀이 필요할 때 골을 터뜨리면서 '수트라이커'라는 닉네임까지 얻게 되는 등 좋은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상위권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다. 몰리나는 6골 13도움을 기록하면서 기록적으로는 괜찮지만 이전의 보여주었던 존재감을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데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만 31골을 득점하면서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세웠지만 올 시즌은 슬럼프와 부상 등의 여파로 지금까지 단 10골만 기록하고 있다. 유난히 외국인 선수의 의존도가 높았던 서울이었기 때문에 우승도 우승이지만 3위까지 주어지는 ACL 티켓을 위해서라도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한 때다.

[5위] 수원 블루윙즈, 선수들의 복귀를 기다린다

 수원블루윙즈

수원블루윙즈 ⓒ 수원블루윙즈

수원(12승 5무 9패 승점 : 38점 +9)은 '레알 수원'이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최근 몇 시즌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팀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시즌 감독을 해임하고 서정원이라는 새로운 선장을 앉혀 팀 개혁을 시도했다.

올 시즌 중반에는 많은 부상자들이 나오고 젊은 선수들이 적응을 잘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위 스플릿 진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나왔지만, 점차 나아지는 모양새다. 서정원 감독이 추구하고자 했던 '아기자기한 기술 축구'가 수원에 자리 잡고 있는 것.

이런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히든 카드가 있다. 바로 주력 선수들의 복귀다. 먼저 정대세의 복귀가 기대된다. 라돈치치·스테보 등의 선수들을 내보내고 현재 수원에 정통파 공격수는 조동건밖에 없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혼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대세의 복귀는 수원에게 엄청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염기훈의 제대도 호재다. 경찰청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며 챌린지 리그를 평정했던 그가 이번 스플릿에서 수원 유니폼을 입는다. '한방'이 부족했던 수원, 정대세·염기훈의 합류가 시너지를 부를 것으로 기대된다.

[6위] 인천 유나이티드, '봉길 매직'의 무서움은 지금부터

 인천유나이티드

인천유나이티드 ⓒ 인천유나이티드

인천(11승 8무 7패 승점 : 37점 +7)은 올 시즌 시도민 구단 중 유일하게 상위 스플릿에 입성했다. 김봉길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올 시즌 팀에 합류하게 된 이천수라는 슈퍼스타, 김남일·설기현 등 베테랑의 분전 그리고 이석현·구본상·한교원 등 젊은 선수들까지 덩달아 활약하면서 인천은 이제 무시하지 못할 팀이 됐다.

올 시즌 시도민 구단 중 최초로 ACL 티켓을 노리고 있는 인천은 시도민 구단 최초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기쁨을 안고 분위기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전망도 괜찮다. 서울이나 수원과 같은 상위팀간의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상위 스플릿에서 가장 주목해야 될 팀은 아마도 인천이 되지 않을까.

[7위] 부산 아이파크, '성효 부적'의 드라마는 계속된다

 부산아이파크

부산아이파크 ⓒ 부산아이파크

가장 극적으로 상위 스플릿에 합류하면서 역대급 드라마를 만들어낸 부산 아이파크(11승 7무 8패 승점 : 33점 +6). 윤성효 감독이 팀을 맡은 뒤 시즌 초반의 예상과는 달리 지난 시즌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부진했던 임상협이 살아났고, 이범영은 이제 K리그 수준급 골기퍼로 성장했다. 그리고 박종우 역시 팀의 중심으로 멋진 활약 중이다. 이 모든 것은 '성효 부적'의 힘이었다. 조롱 아닌 조롱을 받던 윤성효 감독은 이제 부산의 명장으로 평가받으며 올 시즌 K리그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극적으로 상위 스플릿에 입성한 부산이지만 지금부터의 일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전력적으로 6개 팀을 압도하지 못하고, 확실한 '한방'을 해줄 스타 선수가 부족하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들도 아직까지는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선수들이 얼마만큼 단합해 경기를 치러낼 수 있느냐가 부산의 향후 3개월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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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 중복게재합니다.
클래식 상위스플릿 봉길매직 성효부적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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