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 모닝' 이석준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대본에서 재미를 붙이지 못하면 흥미가 떨어지는 편이다. 대본이 재미있으면, 그리고 대본의 가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명확하다면 작품에 재미를 느끼고 작업하는 편이다"

▲ '투모로우 모닝' 이석준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대본에서 재미를 붙이지 못하면 흥미가 떨어지는 편이다. 대본이 재미있으면, 그리고 대본의 가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명확하다면 작품에 재미를 느끼고 작업하는 편이다" ⓒ 창작컴퍼니다


배우 이석준이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에 출연하면서 드라마 <원더풀 마마>에 출연하고 있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상황에 이석준은 인터뷰하는 내내 힘들어하는 기색은커녕 활기차게 인터뷰 답변을 해주었다. 그의 아내는 고 추송웅 배우의 딸 추상미, 다독가로 알려진 장인과 아내의 독서 섭렵이 사위 이석준 배우까지 대물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인터뷰 자리였다. <투모로우 모닝>에 출연하는 이석준을 만났다.

- 대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우로 알고 있다.

"대본을 분석하며 읽는 편이 아니다. 대본을 손에 접했을 때 소설처럼 끝까지 다 읽는 작품에 출연하는 편이다. '다음 페이지에서 뭐가 있을까' 하는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공연을 할 때도 관객으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 자신의 성향이 드라마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 공연 같은 경우에는 제가 공연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소개되기 전에 브로드웨이에서 음악 CD를 선물 받았음에도 음악만 들었을 때에는 '이 작품이 왜 좋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 재미를 붙이게 된 계기는 대본을 보았을 때였다.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대본에서 재미를 붙이지 못하면 흥미가 떨어지는 편이다. 대본이 재미있으면, 그리고 대본의 가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명확하다면 작품에 재미를 느끼고 작업하는 편이다. 설사 음악이 주는 재미가 약간 떨어지더라도 가사가 좋으면 가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된다."

- <투모로우 모닝>은 결혼 생활을 되돌아보게끔 만드는 작품이다.

"부부는 굉장히 단순한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기 쉽다. <투모로우 모닝>에서 캐릭터가 옥신각신하는 부분이라면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 아닌가. 감정적인 부분이 실제 부부생활과 닮은 면이 있는 뮤지컬이다.

대개의 뮤지컬은 캐릭터가 너무나도 강한 편이다. 누군가를 죽여야 하거나 반대로 죽어야 하고,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거나 하는 극단적인 설정이 강하다. 그렇지만 <투모로우 모닝>은 부부 생활의 일부분을 잘라놓은 느낌의 뮤지컬이다. <투모로우 모닝>에서 나타나는 각양각색의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결혼을 거대한 모험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 정도쯤이야' 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결혼은 이해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부부가 '우리 둘은 하나다'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벌어지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부부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화권 안에 있다고 해서 같은 성장을 한 건 아니잖은가. 서로 다른 인격체가 만나서 부부가 만들어지는 것인데 이를 하나로 바라볼 때 결혼에 문제가 생긴다고 본다.

각자의 공간을 어느 정도 허용할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와 부부 사이에 공유해야 할 것이 얼마나 있는가에 관한 문제를 얼마나 부부가 현명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혼생활의 문제를 예방하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에게 최대한 양보하는 것을 배우는 법이 결혼생활의 노하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투모로우 모닝' 이석준 "아내가 읽는 책은 제목조차 모르는 책이 많았다. 아내가 읽은 책의 저자가 궁금해서 저자의 책을 섭렵하다가 저자를 좋아하는 경우도 생겼다. 어려운 책만 권하는 경우도 많았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어렵지만 오기로 읽은 책도 많다"

▲ '투모로우 모닝' 이석준 "아내가 읽는 책은 제목조차 모르는 책이 많았다. 아내가 읽은 책의 저자가 궁금해서 저자의 책을 섭렵하다가 저자를 좋아하는 경우도 생겼다. 어려운 책만 권하는 경우도 많았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어렵지만 오기로 읽은 책도 많다" ⓒ 창작컴퍼니다


- 인터뷰 답변이 조리 있으면서도 밀도 있게 답변하는 편이다.

"대화하는 것과 친구와 의견을 나누는 걸 즐겨하는 편이다. 이러한 측면이 배우로서의 끼를 만들어주는 계기도 되었다. 답변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인은 '이야기쇼' 덕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쇼'는 배우에게 관객의 궁금한 점을 묻기도 하고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 가운데서 나의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또 하나의 요인은 아내다. 아내를 만나면서 굉장히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결혼 전에는 기본적인 책만 읽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깊이 사귀다 보니 바닥이 보이더라. 아내는 책을 좋아하면서 많이 읽는다. 아내가 '무슨 책 읽었어?' 물어보면 '읽었지' 라고 답하지만 솔직히 책의 내용보다 제목만 아는 경우가 많았다.

아내가 읽는 책은 제목조차 모르는 책이 많았다. 아내가 읽은 책의 저자가 궁금해서 저자의 책을 섭렵하다가 저자를 좋아하는 경우도 생겼다. 어려운 책만 권하는 경우도 많았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어렵지만 오기로 읽은 책도 많다. 아내의 인문학적 소양은 장인(고 추송웅)에게 물려받았다.

장인어른 세대의 예술가들은 책이 제공하는 지식으로 경력을 가져다주었다. 무대에 서는 배우는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문학적인 소양을 쌓는 게 기본이었던 세대라 2세들에게 자연스럽게 문학적인 토양을 쌓는 작업을 물려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내만 많은 책을 읽는 게 아니다. 처갓집의 가족들 모두가 활자중독증에 가까울 정도로 정말 책을 많이 읽는다.

가령 아내가 육아를 할 경우 책부터 찾는 스타일이다. 아이를 갖자마자 아내가 읽은 책이 오십여 권 가량 될 정도다. 장인어른의 영향력이 제게도 닿는다고나 해야 할까. 장인어른이 생전에 책을 많이 읽으신 게 아내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제게도 다독의 영향이 크게 미친 게 아닌가 싶다."

'투모로우 모닝' 이석준 "대개의 뮤지컬은 캐릭터가 너무나도 강한 편이다. 누군가를 죽여야 하거나 반대로 죽어야 하고,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거나 하는 극단적인 설정이 강하다. 그렇지만 <투모로우 모닝>은 부부생활의 일부분을 잘라놓은 느낌의 뮤지컬이다"

▲ '투모로우 모닝' 이석준 "대개의 뮤지컬은 캐릭터가 너무나도 강한 편이다. 누군가를 죽여야 하거나 반대로 죽어야 하고,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거나 하는 극단적인 설정이 강하다. 그렇지만 <투모로우 모닝>은 부부생활의 일부분을 잘라놓은 느낌의 뮤지컬이다" ⓒ 창작컴퍼니다


*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이석준 원더풀 마마 금 나와라 뚝딱 투모로우 모닝 김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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