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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인한 과도한 준설과 보(세종보, 공주보, 백제보)를 세운 탓인지, 여울져 흐르던 금강의 유속이 느려지고 최근엔 기온까지 상승했다. 이때문에 금강엔 죽은 물고기가 떠다니고 녹조가 발생하는 것도 모자라 부유물질 등이 혼합되면서 악취까지 발생하고 있다. 우리 곁에서 아름답게 빛나던 강이 '접근하기 힘든 강'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오전 9시부터 7시까지,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와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녹색연합 활동가들, 지역방송사 등과 함께 금강 전 구간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충남 청양군 치성천 가마교. 길이 8m 짜리 사석보호공을 쌓아 물의 흐름이 막혔다. 물이 보호공 아래로 흐르면서 생태계 단절도 가져왔다.
 충남 청양군 치성천 가마교. 길이 8m 짜리 사석보호공을 쌓아 물의 흐름이 막혔다. 물이 보호공 아래로 흐르면서 생태계 단절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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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충남 청양군 치성천을 찾았다. 이곳은 4대강 준설 때문에 역행침식이 일어난 곳이다. 가마교의 교각 밑동이 드러나 국토부가 보강공사를 했지만, 다시 침식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사석보호공(약 8m)을 다시 설치하면서 이것이 물길을 막았고, 물이 사석보호공 아래로 흐르면서 상·하류 생태계가 단절됐다(관련 기사: 역행침식으로 금강 지천 사면 '와르르').

동행한 정민걸 교수는 "치성천 가마교의 교각 붕괴를 예방하기 위해 폭 8m짜리 사석보호공을 설치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돌보에 해당한다"며 "하천의 연속성을 완전히 단절하고 있어 수서생물의 회유를 차단하기 때문에 치성천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하천생태계를 단절하는 것은 내수면어업법 등을 위반한 위법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양흥모 사무처장은 "4대강 사업의 과도한 준설로 하상 바닥이 낮아지면서 지류가 환경적으로 영향을 받았고, 치성천 가마교가 역행침식에 시달리는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그럴 때마다 땜빵식으로 처리를 하면서 피해와 복구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보안조치가 졸속으로 진행되면서 생태계에 단절이 왔다"며 "계속해서 돌보(사석보호공) 아래로 물이 흐르면 세굴이 되고 붕괴나 유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담당자는 "치성천은(사석보호공 설치) 공사하면서 시공사가 인위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가 있다면 원상복구 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좌로부터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활동가, 정민걸 교수, 양흥모 처장이 치성천 가마교를 둘러보고 있다.
 좌로부터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활동가, 정민걸 교수, 양흥모 처장이 치성천 가마교를 둘러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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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마을 중심에 갑자기 생긴 '준설토 산'

이후 일행은 4대강 준설토 야적장이 있는 부여읍 저석리를 찾았다. 이곳에선 모래를 선별하고 있었는데,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되자 부여군이 5월 17일까지 준설토를 다 치워주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아직도 적지 않은 양의 준설토가 쌓여 있었다. 현장은 중장비 10여 대가 내뿜는 소음으로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관련 기사: 4대강 때문에 늘 피난 짐을 꾸리는 사람들).

2005년 귀농했다는 아무개(남)씨는 "준설토를 마을 입구에 쌓아놓으면서, 황사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바람에 모래가 날렸다"며 "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이 순진해서 그런지 몰라도 보상 한 푼 못 받고 고통만 당하고 있다"며 "지금은 차라리 빨리 치웠으면 하는 바람뿐"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아이 셋을 키우고 있다는 이정은(여)씨는 "도시에서 살다가 둘째가 건강이 안 좋아 요양차 5년 전에 이곳으로 내려왔다"며 "4년 전부터 4대강 준설토가 마을 입구에 쌓였는데, 매일서너 번씩 쓸고 닦고 해도 집안에 모래가 남아있어서 큰애는 비염, 둘째는 폐 질환, 셋째는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창문 한 번 열어보지 못하고 있으니, 감옥에 갇혀서 생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냐"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리에는 길이 1km, 높이 38m, 폭 100m 정도(주민 주장)의 4대강 준설토가 쌓여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었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리에는 길이 1km, 높이 38m, 폭 100m 정도(주민 주장)의 4대강 준설토가 쌓여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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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석리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은 일행들은 또 다른 준설토가 쌓여 있다는 부여군 규암면 금암리를 찾았다. 주민들 주장에 따르면 이 마을 중앙엔 길이 1km, 높이 38m, 폭 100m 정도의 준설토가 쌓여 있다고 한다. 마을 중앙에 산처럼 준설토가 쌓이면서, 마을은 두동강이 났다. 더 놀라운 것은 2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가정집이 있다는 점이었다.

손덕순(여)씨는 "산처럼 쌓아 놓은 모래가 바람에 날리고, 비라도 내리면 흘러내려 하수도가 막히고 하천이 막힌다"며 "처음엔 민원을 제기하면 가끔 나와서 치워주고 하더니 지금은 들은 척도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감이 삽으로 트랙터로 치우고 있지만, 비만 오면 도로가 물바다로 변하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치워야지 그냥 두고는 제 명에 못 살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광(74·남)씨는 "처음 지에스건설(시공사) 소장이 도로 높이 만큼인 3m만 쌓는다고 해서 그런가 했는데, 자꾸 쌓더니 38m를 쌓았다"며 "마을 방송도 안 들리고 살기 좋은 마을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턱턱 막히는 공간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도 몇 마리 키우고 있는데, 소음에 놀라서인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잠도 못 자고 임신도 되지 않더니 그나마 임신한 소들도 낙태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이면 약속했던 5년이 돼가는데, 혹시라도 이곳에서 모래를 선별한다고 하면 큰일이다"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양흥모 사무처장은 "주택가 한가운데 준설토 적치장이 들어오면서 주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그러나 국가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으면 너무 안일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들이 이런 행정을 불신하고 부정하면서 소송이나 집회 등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건 비극적인 일이다"라며 "국가가 사과하고 대책과 보상을 책임 있게 해야지 자치단체나 시공사에 떠넘기는 것은 치졸한 방법이다"라고 비판했다.

부서진 선착장... 죽어서 악취를 풍기는 물고기들

점심 무렵 찾아간 공주보 물은 시커멓게 변해 바닥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인근에 있는 불티교에도 죽은 물고기 사체를 볼 수 있었다. 또 4대강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선착장이 부서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우리 일행이 탄 차량은 세종특별시로 향했는데, 4대강 사업 때 심은 벚나무, 느티나무 등이 곳곳에서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금강세종지구 쉼터에 심은 배롱나무 160그루 중 152그루가 죽었다. 인근에 자연학습장은 잡초밭으로 변했고 산책로의 바닥 콘크리트는 녹색연합 활동가가 손으로 만져도 부서져 내릴 정도로 약했다.

세종보 좌안 상류 자연학습장 산책로의 바닥 콘크리트. 김성중 활동가가 손으로 만져도 부서져 내린다.
 세종보 좌안 상류 자연학습장 산책로의 바닥 콘크리트. 김성중 활동가가 손으로 만져도 부서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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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좌안 상류 금강 세종지구 쉼터에 심어진 배롱나무 160그루 중 152그루가 죽었지만 '생육상태관찰 중'이라는 표지판만 걸려있다.
 세종보 좌안 상류 금강 세종지구 쉼터에 심어진 배롱나무 160그루 중 152그루가 죽었지만 '생육상태관찰 중'이라는 표지판만 걸려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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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한 나무들에 대해 안재준 대전충남생명의 숲 국장은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식재를 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생겨서 죽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죽었는지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보통 나무를 심다 보면 5~10%로 정도는 고사할 수 있지만 이렇게 몰살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나무는 식재를 하고 뿌리만 내리면 살아가는데 큰 하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롱나무 고사에 대해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담당자는 "전화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결과 배롱나무가 다 죽어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논산국토관리청에서 고사목에 대해 조사하고 있어 파악이 끝나는 대로 시공사에 하자보수를 맡길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바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녹조사체가 떠올랐다. 이것들이 부유물질과 섞여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녹조사체가 떠올랐다. 이것들이 부유물질과 섞여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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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 있는 요트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바닥에 대형사석을 깔아놓았으나 잡초가 우거져서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어렵게 찾은 선착장에 다가가자 녹조 사체와 부유물질이 뒤엉켜 있고 악취가 풍겨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손으로 만져본 녹조류에서는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심한 악취가 났다.

정민걸 교수는 "현재 물 빛깔을 보면 낮은 수온에서 적응된 규조류가 번성한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금강이 저수지화 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라며 "특히 저온에서 번성했던 부착조류가 연성기질에서 이탈하여 덩어리로 떠오르고 높아지는 수온에 부패가 심해지면서 수질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정 교수는 "지금까지는 기온이 낮았지만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오면 수온도 상승할 것이고 녹조류가 번성하게 될 것"이라며 "녹조류 번성은 비점오염으로 유입되는 영양염류가 많은 하천을 저수지화할 때 발생하는 일인데, 금강에서 매년 되풀이 되는 영구 미제 문제가 되었다"고 한탄했다.

금강 어딜 가든, 가는 곳마다 죽은 물고기가 썩어 악취가 풍겼다.
 금강 어딜 가든, 가는 곳마다 죽은 물고기가 썩어 악취가 풍겼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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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흥모 사무처장은 "지난해에도 6월 이후부터 금강에 녹조가 발생했는데 역시나 올해도 여름을 앞두고 곳곳에서 녹조가 확인됐고 지난해처럼 대규모 녹조가 우려되고 있다"며 "금강에 3개의 보를 건설하면서 생긴 문제니, 기술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보 수문을 열어서 흐르게 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안 그러면 매년 여름마다 녹조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 처장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4대강 사업을 진행했지만, 완공 이후엔 시설물에 관한 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한 것 같다"며 "여야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세종보가 생기면서 유속이 느려진 공간에는 어김없이 녹조가 발생했다. 손으로 떠보았으나 악취가 심하게 풍겼다.
 세종보가 생기면서 유속이 느려진 공간에는 어김없이 녹조가 발생했다. 손으로 떠보았으나 악취가 심하게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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