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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치장과 주택이 불과 2미터 거리로 미루어 주민이 겪는 고통은 짐작할 수 있다.
 적치장과 주택이 불과 2미터 거리로 미루어 주민이 겪는 고통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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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에 꽝꽝거리며 대형차량이 뒤 문짝을 여닫으면서 내는 소리가 얼마나 큰지 자다가 깜짝 놀라서 심장마비가 걸릴 정도여. 썩은 모래를 집 앞에 산처럼 쌓아 놓으면서 냄새가 얼마나 나던지 코를 막고 살았고 피부병에 걸렸는지 몸이 가려워 약을 먹고 빨래를 널지도 방문한 번 열지 못하고 살고 있어."

4대강 준설토 야적장이 있는 부여읍 저석리 할머니의 하소연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에서 4억5000만㎥의 모래를 파냈다. 금강 사업지구의 준설량도 4767만㎥나 된다. 강에서 나온 준설토가 민가가 인접한 곳에 야적하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겪고 있다.

준설토 선별과 분리로 비산먼지와 소음에 시달리는 고통

점심시간에 30여 대가 줄지어 마을 입구를 가리면서 입구를 찾기도 어려웠다.
 점심시간에 30여 대가 줄지어 마을 입구를 가리면서 입구를 찾기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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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점심 무렵에 찾아간 부여군 저석리는 대형차량 30여 대가 줄지어 서 있으며, 모래 선별기는 뿌연 먼지를 풍기며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특히 기계가 내뿜는 소음으로 귀가 따갑다. 여기에 마을진입로는 모래로 덮여 차선을 분간할 수 없었다. 줄 지은 차량으로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쉽게 찾기도, 진입하기도 어려워 보였다. 마을 정자가 있는 의자에 앉아 보았지만, 수북하게 쌓인 먼지로 곧 일어서야 했다.

마을에서 처음 만난 주민은 "집안에 앉아서 도로에 차량을 보고 마을에 누가 오는지 다 확인할 수 있었는데…, 적치장 때문에 답답한 마음이야 말해 뭐해요"라며 "시끄럽고 먼지가 심해서 새벽이면 읍내로 피난을 떠나고 밤이면 돌아오고 했는데, 이제는 몸도 안 좋고 해서 집안에서 나가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마루에 앉아서 보이는 적치장 소음과 먼지로 피부병까지 왔다는 할머니.
 마루에 앉아서 보이는 적치장 소음과 먼지로 피부병까지 왔다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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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를 빨고 계시던 유아무개(여·86)씨는 "처음엔 집 앞에 산처럼 썩은 모래를 쌓아 놓으면서 악취가 풍기고, 문풍지를 수차례 덧붙여도 방안까지 모래가 들어오고, 약을 먹을 정도로 몸이 가려워서 죽는 줄 알았다"며 "그렇게 피해를 보았는데도 노인들만 살고 있어서 그런지 보상이라고는 단돈 십 원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 유씨는 소음과 먼지를 피해 읍내로 나가야 한다며 마스크를 쓰고 가방을 챙기셨다.

또 다른 주민은 "빨래는 고사하고 장독 항아리도 열지 못해 썩어갈 지경이여, 먼지가 얼마나 심한지 말도 못해"라며 "코가 막히고 비염이 생겨서… 치료도 받아 억울한 마음에 데모도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는 것이 힘없는 사람이라고, 무시하는 게 더 서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왕에 피해를 보고 있지만 빨리 치워갔으면 하는 마음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적치장과 100미터 떨어진 사찰을 찾아 얘기를 나누었다. 이곳에서 만난 스님은 "하루에 대형차량이 40~50대 정도가 도로를 막아 놓고 있고, 사찰을 찾는 신도들이 산처럼 쌓인 모래 산 때문에 이곳을 찾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고도 한다"면서 "불편이야 말해서 뭐할까? 이번 4월 초파일까지는 다 치워준다고 약속을 했으니 참는 김에 그때까지는 참아야죠"라고 한숨을 쉬었다. 

준설토로 갈라진 마을 "마을 방송도 안 들리고 작물도 자라지 않는다" 

부여군 규암면 금암 2리는 마을 중앙에 준설토를 야적하면서 마을이 둘로 갈라져 버렸다.
 부여군 규암면 금암 2리는 마을 중앙에 준설토를 야적하면서 마을이 둘로 갈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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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돌려 부여군 규암면 금암 2리를 찾았다. 이곳도 마을 중앙에 모래가 길이 700m, 높이 38m, 폭 50m 정도(주민 주장)가 쌓여있다. 이처럼 준설토가 쌓이면서 마을이 둘로 분리되어 불편함이 커 보였다.

적치장과 불과 2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한 주민은 "지난 3년간 받은 스트레스야 어떻게 말로 할까 만은… 집안에 애들과 노인들만 사는데… 적치장 때문에 시야가 가려서 건너편 청양군 장평명 산까지 보이던 곳이 다 가렸다"며 "교통사고 위험이 늘 도사리고, 방음벽 설치도 하지 않아서 먼지가 날리고, 마을 방송도 들리지 않아서 사람이 미치기 직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마을이 양쪽으로 산이 있어 참 따뜻하고 작물도 잘되는 곳이었다"면서 "준설토를 마을 한 중앙에 쌓아 놓아서 그런지 겨울에 바람이 그대로 집안으로 들어와 아무리 난방을 해도 추워서 견딜 수가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어 "하루라도 빨리 치워가야지 그냥 뒀다가는 누군가 미처 나갈 것이다"고 우려했다.

소음과 먼지에 시달리다 못해 방문에 비닐을 쳐 놓고서 산다는 할머니.
 소음과 먼지에 시달리다 못해 방문에 비닐을 쳐 놓고서 산다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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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부여군청 담당자는 "저석리는 마을과 사찰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살수차를 더 가동하고 주민들과 약속한 대로 4월 초파일 이전에는 공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그는 금암 2리에 대해 "내년 상반기 정도부터 공사를 시작할 것 같은데 이곳도 선별해서 나가야 하기에 민원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주민불편을 최소한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 사업이 끝나고 나서 남은 뒤처리가 관리도 안 되고 있다"면서 "주민들 피해가 사업을 할 때보다 더 크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치단체나 국토해양부, 감시하고 관리해야 하는 환경부가 손을 놓고 있으면서 피해가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국가가 대대적으로 했던 국책사업이 가져온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국가가 책임을 지고 마지막까지 문제나 대책을 책임 있게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라며 "결국 국가의 범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공주시 7곳, 부여군 4곳에 아직도 쌓여 있는 준설토를 다 옮겨가기까지는 앞으로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른 지역주민의 불편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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